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선법을 쳐내듯 인도고무나무 가지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8. 8. 08:39

불선법을 쳐내듯 인도고무나무 가지를


인도고무나무가 웃자랐다. 마치 꼬챙이처럼, 막대기처럼 위로만 솟구쳤다. 조만간 천정을 칠 기세였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동네 미용실이 있다. 인도고무나무가 천정으로 뻗어 천정을 가로질러 휘감고 있다 참으로 불가사의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서 나도 인도고무나무를 그렇게 키워보고 싶었다.

곧추선 고무나무를 지지해야 했다 좀더 자라면 넘어질 것 같았다. 지지대를 설치하든지 천정끈으로 묶든지 해야 했다. 과연 이렇게 키우는 것이 바른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고무나무는 주운 것이나 다름없다. 오피스텔 미화원이 떠날 때 주고 간 것이다. 석달 되었다. 그 사이에 폭풍성장했다. 마치 꼬챙이처럼, 막대기처럼 위로만 자랐다.

유투브를 보았다. 유투브에 답이 있을 것 같았다. 인도고무나무와 가지치기를 키워드로 검색하니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과감하게 가지치기 했다. 톱으로 거의 중간을 잘라 버린 것이다. 흰 수액이 솟구쳤다. 끈적끈적한 고무진액이다. 분출한 진액이 주루룩 내려 흘렀다. 마치 피가 철철 나는 것 같았다. 급히 화장지로 틀어 막았다.

 


어떤 나무이든지 고유성이 있는 것 같다. 고무나무도 고유성이 있다. 고무나무진액이 고유성이라고 볼 수 있다. 고무진액은 타이어나 라텍스와 같은 고무제품의 원료가 된다. 예상치 못한 진액분출로 당황했다.

가지치기 하면 새로운 가지가 나온다고 했다. 가지치기를 자주하면 수형이 잘 나온다고 했다. 가지치기하면 수확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과수원에서는 이른 봄에 가지치기를 해준다.

 


해마다 봄이 되면 가로수 가지치기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플라타너스를 가지치기 하면 새로운 가지가 나온다. 그래서 항상 그 모양을 유지해 준다. 놀랍게도 은행나무 가지치기도 보았다.

안양로 은행나무는 가지치기가 되어 있다. 공모양으로 동그랗게 만들어 놓았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삭막한 도시에서 눈요기를 하기에 충분하다.

거리에 은행나무가 있다. 마음껏 자라라고 내버려 두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제멋대로 자라는 것 같다. 이를 자연미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공모양으로 전지를 해 주니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이를 인공미라 해야 할 것이다.

자연미와 인공미,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산에서 자라는 나무는 자연미가 아름다울 것이다. 도시라면 인공미가 더 좋을 것 같다. 거리의 은행나무도 가지치기 하니 좋아 보인다.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도고무나무를 성형미인으로 만들고자 한다. 새가지가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과감하게 중간을 잘라 버렸다. 가지에서 가지가 나와 공모양이 되길 바란 것이다. 우리마음도 그런 것 아닐까?

"
아직 생겨나지 않은
불건전한 악하고 불건전 것들은 생겨나지 않도록,
의욕을 일으켜 정진하고 정근하고
마음을 책려하여 노력한다.

이미 생겨난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은 끊어버리도록,
의욕을 일으켜 정진하고 정근하고
마음을 책려하고 노력한다.

아직 생겨나지 않은
착하고 건전한 것들은 생겨나도록,
의욕을 일으켜 정진하고 정근하고
마음을 책려하고 노력한다.

이미 생겨난
착하고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여
망실되지 않고 증가시키고
성숙에 의해 충만하도록,
의욕을 일으켜 정진하고 정근하고
마음을 책려하여 노력한다."(S45.8)

팔정도분석경에 있는 게송이다. 정정진에 대한 정형구이다. 불선법은 쳐내고 선법은 증장시켜야 함을 말한다.

아꾸살라(akusala), 즉 불선법은 쳐내야 한다. 이미 생겨난 불선법에 대해서는 끊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마음에 가위질을 하는 것이다.

가지치기를 하면 새가지가 나온다. 불선법이라는 마음의 가지를 쳐내면 꾸살라(kusala), 즉 선법이라는 새가지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아직 생겨나지 않은 선법이 생겨나도록 정진해야 한다고 했다.

 


꼬챙이처럼, 막대기처럼 위로만 자라는 고무나무 허리를 잘랐다. 고무나무진액이 분출했다. 예기치 않게 피를 본 것 같았다. 인공미인, 성형미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불선법을 쳐내듯이 고무나무 가지를 잘랐다.


2022-08-08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