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아시안하이웨이 청간정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25. 08:02

아시안하이웨이 청간정에서



여기는 아시안하이웨이 청간정, 하늘이 열렸다. 태고의 바다 위에 해가 떴다. 하늘에는 가슴 설레는 장엄한 구름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저기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은 아득하다.

 


인공의 구조물이 아무리 거대하다고 해도 저 높은 바위산만할까? 성형인간이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한송이 청초한 꽃만할까? 인간의 성품이 아무리 고결하다고 해도 저 푸른 하늘만하겠는가?

저 하늘과 저 바다와 저 바위산은 인간이 있기도 전에 있었다. 세상의 주인은 자연이다. 인간이 만든 거대한 도시는 암덩어리와 같다. 사람들은 암의 도시에서 오늘도 내일도 투쟁한다.

저 바위 산은 말이 없다. 저 하늘과 저 바다는 태고적 모습 그대로이다. 구름은 형성되었다가 흩어진다. 암과 같은 존재의 인간들은 오늘도 내일도 암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저 높은 바위산은 세상의 바람과 무관하다. 이득과 불익, 칭찬과 비난, 명예와 치욕, 행복과 불행의 인간사에서 초연하다. 인간사는 모였다가 흩어졌다 하는 구름 같은 것이다.

 


아시안하이웨이 청간정에 해가 떴다. 변화무쌍한 구름은 한폭의 거대한 수묵화이다. 저 수평선에 고깃배들이 떠있다. 오늘도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세상에 암적 존재는 되지 말아야지.

2022-09-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