5권 사가타상윳따 번역비교1
번역비교를 하게 된 것은 우연히 어느 스님의 말을 듣고 나서부터이다. 그 스님은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번역서에 오류가 많다고 했다. 이런 말을 또 다른 스님에게서도 들었다. 그 스님 역시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출간된 번역서에 오류가 많다고 하면서 승가대학 교재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참으로 이상했다. 두 종류의 번역서를 비교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았다.
번역비교를 해 보기로 했다. 빠알리원문과 두 종류의 한글번역서, 그리고 빅쿠보디 영역을 비교해 보기로 한 것이다. 빠알리원문은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빠알리사전 ‘PCED194’를 활용했다. 로마나이즈화된 빠알리어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영어로 설명이 나오는 식이다. 일본어도 있고 한자어도 있어서 3개국어가 되는 빠알리사전이다.
우리속담에 “길고 짧은 것은 대 보면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진리이다. 두 개를 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내의 두 종류의 번역서도 대 보니 금방 드러났다. 앞서 언급된 스님들이 말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상윳따니까야 1권을 번역비교했다. 상윳따니까야 1권은 ‘시와함께 모아엮음’이라고 한다. 빠알리어로는 ‘사가타왁가상윳따빠알리(sagāthavaggasaṃyuttapaḷi)’이다. 줄여서 ‘시와함께’라고 한다. 상윳따니까야 1권은 게송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였을 것이다.
상윳따니까야 1권은 게송도 있고 산문도 골고루 있지만 전체 상윳따로 보았을 때 게송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남방테라와다불교권 국가에서는 법구경이나 숫따니빠따 못지 않게 인기 있는 경전이라고 한다. 최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는 제1권에 대하여 ‘시와함께’라 하여 포켓용으로 출간한 바 있다.
번역비교한 것을 책으로 내기로 했다. 이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이전에 써 놓았던 글을 한곳에 모아서 단행본으로 만드는 것이다. 출판사에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문구점에 인쇄와 제본을 맡겨서 소량 출간하는 것이다. 세 권을 기획하고 있다. 모두 보관용이다.
책장에 책으로 가득하면 먹지 않아도 배부르는 것 같다. 책은 정신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전집을 구입하여 장식하기도 한다. 거실에 골동품이나 고급술 등으로 장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책으로 장식한다면 더 품위가 있어 보일 것이다. 더 좋은 것은 자신이 쓴 책을 진열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늘 출간을 염두에 두고 썼다. 언젠가 책으로 내고자 글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함부로 글을 쓰지 않았다. 항상 의미와 형식을 갖춘 글을 쓰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쓴 글이 지난 2006년 이래 5천개가량 된다. 모두 인터넷에 올려진 것이다.
인터넷에 글이 올라 갔다는 것은 공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린 글은 모두 오픈된다. 누구든지 퍼 갈 수 있다. 퍼가긴 퍼가되 근거를 밝히는 것이 좋다. 퍼가서 자기가 쓴 것처럼 한다면 이는 주지 않는 것을 가져 가는 것과 같아서 투도죄를 짓는 것과 같다.
인터넷에 올려진 글은 하나의 책과 같은 것이다.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믿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은 무상하다. 인터넷도 안전할 수 없다. 그래서 책의 형식으로 내기로 했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책이다. 인터넷에 올린 글을 책으로 만들어 책장을 장식코자 한 것이다. 한달에 한권은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까지 네 권의 책을 출간한 바 있다. 니까야강독모임 후기에 대하여 2018년 12월 20일 ‘원음향기 가득한 서고의 향기’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했다. 니까야강독모임 후기를 작성한 것이다. 재가불교활동한 것에 대하여 2019년 1월 15일 ‘불교활동가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출간했다. 미얀마 집중수행 다녀온 것에 대하여 2019년 3월 20일 ‘수행의 나라 미얀마에서’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마지막으로 직지사에서 템플스테이 수행기를 2019년 8월 16일 ‘직지사사띠빳타나 위빠사나 집중수행기’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이번에 ‘니까야번역비교 시와함께1’을 발간하면 다섯 번째 책이 된다.
시와함께 1권에는 총 39편의 글이 실려 있다. 2013년 9월 16일자 글에서부터 2013년 12월 23일자 글까지 총 39편의 글이 실려 있다. 약 4개월에 걸쳐 쓴 글이다. 한번 집중해서 쓰면 대여섯시간 가량 걸렸다. 글에는 시간이 녹아 들어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글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책으로 출간하면 생명이 전시되어 있는 것과 같다.
앞으로 시와함께는 여러 권 출간할 예정이다. 상윳따니까야 1권 번역비교를 하다보니 3년 걸렸다. 이후로도 꾸준히 썼다. 특히3년 동안 200편 가량 글을 썼다. 앞으로 모두 5권가량 출간될 것 같다.
글을 블로그에 올려 놓은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모두 프린트하여 책으로 만들고자 한다. 문구점에서 인쇄와 제본을 맡겨 만드는 책이다. 책장에 책이 가득하면 뿌듯하다. 더 좋은 것은 자신이 쓴 책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한달에 한권씩 출간하다 보면 언젠가 책장 가득하게 될 것이다.
2019-10-29
담마다사 이병욱
'책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권 진흙속의연꽃 2008 II (0) | 2022.05.25 |
---|---|
6권 사가타상윳따 번역비교2 (0) | 2022.05.24 |
58권 담마의 거울 2014 II (0) | 2022.05.15 |
57권 담마의 거울 2014 I (0) | 2022.05.14 |
56권 불교명상음악 IV (0) | 2022.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