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권 진흙속의연꽃 I(2011)
금자탑(金字塔)이라는 말이 있다. 금(金)이란 글자처럼 생긴 탑을 말한다. 황금으로 쌓은 금자모양의 탑이다. 길이 후세에 남을 뛰어난 업적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지난 글을 보면서 금자탑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이 하나하나 모여서 탑을 이루었을 때 금자탑을 연상케 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혼신의 힘을 다해 썼다. 그날 오전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이전에 생각해 놓았던 것을 문자로 옯겼다. 이런 글이 십여년동안 쌓이고 쌓여서 6천개 가까이 되었다.
2011년 상반기때 쓴 글을 모았다.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에 있는 것이다. 2011년 1월 1일부터 6월 31일까지 모은 글은 81개에 달한다. 거의 이틀이 한 개꼴로 쓴 것이다.
글 중에는 그 시절의 시대상황을 잘 반영한 것도 있다. 시사에 대한 것이다. 그때 당시 후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록해 놓은 것이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MB에 대한 것이다.
‘종교권력 앞에 무릎꿇은 대통령’이라는 제목이라는 글을 올렸다. 기독교 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이에 대하여 기독교의 교리에 대하여 본체와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불교의 교리와도 비교해 보았다.
2011년 상반기 글모음은 봄에 대한 것도 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벚꽃이 피는데 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벚나무꽃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그리고 벚꽃놀이를 서울대공원으로 갔었는데 그곳에서 본 탁발승에 대한 이야기도 올렸다.
서울대공원에서 본 탁발승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불교의 포교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 이런 인식은 180도 바뀌었다. 조계종단의 범계행위를 보고서 차라리 탁발하는 스님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디든지 다녀오면 후기를 남겼다. 경복궁에서 열린 다례회에 다녀온 것도 사진과 함께 기록을 남겨 두었다. 안국동에서 어느 길거리 예술가가 상인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것도 기록을 남겨 두었다. 먼 후일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록했다. 그런 기록이 하나하나 모이고 모이다 보니 이렇게 엄청나게 많아졌다.
책을 만들기 위해 목차를 만들면서 예전에 쓴 것을 주마간산격으로 슬쩍슬쩍 보았다.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 오른다. 남는 것은 기록밖에 없다. 믿을 것은 기록밖에 없다.
매일 쓴 것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아서 한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있는 것이다. 써 두기를 잘 했다. 어느 것이든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고귀한 일이 된다.
2021-06-1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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