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새벽노을
늘 시간에 쫓긴다.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 오지 않는다. 시간을 영원히 붙잡을 수는 없을까? 현재 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는 사진 촬영밖에 없는 것 같다.
“순간에서 영원으로”라는 말이 있다. 사진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문구이다. 한번 사진을 찍어 놓으면 영원히 있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눈을 떴을 때 동녘 하늘을 바라 보았는데 굉장한 새벽노을이 될 것 같았다.
차를 일터로 모았다. 건물 꼭대기층에서 새벽노을을 찍기 위해서였다. 급히 차를 몰았다. 신호등도 무시했다. 꼭대기층에 도착한 것은 새벽 5시 55분이었다. 그러나 새벽노을은 끝물이었다. 그 대신 사방이 새벽노을이었다. 이런 것은 처음 보는 것이다.
주로 동쪽에서 새벽노을과 해마중을 했다. 오늘은 날이 청명해서일까 남쪽, 서쪽, 북쪽도 새벽노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저곳 이동하여 스마트폰 카메라를 댔다.
오늘 일요일 아침이다. 다들 잠자는 시간에 일찍 깨어 새벽노을을 찍고자 신호등을 무시하며 달려 오는 나는 정상적인 것일까? 타인이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를 새벽노을을 보고 시작하고 싶다.
도시의 새벽노을이다. 온갖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의 마천루에서도 새벽노을은 예외없이 나타난다. 붉은 기운이 하늘에 가득할 때 신비하다. 태초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인류가 이 땅에 출현하기 전에도 새벽노을은 있었을 것이다.
2022-08-2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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