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022년 불교박람회 최대 히트상품은?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0. 3. 13:42

2022년 불교박람회 최대 히트상품은?

 


연중행사가 있다. 불교박람회도 그런 것중의 하나이다. 일년에 한번 열리는데 이제 불교인들의 축제로 자리잡은 것 같다.

불교박람회와 인연 맺은지 십년이 넘었다. 2000년대 후반기 때 부터  매년 빠짐없이 관람 했다. 코로나 기간 중에는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열리는 것을 보니 코로나가 확실히 끝난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오늘은 불교박람회 마지막날이다.  오늘 일요일 해야 할 일을 마치고 학여울역에 있는 세텍으로 향했다. 차를 가져 갔다. 경차 주차할인을 받기 때문이다. 도착하니 11시 반 되었다. 먼저 점심을 먹어야 했다. 먹거리 장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향적원 부스 옆에 간이 식당이 있다. 일종의 천막식당이다. 사찰음식전문점 향적원에서는 세 가지 메뉴를 선보였다. 산채나물비빔밥 7천원, 연잎도시락 7천원, 채개장도시락 7천원이다. 산채나물비빔밥으로 선택했다.

전시장은 세 개가 있다. 불교생활용품, 불교예술작품, 불교문화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전시장마다 백개 가까운 부스가 있다. 참으로 불교문화의 저력을 느낀다. 타종교에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불교의 힘인지 모른다.

 


불교박람회를 십년 이상 다녔다. 그리고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오랜세월 다니다 보니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전시되는 것들도 다르다. 올해는 어떤 컨셉일까?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다. 코로나 이전 연상선상에 있는 것 같다.

박람회장에서 사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등이다. 은은한 창호등을 말한다. 새벽에 켜 놓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창호 등은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초는 볼 수 있었다. 기름으로 된 촛불등이다.

 


촛불도 진화하는 것 같다. 이제는 태양광촛불이 나왔다. 올해 박람회에서 처음 본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다. 낮에 태양빛을 받으면 밤에 저절로 빛이나는 것이다. 전기도 필요없고 화재 염려도 없다. 태양광 연등도 있다. 아마 올해 불교박람회 최대 히트상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 하나 사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법복이다. 생활한복 같은 것이다. 그러나 여성복만 있을 뿐 남성복은 보이지 않는다. 물어 보니 남성복은 주문해서 만든다고 한다. 천연염색으로 된 갖가지 종류의 여성복은 수없이 많지만 남성복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전시장에는 수백개의 부스가 있다. 모두 향기가 나는 것 같다. 부스에 앉아 있는 사람이나 구경하는 사람이나 여유가 있다. 무엇보다 인심이다. 차와 관련된 부스에 가면 차를 얻어 마실수도 있다. 이런 장면은 다른 전람회에서 볼 수 없다. 전시장에 가면 차 한장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외국인 부스도 있다. 불교박람회가 국제화 되면서 불교국가 부스를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태국 담마까야 부스이다.

 


담마까야는 태국 삼대 종파 중의 하나이다. 놀랍게도 의정부에 담마까야 사원이 있다. 코로나 이전 2018년 까티나법요식 때 참석한 바 있다. 그때 태국불교를 체험 했다. 태국에 가지 않고서도 태국의 불교문화를 접한 것이다. 올해 까티나 축제는 10월 23일에 열린다고 한다.

불교박람회는 불교인들의 축제와 같다.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와 같은 연중행사가 있지만 불교박람회도 이제 불교인들의 주요한 연중행사가 되었다. 해마다 박람회 때가 되면 스님을 비롯한 불자들이 찾는다. 갖가지 불교용품과 갖가지 장르의 불교예술작품, 그리고 불교문화상품를 접하면 불자로서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스님들이 부스에 호스트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불교예술작품 부스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스님 작가 또는 예술가인 셈이다. 본분사가 있음에도 부업에 더 열중하는 모습이다. 중생 교화를 위한 방편이라고 말 할 수 있지만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전시장 바깥 마당에는 사찰음식장터가 있다. 갖가지 먹거리를 파는 곳이다. 사찰음식도 팔고 있다.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스님이 운영하는 부스도 있다. 본분사가 있음에도 부업에 열중하는 것 같다.

꿀을 파는 부스에도 스님이 서 있었다. 지나가다 "저는 속이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꿀이 가짜가 아님을 말하는 것이었다. 스님이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 장사꾼과 다름 없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불교박람회는 이제 불교인들의 최대 축제로 자리 잡았다. 어느 종교에서도 볼 수 없는 고품격이 전시회이다. 불교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만 하다. 다만 스님들이 부스에 호스트로 서 있는 모습은 지양했으면 한다.

본분사보다는 부업에 더 열중하면 비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불교에서는 용인되는 것 같다. 부처님이 지금 계시다면 뭐라고 말할까? 아마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출가자는 부스에 서있어서는 안된다. 출가자가 부스에 서있으면 악작죄가 된다."라고.

2022-10-0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