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29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들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들 햇살 가득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일터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보리수를 살핀다. 부활한 보리수 잎이 갈수록 커간다. 새로 잎이 나기도 한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잎이 무성한 그날을 기다려 본다. 아침에는 커피를 마셔야 한다. 백권당표 절구커피이다. 손수 절구질해서 만든 커피를 말한다. 쓰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시지도 않는다. 오늘 따라 입에 짝짝 달라 붙는다. 커피 중에 최상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최상은 어떤 것일까? “두 발 가진 자 가운데는 왕족이 네 발 가진 것 가운데는 황소가, 아내 가운데는 젊은 아내가 아들 가운데는 맏아들이 가장 낫네.”(S1.14) 이 게송은 하늘사람이 읊은 것이다. 부처님 당시 농경사회의 삶에 모습에 대한 것이다. 이를 세속적인 삶이라 말할..

담마의 거울 2024.03.30

던지고 보는 공약

던지고 보는 공약 총선이 12일 남았다. 어제부터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확성기가 사용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비산사거리역 공약이 나왔다. 비산사거리에 플레카드가 붙은 것이다. 놀랍게도 양당에서 동시에 붙여 놓았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없던 것이다. 과연 비산사거리역은 생겨날까? 오늘 아침 일터로 가는 길에 국힘당 플레카드가 눈에 띄었다. 국힘 후보는 "안양-서울대 관악산 지하관통 전철 개통"플레카드를 내걸었다. 실현 가능성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솔깃 하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관악산 관통 도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선거 때만 되면 터지는 단골 공약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철로 관통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 지하철 2호선의 서울대입구역과 지하철 4호선 범계역까지 연결하려는 것 ..

불가근불가원 2024.03.29

여인은 감각적 욕망 그 자체일까?

여인은 감각적 욕망 그 자체일까? 엘리베이터에 그 사람이 탔다. 이른 아침 일터로 가는 길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군복 입은 사람이 탄 것이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할지는 알고 있다. 경비실 뒤로 담배 피우러 가는 것이다. 소형아파트에 살고 있다. 스물두 평임에도 엘리베이터식이다. 층고는 무려 이십오 층에 이른다. 소형이어서일까 신혼부부나 젊은 부부가 꽤 된다. 또 한편으로 독거노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산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한때 피웠으나 혼자 일하면서 그만 두었다. 선천적으로 체질에 맞지 않음에도 다른 사람이 피우는 것을 보고 따라 했다. 특히 회의가 끝날 때 강하게 당겼다. 직장 다닐 때의 일이다. 엘리베이터에 담배 냄새가 풍긴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했다. 담배 피우는 사람에 대한 혐오의 마음이..

담마의 거울 2024.03.29

7천원짜리 점심백반, 차제매식 56 엄마밥상

7천원짜리 점심백반, 차제매식 56 엄마밥상 백반이 7천원이다. 점심값 7천원이면 저렴한 것이다. 더구나 새로운 식당이다. 주저 없이 들어 갔다. 안양로 부근에 있는 ‘엄마밥상’이다. 왜 엄마밥상이라고 했을까? 들어가 보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분은 나이가 팔십이 넘은 것 같다. 백반은 가장 흔한 메뉴이다. 백반은 주는 대로 먹는 것이다. 흰밥 한공기를 특징으로 한다. 대개 된장국과 함께 나온다. 뚝배기 된장국을 말한다. 식당은 썰렁하다. 점심시간이 약간 비켜 갔기 때문일 것이다. 오후 1시에 손님은 나 혼자 밖에 없었다. 식사가 나왔다. 반찬 가지수는 일곱 개이다. 국이 하나이고 밥이 하나이어서 모두 열 개가 되었다. 백반 메뉴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생..

음식절제 2024.03.28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이미우이 음악이 흐르는 백권당의 아침이다. 오늘 따라 아침햇살이 찬란하다. 이제 보리수는 완전히 살아 났다. 하트모양에 긴 꼬리를 특징으로 하는 잎파리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예 뿍갈라- 앗타사땅 빠삿타 짯따-리 에따-니 유가-니 혼띠 떼 닥키네이야- 수가땃사 사-와까-”무슨 주문을 외는 것 같다. 이 말은 우리말로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참사람으로 칭찬 받으니, 바른길로 가신님의 제자로서 공양 받을 만 하며”(Stn.227)라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음악이 고조된다. 어떤 노래이든지 클라이막스가 있다. 잔잔히 음악이 흐르다가 어느 순간 고조된다. 노래 아침이슬도 그렇다. 아침이슬은 처음에는 나지막하게 진행된다. “나 이제 가노라”라는 부분에 이르러 ..

진흙속의연꽃 2024.03.27

122권 진흙속의연꽃 2020 I, 잉여재산

122권 진흙속의연꽃 2020 I , 잉여재산 봄비 내라는 촉촉한 아침이다. 도시의 가로 은행나무는 이제 초록의 잎을 터트리려 한다. 이 비 그치면 이곳 저곳에서 생명이 꿈틀댈 것이다. 백권당의 봄은 만안구청에서 오는 것 같다. 해마다 만안구청 앞에 있는 노랑 산수유가 봄의 전령사이다. 그러나 구청 뒤에 있는 목련에서 꽃이 피어야 본격화 된다. 목련꽃이 활짝 피었다. 해마다 이맘때쯤 보는 꽃이다. 올해도 예외 없이 어김 없이 피었다. 진짜로 봄이 온 것이다. 백권당 오는 길에 플레카드를 보았다. 민주당에서 걸은 것이다. 정치 플레카드를 보면 비난투 일색이지만 이번 것은 달랐다. 미래지향적인 것이다. 어떤 것인가? 앙굿따라니까야는 법수로 구성되어 있다. 숫자에 따라 법의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민주당 플레..

책만들기 2024.03.26

담마와나선원 2024년 3월 초청탁발법회

담마와나선원 2024년 3월 초청탁발법회 좋은 시절이 돌아왔다. 오늘 아침 온도는 13도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이다. 백권당 가는 길 1.3키로를 걸었더니 땀이 약간 났다. 공기는 맑고 깨끗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나 보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맛이 다르다. 평소에는 쓴 맛이었으나 이번에는 단맛과 신맛이 강하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맛도 달라지는 것 같다. 누가 뭐래도 절구질 해서 마시는 절구커피가 최상이다. 오늘 써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이다. 어제 청파동 담마와나선원에 다녀 온 것이다.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남쪽나라 갔던 스님이 돌아 온다. 태국에서 겨울 한철 머물다가 귀국한 빤냐와로스님의 법문이 있는 날이다. 이름 하여 담마와나선원에 열린 ‘2024년 3..

담마와나선원 2024.03.25

자기연민에 빠졌을 때

자기연민에 빠졌을 때 치매부모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 간병을 하다 보면 한계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때 요양원에 보낸다. 그런 자식의 마음은 어떠할까? 어쩌면 자기연민을 느낄지 모른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 행복해 보인다. 거리에 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불행한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TV나 유튜브를 보아도 온통 즐겁고 행복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꺼풀만 들어 가보면 사연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고민이 있다. 그것도 말 못할 고민이 있을 수 있다. 부모가 치매에 걸렸다면 말 못할 고민이다. 부모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처지도 불쌍하게 생각한다. 자기연민을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근심걱정 없는 사람 없다. 누구나 하나 이상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다. 다만 표를 ..

진흙속의연꽃 2024.03.24

명품 같은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 통합본

명품 같은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 통합본 때가 되면 가야 할 곳이 있다. 금요니까야모임이다. 매달 두 번째와 네 번째 금요일에 열린다고 하여 금요니까야모임이라고 한다. 빠알리경전 번역자 전재성 선생과 함께 하는 모임이다. 모임날이 다가 오면 마음이 바빠진다. 늦지 않아야 한다. 금요일 오후는 교통난이 심하기 때문에 일찍 나서야 한다. 모임은 오후 7시에 시작되지만 오후 3시 반이 넘으면 나갈 준비를 한다. 모임은 무미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경을 읽고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식이다. 모임이 끝난 후에 뒤풀이 같은 것은 없다. 모임이 9시에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다. 모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저녁식사를 어떻게 해야 할까?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간혹 모임이 시작되기 전에 ..

십칠 년 행운목을 보내며

십칠 년 행운목을 보내며 참으로 오랜 세월 행운목과 함께 살았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2007년 12월의 일이다. 사무실 입주와 함께 행운목을 화원에서 사만오천원에 구입했다. 식물을 살 때 살펴 볼 것이 있다. 그것은 목대이다. 나무 두께가 두꺼운 것을 사는 것이다. 그래야 무성하게 잘 자란다. 행운목을 살 때 목대가 직경 십센티 이상인 것을 샀다. 현재 사무실은 세 번째이다. 지금은 백권당이라고 이름 붙였다. 2007년 이후 내리 17년째 앉아 있는 곳이다. 처음 사무실을 가진 것은 2005년 5월의 일이다. 그때 사건이 있었다. 직장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갈 곳이 없었다. 이력서를 내 보았지만 오라는 데는 없었다. 할 수 없이 내 사업을 하고자 했다. 일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물건을 만들어 판매..

반려식물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