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다산(茶山)을 생각하면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5. 26. 11:23

다산(茶山)을 생각하면서

 

 

거의 일주일 걸려서 작업을 완료했다. 블로그 정리를 한 것이다. 블로그에 여러 개의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 책만들기 카테고리에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현재 블로그의 책만들기 카테고리에는 58권의 책에 대한 글이 있다. 이는 책을 만들 때마다 서문 쓴 것을 모아 둔 것이다. 책 서문만 58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제 2013년 것까지 했을 뿐이다.

 

 

블로그에 책만들기 카테고리를 만든 것은 며칠 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책 서문을 쓴 것을 여기 저기 카테고리에 올려 놓았다. 책 만드는 것이 많아질수록 한 곳에 모아 놓을 필요를 느꼈다.

 

현재 컴퓨터에는 백개가 넘는 폴더가 있다. 모두 블로그에서 다운 받은 글이다. 글을 다운 받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4년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누군가 악의를 품고 블로그를 해킹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사람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이유로 글을 컴퓨터에 모아 두었다.

 

 

요즘 일이 더 늘었다. 글쓰기 하는 것은 습관화가 되어서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요즘에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게송을 외우고 외운 경을 암송하는 나날을 살고 있다. 여기에 머리맡에 초기경전을 두고 경을 읽고 있다. 이 모두가 의무적으로 하는 일이다.

 

의무적으로 하는 일에 책만들기를 추가했다. 과거 써 놓은 글에 대하여 시기별로 분류하고 카테고리별로 분류하여 책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58권까지 만들었다. 복사하는 곳에 인쇄와 제본을 의뢰하여 현재 56권의 책이 있다. 한번 만들 때 두 권 만드는데 한권은 사무실 책장에 보관하고, 또 한권은 아파트 책장에 보관한다.

 

 

책을 58권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많은 책을 만들다 보니 나름대로 책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먼저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묶은 파일을 편집하는 것이다. 목차를 만들고 서문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목차를 만들고 편집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다. 가장 어려운 것은 서문을 쓰는 것이다. 만약 서문이 없는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책을 책 답게 하는 것은 서문이다. 어느 책이든지 서문을 읽어 보면 그 책의 대강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목차까지 읽어 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그래서 시간이 나지 않아 책을 읽어 볼 수 없는 처지라면 반드시 서문과 목차만이라도 읽어 보라고 말한다.

 

책 만들 때 서문 쓰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 같다. 그러나 독자를 생각하면 힘을 받는다. 누군가 읽어 주는 사람을 생각해서 서문을 쓰는 것이다.

 

서문 쓰는 것도 요령이 생겼다. 지금 여기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서문은 항상 현재 시점이다. 십년 전에 쓴 글을 모아 놓은 것도 서문은 현재시점에서 쓴다.

 

블로그는 나에게 있어서 홈(Home)과 같다. 블로그 명칭 진흙속의연꽃 (https://blog.daum.net/bolee591/)블로그는 나의 홈페이지인 것이다. 나에게는 홈페이지 역할을 하는 것은 블로그를 포함하여 모두 세 개가 있다. 다른 하나는 사업자 홍보용 홈페이지이고 또 다른 하나는 페이스북이다.

 

인터넷에서 나를 알리는 수단은 세 가지가 있다. 블로그와 사업자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이다. 이 세 개 중에서 블로그가 가장 오래 되었다.

 

블로그는 2005년에 만들었다. 올해로 만 17년 되었다. 사업자 홈페이지는 2008년에 만들었다. 키워드광고용으로 만든 것이다. 가장 간단한 메뉴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화가 걸려 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페이스북은 2017년부터 시작했다. 글을 쓰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린다. 그러나 어디까지 블로그가 나의 진정한 홈페이지이다.

 

페이스북은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한번 읽고 지나가면 끝이다. 또한 페이스북은 검색도 되지 않는다. 애써 올린 글이 세상에 알려지기 힘들다. 그러나 블로그는 한번 올려 놓으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올린 글이 인터넷의 바다에 떠 있기 때문에 블로그 안에 있는 검색창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불러올 수 있다.

 

나의 제2 인생은 블로그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로그에 2006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하여 나의 탄생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나를 소개할 때 이제 16살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 16년동안 수많은 글을 썼다. 거의 매일 하루 한 개 꼴로 썼다. 그런 세월이 16년 된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에는 직접 쓴 글이 6천개가 넘는다. 오늘 세어 보니 정확하게 6,502개이다.

 

 

글을 쓰면서 거듭 태어났다고 본다. 매일 글을 썼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삶을 살았다고 본다. 이런 결실은 통계로 나타난다. 2005년 블로그 개설 이래 오늘까지 누적조회수는 7,927,313명에 달한다. 거의 8백만명 된다. 매일 천명에서 천오백명 방문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50일 후가 되는 7월 중순에 8백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불교계에서 나의 블로그의 누적조회수를 능가하는 블로그를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이런 점으로 본다면 불교계에서 넘버원 블로그임에 틀림없다. 그것도 경전을 근거로 하는 순수한 불교블로그로서 그렇다.

 

블로거는 무엇으로 사는가? 읽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쓴다. 지난 16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누가 읽는지 알지 못한다. 누군가 글을 남기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종종 누군가 글을 남겨서 누군가 읽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글을 쓰고자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걸림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해관계가 걸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고 싶은 것을 쓴다.

 

일일조회수가 많이 줄었다.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의 출현으로 인하여 인터넷 환경이 바뀐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만큼 강력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글을 써서 인터넷의 바다에 띄어 놓으면 생명력을 갖는다. 이런 생명력은 영상을 특징으로 하는 유튜브나 실시간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에스엔에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써 놓은 글이 널리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책을 만들어 출간할 생각은 없다. 써 놓은 글은 이미 출간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블로그에 올려 놓은 것 자체가 출간인 것이다.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전자책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블로그 내에 검색창까지 있다. 그러나 한권의 책으로 만드는 것만 못하다.

 

책을 만들기로 한 것은 목적이 있다. 인터넷의 바다에 띄우기 위해 책을 만든 것이다. 블로그에 이미 글이 올려져 있어서 이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만 책의 형태로 만들고자 한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보관용이고 또 하나는 인터넷의 바다에 띄우기 위한 것이다.

 

 

블로그 안에 책만들기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일주일가량 작업을 하여 현재 58권의 책이 올려져 있다. 피디에프(pdf)파일을 올려 놓은 것이다. 누구든지 원하면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모두 독자 것이다. 그래서 모두 당신 것입니다, 모두 가져가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다.

 

나의 글쓰기는 전문가 영역은 아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설계하는 일인사업자가 시간 날 때마다 또는 의무적으로 매일 쓴 것이다. 이런 글쓰기에 대하여 비주류(非主流), 비급(B), 삼류(三流) 글쓰기라고 스스로 언급한 바 있다.

 

어느 사회나 비주류(非主流)는 있다. 주류에서 소외된 자들을 말한다. 블로거의 글쓰기는 마치 작가도 아닌 자가 작가 흉내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어느 사회나 비급(B)은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노브랜드가 있는데 비주류 출신의 블로거가 쓰는 것은 싸구려 노브랜드 상품과 같은 것이다.

 

나의 글쓰기는 삼류(三流) 로 본다. 한번도 글이라는 것을 배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학도 출신이다. 자영업자로 살면서 시간이 철철 남아서 끄적거려 본 것이다. 이런 글쓰기에 대하여 스스로 인터넷잡문이라고 칭한 바 있다.

 

다산(茶山)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수백권의 책을 남겼다. 자신이 쓴 것도 있고 제자가 쓴 것도 있을 것이다. 다산이 책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후세의 평가를 받고자 했던 것인지 모른다.

 

철학자 니체는 여러 종류의 책을 남겼다. 그런데 니체의 책은 당대에서는 그다지 알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대를 앞서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후세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자신이 책을 쓰는 것은 후세 사람들을 위해서 쓴 것이다. 이런 니체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니체 사후에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다산을 생각하면서 글을 쓴다. 다산을 생각하면서 책을 만든다. 모두 인터넷 바다에 띄운다. 불특정다수가 대상이다. 글과 책이 인터넷바다에 떠 다니다가 누군가의 손에 들어 가게 된다면 나의 의무는 다한 것이 된다.

 

 

2022-05-2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