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진실로 새로워지고 싶거든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0. 6. 06:49

진실로 새로워지고 싶거든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밤에 잘 때 전기장판이 없으면 자기 힘들다. 몸이 말라서일까 추위를 더 타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시월은 아파트 난방 사각지대와 같다. 좀더 추워져야 난방이 시작 된다. 마침 전기찜질기가 있어서 버틴다.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 이런생각 저런생각 하다보면 시간만 흘러갈 뿐이다. 이럴 때는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서 걸어야 한다. 경행 하는 것이다. 경행만으로는 부족하다. 암송해야 한다.

지금은 빠다나경을 암송하고 있다. 모두 25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는 긴 길이의 경이다. 마음속으로 암송했다. 빠른속도로 생각해 낸 것이다.

암송은 잡념과 다르다. 잡념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암송은 생각을 해내는 것이다. 잡념은 수동적인 것이지만 암송은 능동적인 것이다.

삶은 능동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모양 그대로이다. 변화를 추구하려거든 능동적이고 적극적 삶이 요청된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암송을 하고 행선하는 것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방식일 것이다.

지금 시각은 몇 시일까? 스마트폰을 봤더니 3 38분이다. 너무 이른 시간이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 에스엔에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시청한다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이 된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글쓰기도 그런 것중의 하나이다. 엄지로 치는 것이다.

무엇을 써야 할까? 행선중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일일신에 대한 것이다. 매일 새로워지는 삶이다. 매일 새로워지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돌아 보아야 한다.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따져 보는 것이다. 이를 고상한 말로 성찰이라고 한다.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새로워지는 삶이다. 성찰이 없는 삶은 머물러 있는 삶이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는 삶은 십년전이나, 이십년전이나, 삼십년전이나 똑같은 삶이다.

남의 행위를 보면서 배운다. 그 사람은 이삼십년전이나 변함 없다. 술 좋아하는 것이 그렇다. 그때도 술을 많이 마셨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머리가 허해 졌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이삼십년전이나 그모양 그대로라면 발전이 없는 것이다. 정체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니 퇴보 했다고 볼 수 있다. 정체는 퇴보와도 같기 때문이다. 나이만 먹었을 뿐이지 하는 행위는 머리가 칠흑처럼 검었을 때와 별반 다름 없다.

어떻게 해야 매일매일 새로워질까? 그것은 자신의 행위를 뒤돌아 보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행위한 것에 대해서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있어야 새로워진다.

바쁜 일이 끝나간다. 한때 네 가지 일이 가동 되었다. 몸은 하나인데 네 가지 일감을 동시에 처리하려다 보니 먼저 마음이 바빴다. 사실 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하면 된다. 마치 생활의 달인 같다. 같은 일을 십년 이상 하다보니 이제 숙달되었다. 그래서 일을 할 때는 속도전이 된다.

일만 잘해서는 안된다. 경영도 잘 해야 한다. 고객을 잘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은 민감해서 조금만 방심해도 달아나 버린다. 한번 마음이 돌아서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그렇게 떠난 고객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에게 고객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부처님보다도 신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이다. 그것은 수입과 직결된다. 고객이 돈을 주지 않으면 누가 주겠는가? 모든 것을 고객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

A
B사장은 꽤 오래 되었다. 그는 만능 엔지니어이다. 프로그램도 짜고 회로설계도 할 줄 안다. 고객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다. 이들 일의 일부를 맡아 해 주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설계를 말한다.

B
사장은 올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모델을 맡겼다. 주문을 많이 주기 때문에 납기를 지켜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밤낮업이 주말없이 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새로운 일을 맡기면서 대폭 할인해 달라고 했다.

설계가는 본래 깍는 것이 아니다. 물건 깍듯이 깍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왜 그런가? 수정을 해 주기 때문이다. 양산될 때까지 무상으로 수정해주기 때문에 설계가는 깍지 않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네고가 들어 왔을 때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도하게 들어온 것이다.

견적 낼 때 고민했다. 대폭할인을 요청 했을 때 대체 어느 선까지 해야 할지 난감 했다. 그동안 준 주문을 생각한다면 수용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청가 이하로 할 수 없다. 이럴 때 부처님 가르침이 떠올랐다. 그것은 "의도한 것 이상으로 보시한다."(A4.79)라는 가르침이다.

경전을 매일 읽고 있다. 게송을 외우고 경을 암송한다. 경전의 문구를 근거로 글을 쓴다. 경을 음악화한 이미우이 음악을 듣기도 한다. 하루종일 담마와 함께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실천이 없으면 맨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사업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객이 메일로 대폭 할인을 요청 했을 때 밀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의도한 것보다 더 주기로 했다. 반 값에 견적 낸 것이다. 그 결과 협조해 주어서 고맙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부처님 가르침이 실천된 순간이다.

소탐대실해서는 안된다. 특히 사업하는 사람이 그렇다. 작은 이익을 취하려다 크게 손실 볼 수 있다. 이삼주 전에 있었던 B D이사가 이에 해당된다.

일을 하다 실수 했으면 보상해 주어야 한다. 이미 신뢰가 손상된 상태에서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네고를 시도한다면 그것으로 끝날 수 있다. B D이사와의 관계가 그렇다.

나의 실수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했다면 보상해 주어야 한다. 그것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해 주어야 한다. 부처님 말씀대로 "의도한 것 이상으로 보시한다."(A4.79)라는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B D이사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다시는 주문하지 않을 것 같다.

부처님 가르침은 사업에도 잘 적용된다. 사업을 잘하려면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요점은 의도한 것보다 더 주는 것이다. 만족을 넘어 흡족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사업에는 사업의 원리가 있다. 세상에는 세상의 원리가 있다. 왕에게는 왕도의 원리가 있다. 원리란 무엇일까? 그것은 담마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이다.

세상에는 여덟 가지 원리가 있다고 했다. 이득과 손실, 칭찬과 비난, 명예와 치욕, 행복과 불행을 말한다. 매일 매순간 일어나는 것들이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원리를 세속팔풍이라고 한다. 잘 배운 부처님 제자들은 여덟 가지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야 함을 말한다.

부처님은 수많은 원리를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설한 팔만사천법문이 모두 세상을 살아가는 원리에 해당된다. 바로 그것은 담마이다.

늘 가르침과 함께 하고 있다. 이는 늘 담마와 함께 하고 있음을 말한다. 담마는 가르침, 진리, 원리, 것 등으로 번역된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산다는 것은 결국 일일신우일신하는 삶이다. 진실로 새로워지고 싶거든 성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엄지로 치다 보니 4 56분이 되었다. 잠은 싹 달아났다. 정리하면 5시가 넘을 것이다. 해 뜨기 전에 일어나야 한다.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가야 할 곳이 있다. 나에게 일터가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2022-10-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