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여름에는 땀을 흘려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7. 18. 14:58

여름에는 땀을 흘려야

 

 

여름에는 땀을 흘려야 한다. 산행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어제 718일 아차산 산행을 했다. 습도가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을 다량 방출했다.

 

 

여름은 여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보내야 한다. 덥다고 냉방장치가 되어 있는 방에서 보낸다면 면역력이 약화될 것이다. 춥다고 난방장치가 되어 있는 방에서만 보낸다면 역시 면역력이 약화될 것이다.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산행을 했다. 그것도 한여름 산행이다.

 

7월 정진산행을 앞두고 고민했다. 여름 폭염에 산행 했을 때 건강을 염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내 부정적인 생각을 거두어 들였다. 여름 산행은 땀을 흘려야 맛이 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이다. 여름을 여름답게 보냈을 때 몸에 좋은 것이다.

 

이번 7월달 정진산행에는 다섯 명이 참가했다. 정평불 김광수 대표, 최연 산행대장, 그리고 정재호, 임정미 선생이 참가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철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산행대상이 된다.

 

 

이번 달 산행코스로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으로 정했다. 해발 300미터가 안되는낮은 산이다. 한여름이기 때문에 소프트한 산행을 하고자 기획된 것이다.

 

산행은 망우리공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정식명칭은 망우리역사문화공원이다. 공동묘지도 역사와 문화의 공원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생소한 곳이 많다. 망우리도 그런 곳 중의 하나이다. 이번 정진산행 모임을 기회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막역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공동묘지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공원이었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인 것이다.

 

망우리묘지에는 이름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묻혀 있다. 입구에는 만해스님, 조봉암, 이중섭, 유관순 등 역사적 인물 수십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만해스님과 조봉암 선생 묘역을 가보기로 했다.

 

만해 스님 묘는 공원 중간쯤에 있다. 부인 묘와 함께 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처사 정도로 보는 것 같다.

 

 

대불청에서는 만해 스님을 기리는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 행사를 하기에 앞서 묘에서 추모하는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함께 동행한 정재호 선생에 따르면 60년대 말 만해 스님 묘가 이곳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발견되어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대불청 주관으로 매년 추모 행사를 갖고 있고 십수년전부터는 선학원에서 다례제 등 관심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만해 스님에 대한 공과 과는 있다. 조선불교유신론을 지어서 한국불교를 탈바꿈하고자 한 것은 공에 속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시절, 암울한 시기에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도 있다. 스님으로서 결혼을 했다는 것은 과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조계종단에서 외면하는 것 같다.

 

다음으로 죽산 조봉암 선생 묘를 찾아 갔다. 죽산 선생은 사람들에게 좌익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한동안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재평가되었다. 이런 우여곡절이 있어서일까 묘비가 백비로 되어 있다.

 

 

백비(白碑)란 무엇일까? 산행대장 최연 선생에 따르면 아무런 행적이 기록되어 있지 않은 비석을 백비라고 한다. 조봉암 선생의 백비를 보면 사람 키만큼 크지만 거기에는 단지 죽산조봉암지묘라는 글자가 한자로 새겨져 있을 뿐이다.

 

조방암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갈린다. 한때 좌익으로 간주 되기도 했지만 독립운동을 했고 또한 정부수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억울한 죽음이다. 간첩혐의로 사법살인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2011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려서 복권되었다.

 

조봉암 선생은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억울한 것도 많았을 것이다. 이런 것을 묘비에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묘비에다 그 실상을 알리는 글을 한자도 새기지 않은 것이다. 이를 백비(白碑)라고 한다. 새삼스럽게 실상을 새기는 것이 선생의 결백에 누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랬을 것이다.

 

산행은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야트막한 산이다. 폭염에 산행하기에 적합한 산이다. 그런데 이날 날씨는 산행하기에 최적의 날씨가 되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여 있고 간간히 비가 내렸다. 마치 산책하듯이 산행했다.

 

한여름임에도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뒤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들려서 듣게 된 것이다. 이는 현 대통령에 대한 것이다. 뒤에서 어떤 이가 내가 윤석열이 찍어 주었는데 이럴 줄 몰랐어. 아니 왜 책임을 전정부에게 넘기냐는 말이야.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좋은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맘에 안들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요즘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최근 조사된 바에 따르면 28%라고 한다. 가만 내버려 두어도 바닥을 향해서 가는 것 같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것은 함량미달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기호 2번을 찍은 사람들은 후회하는 것 같다. 산행길에서 뒷사람으로부터 우연히 들었다.

 

아차산은 삼국시대 때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최연 선생에 따르면 고구려의 최전방이 아차산성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산의 정상에는 보루가 있다. 보루는 잠을 잘 수 있는 시설이 되어 있는 진지를 말한다.

 

 

아차산 남쪽은 한강이다. 고구려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차산성은 천연요새와 같은 곳이다. 아차산성이 백제 땅이었을 때도 역시 전략적 요충지였다. 아차산에는 보루와 산성이 있는데 공원처럼 잘 가꾸어 놓았다.

 

아차산에서 서쪽을 바라 보았다. 서울의 동쪽을 말한다. 숨막힐 듯 하다. 주택과 아파트, 빌딩 등으로 빼곡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져 있다. 중간에 공원하나 보이지 않는다. 마치 성냥곽 같은 콘크리트와 시멘트 구조물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는 것 같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지지고 복고 살 것이다.

 

 

산행의 즐거움이 있다. 산행 도중에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이다. 각자 가지고 온 먹거리를 풀어 놓는다. 한 곳에 모아 놓고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이다. , 과일, , , 초코렛이 나왔다. 그렇다고 점심을 먹는 것은 아니다. 산행이 끝나고 나서 뒷풀이를 겸하여 식사를 한다.

 

 

아차산에서 영화사 방면으로 하산했다. 영화사에서 계속 내려가면 아차산역에 이른다. 산행을 하고 나면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다. 힘들게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아차산역 부근에 있는 회집에 들어갔다.

 

땀을 흘렸으므로 시원한 맥주가 좋을 것 같았다. 이에 최연 선생이 소맥을 만들어 주었다. 소주는 아주 소량이다. 맥주는 맥주컵에 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꿀과 같은 맛이라고 했다. 정말 꿀맛이었다.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불자로서 술 마시는 것에 대하여 가책을 느낀다. 그러나 취하기 위해서 마시지 않는 것이라면 음식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사할 때 반주로 한두잔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작업을 하고 났을 때 보상으로서 술을 마시는 것은 때로 아름다울 수 있다.

 

언젠가 TV에서 극한직업을 보았다. 광부에 대한 것이다. 막장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끝내고 난 다음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장면을 보여 주었다.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아름답게 보였다.

 

하는 일 없이 술을 마신다면 비난 받을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성취해 놓은 다음에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술을 마신다면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여름 땀을 흘려 가며 산행을 했을 때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는 것은 아름답다고도 볼 수 있다.

 

 

불자들은 기본적으로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 오계에 불음주계가 있기 때문이다. 취하기 위해서 마신다면 오계에 어긋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음식개념이나 보상개념으로 마신다면 어느 정도 용서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회에 참석하여 오계를 다시 받아 지니는 것이다.

 

정평불 정진산행 모임은 한달에 한번 있다. 매달 세번째주 일요일에 모임을 갖는다. 전철이 연결되는 곳이면 어느 산이든지 대상이 된다. 9월 모임에서는 남양주 예봉산이 예정되어 있다. 경의중앙선 팔당역에서 하차하여 678미터를 오르는 일정이 될 것 같다.

 

여름에는 땀을 흘려야 한다. 덥다고 하여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방에만 있다면 면역력이 약화되어서 감기 걸리기 쉬울 것이다. 걸을 수만 있다면, 관절만 괜찮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산행을 해야 한다. 다리가 뻐근하게, 빡세게 걷다 보면 걷는 맛이 난다.

 

산행의 맛은 무엇보다 우정이다. 산행하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친해지지 않을 수 없다. 평소 소원한 관계이었다면 산행을 통해서 풀어버릴 수 있다. 정의평화불교연대의 정진산행 모임에서 함께 길을 가는 도반들과 함께 우의를 다진다.

 

 

2022-07-1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