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29

왜 사리뿟따를 지혜제일이라고 하는가?

왜 사리뿟따를 지혜제일이라고 하는가? 지금 시각은 오전 8시, 햇살 가득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자영업자에게 일요일은 없다. 주말은 평일의 연장선상이다. 오늘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한편의 글을 쓰는 것이다. 꽃샘 추위인가 보다 날씨가 영하이다. 그러나 햇살은 강렬해서 춥지 않게 느껴진다. 이제 더 이상 추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봄 같지 않은 봄이지만 결국 봄은 오고야 만다. 보리수에 잎이 나기 시작했다. 작년 잎이 모두 졌을 때 절망했다. 이대로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언젠가 들은 것이 있다. 보리수는 낙엽수처럼 잎이 다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리수 잎이 이제 형태를 갖추었다. 다시는 살아날 것 같지 않을 것처럼 보였으나 이삼주전 싹이 트기 시작하더니 이제 작은 하트모양이 생겨나기 ..

담마의 거울 2024.03.10

백권당 가는 길에 청둥오리를

백권당 가는 길에 청둥오리를 아침 햇살에 녹청색빛깔이 반짝인다. 이런 장면을 놓칠 수 없다. 카메라를 줌으로 잡아 당겨서 순간포착했다. 매일 아침 안양천을 건넌다. 비산사거리 근처에 있는 안양천을 말한다. 일터에 가는데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물오리가 눈에 띄었다. 그것도 청색과 녹색 등 컬러풀한 것이다. 청둥오리가 있었던 것이다. 안양천에서 청둥오리를 본 것은 한두 해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이십여 년 전에 안양천이 생태하천으로 바뀌고 난 후부터 보아 왔다. 이번에는 바로 앞에서 보았다. 물오리는 가까이 가면 도망간다. 백로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살금살금 접근해 보지만 인기척에 놀라 날아 오른다. 하늘로 비상 했을 때 물오리의 자유를 본다. 청둥오리는 무엇을 먹고 살까? 먹이가 있기 때문..

진흙속의연꽃 2024.03.09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 꼰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 꼰대 모임에서는 흔히 ‘선생’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선생이라는 용어는 매우 생소했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한번도 선생이었던 적이 없었고 한번도 선생이라고 불리어졌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의 일이다. 그 해 봄에 전재성 선생을 찾아 갔다. 전재성 선생은 나에게 “이선생”이라고 호칭했다. 참으로 어색했다. 평생 살아 오면서 한번도 선생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선생이라니! 선생이라는 호칭에는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학교 선생을 생각하면 된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 학교 선생을 말한다. 그럼에도 선생이라고 했다. 나에게 “씨(氏)”라고 하지 않고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여 주었을 때 정말 선생이 된 것 같았다. 요즘 글을 쓰면 누구에게나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여 준다. ..

담마의 거울 2024.03.08

빠알리어 문법 12주 과정을 마치고

빠알리어 문법 12주 과정을 마치고 이미우이 음악이 흐르는 백권당의 아침이다. 세계적은 불교음악가 이미우이(ImeeOooi: 黃慧音)가 라따나경(寶石經: Sn2.1)을 부르고 있다. 2007년부터 듣기 시작했으니 이제 17년 되었다. 이미우이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들으면 들을수록 기쁨과 환희가 일어난다. 이미우이 음악 자체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처님의 언어로 부르기 때문일 것이다. 부처님의 언어 빠알리어를 배웠다. 빠알리어 기초문법과정을 배운 것이다. 어제 마지막 줌강의를 들음으로써 12주동안 진행되었던 과정이 끝났다. 이번 과정에서 나는 얼마나 익혔을까? 강의가 시작되었을 때 비장한 각오를 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필코 마스터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한 것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 ..

빠알리어 공부 2024.03.07

여행자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여행자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혼자 있어도 늘 바쁘다. 이것 저것 할 것이 많다. 하루 해가 금방 지나간다. 아침인가 싶으면 저녁이다. 늘 자리에 누워 있는 것 같다. 삶도 이런 것일까? 결국 죽음의 침상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의 삶은 불확실하지만 나의 죽음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 말은 어떤 뜻일까? 나의 삶이 불확실하다는 것은 정해진 수명이 없다는 말과 같다. 결국 이 말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다는 말과 같다. 확실한 것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젊음, 이 건강, 이 삶이 천년만년 지속될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천년만년 살 것처럼 하루를 헛되이 보낸다. 그렇게 내버려 둘 수 없다. 글을 씀으로 인하여 삶의 흔적을 남긴다. 이런 ..

담마의 거울 2024.03.06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이 말은 아마도 유일신교 경전에 있는 말 같다. 그런데 이런 뉘앙스의 말은 불교경전에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리의 흐름이 이 사람을 이끌어간다.”(A6.44)라는 말이다. 새벽에 잠에서 깨었을 때 진리의 말씀이 떠오른다. 마치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는 것과 같다. 경전을 읽었을 때 새기고자 하는 구절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럴 때 가만 있을 수 없다. 메모를 해놓아야 한다. 그러나 필기구가 없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폰 메모앱을 활용하는 것이다. 능력 또는 근기의 다양성 진리의 흐름이 이 사람을 이끌어 간다고 했다. 이 말은 앙굿따라니까야 ‘미가쌀라의 경’(A6.44)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부처님이 재가의 여신도 미가쌀라에게 말한 ..

담마의 거울 2024.03.04

늙음은 부끄러운 것인가?

늙음은 부끄러운 것인가? 일요일 평온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집에서 가져온 삶은 고구마와 감자, 그리고 치즈를 올려 놓은 샌드위치 한조각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지난 일년 이상 늘 하던 것이다.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은 적당한 식사이다. 아침이 되면 몸 상태를 살핀다. 어디 아픈지는 없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아직 아픈 데는 한군데도 발견되지 않는다. 최상의 컨디션이라 말할 수 있다. 사람은 힘이 있으면 남용한다. 조폭주먹이 근질근질한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건강하면 건강을 남용한다. 어떤 것인가? 과음이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음해서 몸을 망가지게 하는 것이다. 이 건강은 언제까지 유지 될지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늙어감에 따라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어..

담마의 거울 2024.03.03

볼 때는 볼 때뿐이고

볼 때는 볼 때뿐이고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을까? 보는 것과 듣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가능할지 모르겠다. 운전하면서 대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 할 때 동시작업 할 때가 있다. 눈으로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귀로는 유튜브 듣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 집중이 약한 상태이다. 라우팅, 즉 배선설계 할 때는 가능하지만 좀더 정밀한 작업 할 때는 불가능하다. 일감이 있어서 일을 할 때 일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네트리스트 구성, 부품배치, 그리고 배선설계의 단계를 말한다. 이 중에서 집중도가 가장 높은 것은 네트리스트 구성단계이다. 일을 할 때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회로도이다. 고객으로부터 회로도 파일을 받아서 작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회로도는..

담마의 거울 2024.03.02

죽을 것처럼 절망스러운 나날일지라도

죽을 것처럼 절망스러운 나날일지라도 오늘이 공휴일인지 몰랐다. 어제 저녁 이런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나에게는 공휴일은 없다. 누가 알려주든 말든 가는 곳이 있다. 자영업자에게는 주말도 없고 공휴일도 없다. 그야말로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인 것이다. 2007년 이래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눈만 뜨면 백권당으로 향한다. 17년째 계속 되는 일상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글을 쓰고 일감이 있으면 일을 하는 일상이다. 요즘에는 좌선, 빠알리어 공부, 경전과 논서 읽기, 그리고 책 만들기가 추가 되었다. 늘어나는 것은 글이다. 매일매일 쓰다 보니 매일매일 축적된다. 일년이면 365개의 글이 생긴다. 십년이면 3,650개가 될 것이다. 하루에 두 개 또는 세 개 쓰는 날도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늘어..

진흙속의연꽃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