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무상 봄이 왔구나. 아파트 화단에 매화가 피었다. 비로서 봄이 왔다. 오늘부터 봄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다. 얼마나 카운트 했던가. 동지 때 부터 입춘, 설날에 이르기 까지. 마침내 봄은 오고야 말았다. 남국 갔던 사람들이 돌아 온다. 봄이 온 것이다. 이번에는 따뜻한 고국에서 보내려나 보다. 뜨거운 여름에는 서늘한 나라로 떠나겠지. 이 세상을 감인토라 한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모진 추위와 더위를 감내한다. 여기 말고 갈 데가 어디 있을까? 축복의 계절이 돌아 왔다. 이대로 가만 있을 수 없다. 뒷산이라도 가봐야 겠다. 바리바리 주섬주섬 먹을 것을 챙겼다. 봄이 오면 가는 곳이 있다. 연례행사처럼 찾는 곳이다. 비산3동 백운사 뒤에 있는 잣나무 숲이다. 거기에 지체 높은 가문 무덤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