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니까야모임

명품 같은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 통합본

담마다사 이병욱 2024. 3. 23. 09:35

명품 같은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 통합본
 
 
때가 되면 가야 할 곳이 있다. 금요니까야모임이다. 매달 두 번째와 네 번째 금요일에 열린다고 하여 금요니까야모임이라고 한다. 빠알리경전 번역자 전재성 선생과 함께 하는 모임이다.
 
모임날이 다가 오면 마음이 바빠진다. 늦지 않아야 한다. 금요일 오후는 교통난이 심하기 때문에 일찍 나서야 한다. 모임은 오후 7시에 시작되지만 오후 3시 반이 넘으면 나갈 준비를 한다.
 
모임은 무미건조하기 이를 데 없다. 경을 읽고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식이다. 모임이 끝난 후에 뒤풀이 같은 것은 없다. 모임이 9시에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다.
 
모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저녁식사를 어떻게 해야 할까?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간혹 모임이 시작되기 전에 간식을 먹기도 하지만 어쩌다 있는 일이다. 누군가 빵이나 떡 같은 먹거리를 가져 왔을 때 나누어 먹는 것이다.
 
저녁식사를 해야 한다. 이제까지 주로 햄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 고양점에서 먹었다. 삼송테크노밸리 가까이에 있다. 스타필드 고양점 맞은 편에 있다.
 
즐겨 먹는 햄버거가 있다. 빅맥이다. 가격은 세트로 하여 5,800원이다. 더 싼 것도 있다. 치킨버거 세트는 5,100원이다. 오천원대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늘 같은 것만 먹으면 식상한다. 매번 햄버거만 먹다 보니 느끼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는 바꾸어 보기로 했다. 스타필드에서 먹기로 한 것이다.
 
스타필드 고양점은 거대하다. 마치 축구장 정도 되는 거대한 쇼핑몰이다. 지하에는 당연히 먹거리 촌이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까? 느끼한 햄버거에 물렸으므로 얼큰한 것이 먹고 싶었다. 마침 스타필드 식당가에는 분식집도 있었다.
 
스타필드 식당가는 고급이미지이다. 콩나물라면 한그릇에 7,900원이다. 이것이 가장 저렴하다. 맛은 어떠할까? 일반 분식집에서 먹는 것과 달랐다.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오뎅 한꼬치도 들어 있었다. 국물 한방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
 
밀린다왕문경 번역
 
한국빠알리성접현회 사무실은 늘 열려 있다. 모임이 있는 날이면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들어가니 6시 20분이었다.
 
전재성 선생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늘 그렇듯이 한쪽 구석 서재에서 번역하기에 바쁘다. 기진맥진하고 지친 모습이다. 지나치게 몰두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전재성 선생은 밀린다왕문경을 번역하고 있다. 작년에는 능엄경 번역으로 한해를 보냈다. 쿳다까니까야 경전군에서 아직도 번역할 것이 많은데 대승경전 번역에 시간 보내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다시 니까야경전 번역에 시동을 건 것이다.
 
전재성 선생에게 밀린다왕문경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이 있는지 물어 본 것이다. 번역된 것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것을 중역한 것이다. 빠알리 경전을 번역한 것은 아직까지 없다. 이번에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번역하면 최초가 된다.
 
밀린다왕문경은 일종의 논서와 같다고 했다. 민감한 주제를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재성 선생은 번역 과정에서 기존 번역에서 미흡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런 것은 번역자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스스로 교정작업에 참여 하고
 
번역자는 무엇으로 살까? 아마 그것은 최상의 완벽한 번역을 이루어내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출간하고 나면 늘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 통합본도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번역은 번역자의 노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번역자를 돕는 사람들의 노고도 무시할 수 없다. 교정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출간되고 나서 독자들로 받는 메시지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경전을 읽을 때 종종 오자나 탈자 등이 발견된다. 또한 어색한 표현도 발견된다. 이런 것이 있으면 표시해 둔다. 이를 한데 모아서 번역자에게 알려 준다.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정신 없이 쓰다 보면 오류가 발견될 때가 있다. 인터넷에 올리기 전에 한번 읽어 보고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한다. 인터넷에 올리고 나서도 한번 더 읽어 본다. 또 오류가 나온다. 또 수정에 들어간다. 하물며 방대한 니까야 번역작품에 오류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빠알리성전협회에서는 맛지마와 디가 니까야 합본이 출간되었다. 그런데 전재성 선생은 아직 알리지 않고 있다. 미흡한 것 같다. 이년 전에 어떤 사람으로부터 맛지마니까야 수정사항을 받았는데 이를 적용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안타까워했다.
 
재작년 맛지마-디가 통합 이야기를 들었다. 니까야모임 시간에 들은 것이다. 통합본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스스로 교정작업을 해 보고자 했다.
 
매일 경전을 읽는다. 별도 시간을 내서 읽지는 않는다. 머리맡에 놓고 읽는다. 잠자기 전과 잠에서 깼을 때 읽는다. 어떤 날은 새벽에 깼을 때도 읽는다. 맛지마와 디가도 이렇게 읽었다.
 
맛지마니까야는 6개월동안 읽었다. 2022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걸린 것이다. 본문은 물론 각주까지 빠지지 않고 다 읽었다. 오류로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표시해 두었다. 나중에 통합본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맛지마니까야 완독 대장정을 마치고 (tistory.com)’(2022-09-08)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디가니까야는 8개월 걸렸다. 맛지마니까야 완독이 끝나자 곧바로 디가니까야를 읽기 시작했다.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8개월 대장정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디가니까야 대장정 7개월 보름 (tistory.com)’(2023-06-01)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를 완독했다. 사부니까야를 다 읽어 보자는 발원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통합본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오류로 의심되는 부분을 바로 잡아 알려 주고자 했다.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 있어서 오류가 없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책이 그런 것 같다. 방대한 번역서 역시 오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글 쓴 사람은 오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제 3자가 보면 잘 보이는 것 같다. 이런 경우 알려 주어야 한다.
 
세상에 알려져 있는 고전이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고전은 완성품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훌륭한 고전은 판본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한 것이다.
 
무엇이든지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자제품 개발도 그렇다. 처음 개발되어 나온 상품은 만족스럽지 않다. 필드에서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는 전량 회수하여 폐기처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이너한 문제는 다음에 개선하는 조건으로 출하된다.
 
번역서는 매우 방대하다. 오류가 없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오역이나 탈역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자나 탈자 등 사소한 것들이다. 개정판을 통해서 이미 걸러진 것이지만 그래도 오류로 의심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모아서 알려 주었다.
 
어떻게 통합했는가?
 
마침내 맛지마-디가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전재성 선생은 니까야모임 참석자들에게 한권씩 나누어 주었다.
 
맛지마-디가 통합본은 인조가죽케이스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작크가 달려 있다. 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통합본은 한손에 잡힌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초기불전연구원 번역서의 경우 맛지마니까야 4권과 디가니까야 3권으로 되어 있는데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는 이를 한권으로 만든 것이다.
 
통합본은 마치 명품을 보는 것 같다. 인조가죽케이스에 작크가 달린 것이 그렇다. 여기에다 금박을 했다. 마치 바이블에 금박 칠한 것과 같다. 종이가 겹겹이 쌓인 부분이 금칠을 한 것이다. 겉으로 보았을 때 명품을 대하는 것 같다.
 

 
통합본 두께는 45미리이다. 어떻게 하여 방대한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를 이 두께에 넣었을까? 이는 종이 두께에 답이 있다. 매우 얇은 종이재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종이 두께를 재 보았다. 노기스로 재보니 0.03미리이다. 일반 번역서 종이 두께는 0.09미리이다. 종이 재질에 있어서 두께가 3분의 1로 줄어 든 것이다.
 

 
통합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 두께를 얇게 해야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두 개의 칼럼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더구나 폰트 사이즈도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통합본을 만들었다. 그 결과 2,542페이지 안에 다 넣게 되었다.
 
머리말을 읽어보니
 
백권당에는 수십권의 빠알리 경전이 있다. 그 중에서도 통합본 경전도 있다. 이는 한국에서 최초로 있는 일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다. 쌍윳따니까야 통합본을 비롯하여, 앙굿따라니까야 통합본, 비나야삐따까(율장) 통합본, 자타카전서와 함께 이번에 맛지마-디가 니까야 통합본이 추가 되었다.
 

 
경전을 낱권으로 모아 놓으면 한수레가 된다. 책장에 넣으면 책장이 가득 차게 된다. 그런데 인조가죽케이스 작크를 달고 금박을 입혀서 마치 명품처럼 통합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통합본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어떤 이는 통합본에 대하여 불편하다고 말한다. 종이가 너무 얇아서 불편하다고 한다. 글씨가 너무 작아서 불편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해 보니 불편할 줄 모르겠다. 오히려 편하다. 왜 그런가? 한손에 쏙 들어 오기 때문이다. 마치 기독교인들이 바이블을 한손에 들고 다니는 것처럼 한손 안에 방대한 경전이 들어 오는 것이다.
 
폰트 사이즈가 작아서 불편한 것도 있다. 최초로 만든 쌍윳따니까야 통합본은 글자 크기가 작아서 불편한 점도 있다. 그러나 돋보기 안경을 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후 통합본은 글자 사이즈를 키웠기 때문에 돋보기가 없어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통합본 맛지마-디가 니까야 머리말을 읽어 보았다. 전재성 선생은 이와 같은 통합본이 출간된 것에 대하여 “우리나라 인쇄기술의 발달과 박엽지의 사용을 가능하게 한 제본기술의 발달”을 들었다. 이런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방대한 두 니까야를 통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재성 선생은 교정작업에 참여한 자의 노고도 언급했다. 전재성 선생은 머리말에서 “다행히 이병욱 선생이 지난 일 년간 ≪맛지마니까야≫와 ≪디가니까야≫에서 주석을 포함해서 의미가 불분명한 부분을 지적해 주셔셔 다시 주석서를 대조하여 명확하게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이 두 니까야의 통합본을 낼 수 있게 된 것은 이병욱 선생에게 힘입은 바가 큽니다.”라고 써 놓았다.
 

 
명품경전 한 권쯤 있어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 9년 다녔다. 2016년 상반기 때 전재성 선생을 찾아간 이래 9년동안 인연 맺고 있다. 주로 니까야공부모임을 통해서 인연을 맺어 왔다. 새로운 번역이 나올 때마다 교정작업에 참여 했다. 그 결과 수많은 빠알리 경전을 읽을 수 있었다.
 
현재 쌍윳따니까야를 읽고 있다. 앞으로 두세 달 정도 지나면 다 읽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부니까야를 다 읽게 된다.
 
앙굿따라니까야는 통합본 만들 때 교정본을 읽었다. 맛지마와 디가는 통합본을 앞두고 스스로 교정보기 위해서 읽었다.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는 쌍윳따니까야는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것이기에 읽고 있다.
 
니까야경전과 함께 살고 있다. 매일 머리맡에 놓고 읽는다. 그런데 경전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고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전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수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읽어 온 것이다.
 
경전을 읽을 때마다 새기며 읽는다. 새기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다. 옛날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진리의 말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내가 감동받으면 남도 감동 받을 것임에 틀림 없다.
 
니까야 읽기 대장장은 계속된다. 니까야에서 길을 찾는다. 니까야에 길이 있다. 니까야를 읽으면 인생의 해법이 있다. 니까야를 읽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니까야 구입 불사를 해야 한다.
 
사람들은 감각을 즐기기에 바쁘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는 데는 아낌 없이 돈을 쓴다. 그러나 책 사보는 것에는 대단히 인색한 것 같다. 특히 경전을 사보지 않는다. 이제 경전사보기 불사를 해야 할 때이다.
 

 
누구나 집에 명품이 한 개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명품 중에 명품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영원한 고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빠알리경전을 말한다. 더구나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는 고급인조가죽케이스에 작크가 달린 통합본 니까야를 내 놓았다. 이런 명품경전이 집에 한 권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2024-03-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