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야생의 사자가 되어 보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0. 7. 07:56

야생의 사자가 되어 보라


저녁 밥상을 대했다. 이 밥은 어디서 왔을까? 쌀은 마트에서 사온 것이다. 햇쌀이라 하여 묵은 쌀 보다 거의 배는 되는 것 같다. 이 밥이 있기 까지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김치는 어디서 왔을까? 장모가 준 것이다. 팔팔년 이래 계속 받아만 먹고 있다. 이 시래기는 어디서 왔을까? 2주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산 것이다. 이 마늘은 어디서 왔을까? 지난 봄 불교교양대학 법우로 부터 한접 산 것이다.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먹거리는 내가 생산한 것이 아니다. 돈 주고 산 것이거나 누군가 준 것이다. 음식을 대할 때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식도락가가 있다. 그는 맛집만 찾아 다닌다. 맛집이라면 차를 두세시간 모는 것도 불사한다. 음식을 즐기기 위해 먹는 다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따지지 않을 것이다. 배부른 자의 자만이다.

어떤 운동선수가 우승 했을 때 인터뷰 했다. 그는 "자만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 했다. 자만은 죽음의 길임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극히 드믄 일이다. 대부분 자만으로 살아 가기 쉽다.

미국에서 성공한 CEO 백명 인터뷰가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자만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이룬 부는 이 사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권력자의 자만일 것이다.

최근 에스엔에스에서 본 것이 있다. 대통령이 회의를 하면 말을 독점한다는 것이다. 2시간 회의에서 1시간 59분을 말했다고 한다. 더구나 대통령이 된 것은 자신의 노력으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자만과 오만과 독선이 보인다.

어느 것 하나 내 힘만으로 이루어지자 않는다. 자신의 돈으로 밥을 사먹어도 누군가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자신의 실력만으로 부를 이룰 수 없다. 운도 따라야 한다. 어쩌면 실력보다 운이 더 클 수 있다. 왜 그런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어있지 않다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즐기는 삶을 산다면 부자의 자만에 해당될 것이다.

배부른 자는 배고픈 자의 마음을 모른다. 한평생 받기만 한 사람은 줄 줄 모른다. 한평생 갑의 위치에 있던 자는 을의 입장을 알 수 없다. 한평생 월급만 받아 먹고 산 사람은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한다.

월급생활자로 살 때는 직장 잃는 것이 두려웠다. 직장을 떠나면 죽을 것 같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사십대 중반에 더 이상 직장을 다닐 수 없었다. 받아 주는 데가 없었기 때문이다. 홀로서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마치 세렝게티 평원의 포식자와 같은 처지가 되었다.

우리의 사자와 초원의 사자는 다르다. 우리의 사자는 자유가 없다. 그대신 먹는 것은 보장된다. 우리의 사자는 돼지와 다름 없다. 야생의 사자는 자유가 있지만 먹이는 보장되지 않는다. 사냥에 실패하면 굶어야 한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야생의 사자가 되는 것과 같다.

 


사업한지 15년 되었다. 2007년에 개인사업자 등록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인사업이다. 마치 초원에 있는 것과 같다. 치타는 먹이가 포착되면 폭발적 스피드를 낸다. 마찬가지로 사업자는 일감이 보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낚아채야 한다.

신입사원 연수 때의 일이다. 물건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21조로 카세트라디오와 시계 등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점심과 교통비는 판매 이익금에서 충당하도록 했다.

대학 다닐 때 한번도 내힘으로 돈을 벌어 본 적이 없다. 돈을 받기만 했고 돈을 쓰기만 했다. 그런데 물건 세 개를 주고서 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날 오전과 오후 울산시내 가게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상품을 설명하며 팔아 줄 것을 요청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간신히 한개 팔았다.

물건 팔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월급생활자처럼 쉬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사업자로 살아 보니 신입사원 연수시절 경험이 떠 올랐다. 일감이 없으면 굶어야 하기에 업체 방문하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전화를 걸면 교환원 아가씨 단계에서 차단 당했다. 직접 방문하면 경비원에게 제지 당했다.

밥 먹고 살기가 쉽지 않다. 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가져 오기가 쉽지 않다. 신입사원 연수시절 판매력강화훈련을 시킨 것은 야생의 사자가 되어 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십대 중반에 야생의 사자가 되었다.

한평생 조직의 힘에 의해서 산 사람은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진정한 실력은 버려졌을 때 나온다. 야생에서 살아남았다면 생존능력이 있는 것이다.

사회적 성공은 운에 따른다. 실력을 바탕으로 운이 따라 주었을 때 크게 부자가 된다. 부자가 될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겸손하다. 자신의 성공에 대하여 사회로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기부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어려운 과정없이 조직의 힘에 의해 부를 축적했거나 투기로 인해 불로소득을 올렸다면 자만하기 쉽다. 대체로 즐기는 삶을 살기 쉽다. 배부른 자의 자만이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소득이 많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더구나 즐기는 삶을 산다면 공덕을 까먹는 삶이 된다. 배부른 자의 자만, 부자의 자만은 망하게 되어 있다. 배부른 돼지 보다 야생의 사자가 좋다.


2022-10-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