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권 진흙속의연꽃 2014 IV, 성찰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에스엔에스에서 어떤 이는 과거의 오늘을 알려 준다. 과거 오늘 일어 났었던 사건과 사고에 대한 것이다. 몇 년 전 것도 있고, 몇 십 년 전의 것도 있고, 심지어 몇 백 년 전의 것도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알아야 할 것이 있고 몰라도 되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알아야 할 것은 알려고 하지 않고 몰라도 되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 같다. 과거 오늘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알면 그만이고 몰라도 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지식에 해당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지혜와 지식은 다르다고 말한다. 지식은 머리로 아는 것이지만 지혜는 체험으로 아는 것이다. 머리로만 알고 체험이 따르지 않는다면 알음알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알음알이는 알면 그만이고 몰라도 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지식이다.
성장하는 사람과 성장이 멈춘 사람이 있다. 성장하는 사람은 지혜가 있는 사람이고 성장이 멈춘 사람은 지식만 있는 사람이기 쉽다. 아무리 많이 배웠어도 이 세상을 살아 가는 지혜가 없다면 성장이 멈춘 사람과 같다.
성장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찰하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반조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 없다. 나에게 있어서는 글쓰기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번에 71번째 책을 만들었다. 2014년 일상에 대하여 쓴 것이다. 책 제목을 ‘71권 진흙속의연꽃 2014 IV’로 정했다. 2014년에 일상에 대하여 쓴 네 번째 책이다. 2014년 10월 1일부터 12월 28일까지 3개월 동안 쓴 것이다. 총 26개의 글로 476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무정물도 비폭력과 자애의 대상
2. 주례 없는 결혼식을 보고
3. 동기동창 번개모임을 가졌는데
4.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서울대공원 장미원 국화측제
5. 명상도 산업화 되었나?
6. 가장 이해하기 힘든 오취온고(五取蘊苦)
7. 덕암사의 아주 특별한 콘서트 ‘오세암공연’
8. 수리산 능선길 소나무
9.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10. 왜 미얀마로 가는가?
11. 매번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12. 본문 보다 가치 있는 댓글
13.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위하여, 세월호 가족의 쇼크
14. 덕암사 군포교 현장을 다녀왔는데
15. 또 다시 행운목꽃이 피었네!
16.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
17. 불교개혁은 한글삼귀의문부터 고쳐야
18. 사성급 비즈니스호텔, 안양 이루다호텔 방문기
19. 꼬삼비 비구들의 분열과 열여덟 가지 원칙
20. 나도 시인? 카톡방에 시를 올렸더니
21. 가난한 절 가난한 스님, 자발적으로 가난에 동참한 스님들
22. 원두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23. 시류에 편승한 예고된 참사 불자대상
24.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삶의 전부
25. 삶이 팍팍할 때 떠나는 추억여행
26. “내 나이가 어때서 일하기 딱 좋은 나인데”동기동창 송년모임에서
일상에 대한 글이기 때문에 글의 제목은 다양하다.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에 대해서 쓴 것이다. 2014년 당시 집과 일터만 왕래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인 일상을 살았음도 매의 눈으로 세상을 조망해 보았다. 마치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내다 보듯이.
2014년 사사(4/4)분기에 다양한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군포교 현장을 다녀 오기도 했다. 목차 14번에서 ‘덕암사 군포교 현장을 다녀왔는데’(2014-11-23)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지선스님과 신도들로 이루어진 공연단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병사들에게는 먹을 것이 필요하다. 덕암사에서는 햄버거를 준비했다. 햄버거는 쵸코파이보다 더 좋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짜장면도 제공했다. 짜장스님으로 잘 알려진 스님이 푸드트럭을 몰고 와서 병사들에게 짜장면을 만들어 준 것이다. 고기는 들어 있지 않고 대신에 콩으로 만든 콩고기가 제공되었다.
한국불교 문제에 대한 것도 썼다. 목차에서 17번에 있는 ‘불교개혁은 한글삼귀의문부터 고쳐야’(2014-11-28)라는 글이 바로 그것이다. 그때 당시 재가불교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한국불교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었다.
한국불교는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한글삼귀의문에 대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승보에 대한 것이다. 한글삼귀의문에서는 스님을 승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을 승보로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스님을 승보로 보면 승가의 존속이유가 없어진다
둘째, 스님을 승보로 보면 자자와 포살이 있을 수 없다
셋째, 스님을 승보로 보면 스님에게 보시하게 된다
넷째, 스님을 승보로 보면 스님이 스님에게 귀의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초기경전을 보면 승보는 분명히 승가로 되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승가공동체이다. 승보는 스님 개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임을 말한다. 그것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커뮤니티이다. 그럼에도 스님을 승보로 삼았을 때 승가의 존속이유가 없고, 자자와 포살이 있을 수 없고, 스님에게 보시하게 되고, 무엇보다 스님에게 귀의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스님을 승보로 보면 재가자는 스님에게 귀의하게 된다. 또한 스님이 스님에게 귀의하게 된다. 오늘날 단일 종단이 아니라 수백개나 되는 종단으로 난립하는 원인도 스님에게 귀의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그것은 스님이 부처님과 동급이 된다는 사실이다.
불교인들은 삼보에 귀의함으로써 불자가 된다. 부처님(Buddha)과 부처님 가르침(Dhamma)과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승가공동체(Sangha)에 귀의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글삼귀의문에서처럼 스님에게 귀의한다면 스님은 부처님과 동급이 된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한국불교는 모순과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고 있다. 조계종 전총무원장 자승 승려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들라면 승보개념이 잘못된 것이다. 한국불교는 승보를 스님에서 승가로 바꾸지 않는 한 쇠퇴의 길로 가게 될 것이다.
송년회에 대한 글도 썼다. 이는 목차에서 26번째 ‘“내 나이가 어때서 일하기 딱 좋은 나인데”동기동창 송년모임에서’(2014-12-28)라는 제목의 글이다. 대학 같은 학과의 동기동창 모임이었다.
그때 2014년 당시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유행했던 것 같다. 동기들은 나이를 먹은 것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길거리에서 파이팅을 하는 객기를 부려 보기도 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여전히 가는 세월을 아쉬워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이가 어때서”라며 스스로 위로해 본다. “딱 일하기 좋은 나이인데.”라고 하면서.
한번 쓴 글은 버리지 않는다.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언젠가 책으로 낼 것을 기대하면서 글을 썼다. 그래서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내용과 형식을 갖춘 글을 쓰고자 했다. 이제 시절인연이 되어서 한권의 책으로 나온다. 블로그에서 누구나 다운 받을 수 있게 PDF로 만든 것이다.
글을 쓸 때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 마음이 오염되어 있으면 글을 쓸 수 없다. 탐욕으로 가득할 때 분노로 가득할 때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그런데 글을 쓰면 성찰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글을 쓰면 매일매일 새롭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새롭다는 것은 성찰이 있기 때문이다. 성찰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2022-10-0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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