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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70권은 아파트 70채의 가치

담마다사 이병욱 2022. 9. 22. 15:22

책 70권은 아파트 70채의 가치


에스엔에스에 글을 쓰는 행위는 자랑으로 비추어지기 쉽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쓴 것도 남들에게는 자랑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특히 가족이야기가 그렇다.

어떤 이가 손주 이야기를 했다. 결국 손주자랑으로 비추어 졌다. 손주가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랑으로 보일 것임에 틀림 없다. 배우자와 자식 자랑하는 것은 환영받지 못한다. 다만 손주이야기는 예외인 것 같다. 그래서 대놓고 자랑하는 것인지 모른다.

모임에서 손자이야기를 하면 애교로 받아 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주하면 식상한다. 자랑으로 비추어지기 쉽다. 손주가 없는 사람에게는 시기와 질투심을 유발할지 모른다.

자랑해야 할 것이 있고 삼가해야 할 것이 있다. 배우자나 자식이야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배우자가 없는 사람도 있고 자식이 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주자랑은 대놓고 한다. 그런데 누구도 대놓고 자랑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돈자랑이 그렇다.

세상에 돈자랑 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직까지 에스엔에스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다. 고급차나 고급주택을 구입했다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다. 마치 로또 당첨자가 에스엔에스에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이유와 같다.

자랑할 것이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자랑해도 된다. 성공스토리가 이에 해당된다. 투기가 아닌 근면한 노력으로 재산을 형성 했다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책을 만드는 것도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어제 책을 찾았다. 추석전에 맡겼는데 이제 다 됐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무려 28권이다. 14종류로 각 2권씩해서 28권이다. 무게가 꽤 나간다. 모두 21만원 들었다.

 


책은 제일기획에 맡겼다. 안양7동에 있는 복사집이다. 신축된 동서아이에스비즈타워 6층에 있다. 차가 6층까지 들어 갈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제일기획 사장은 만원 깍아 주었다. 바로 이런 것이 고객감동이다. 책을 직접 수령하러 간 것도 있고 주문을 많이 한 것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직원을 시켜서 책을 차에 넣어주기도 했다.

살아 오면서 나는 남을 감동시킨 적이 있었던가?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니 그런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남에게 폐끼치 않고 착하게만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영화 버킷리스트가 있다. 영화 대사에서 "당신은 일생을 살면서 남에게 감동 준 적이 있습니까?"라며 물어 보는 장면이 있다. 암에 걸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두 남자는 감동적인 삶의 여정을 떠난다.

나에게도 남을 감동시킬 사건이 있긴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은 글이다. 블로그에 글을 썼을 때 종종 감사의 댓글을 받는다. 이런 것도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에 해당되지 않을까?

일생을 살면서 큰돈을 벌지 못했다. 돈 버는 재주가 없어서인지 이 나이 먹도록 소형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차는 경차를 몰고 다닌다. 아직까지 새차를 사 본적이 없다. 소형차나 경차를 중고차로 샀다. 이런 것은 이야기해도 자랑으로 비추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부럽게 생각할지 모른다. 상대비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놓고 자랑하는 것이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글을 쓰는 행위는 자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랑이 되지 않게 하려면 비공개로 해야 할 것이다.

작성한 글은 블로그와 에스엔에스에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자랑질'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배우자, 자식, 손주 이야기 하는 것에 비하면 자랑도 아니다. 더구나 돈자랑도 아니다. 근면한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이쯤되면 자랑해도 될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마음껏 자랑한다. 또 한가지 자랑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책을 만드는 것이다. 블로그에 쓴 글을 시기별로 또는 카테고리별로 모아서 책을 만드는 것이다. 벌써 70권 만들었다.

책은 판매용이 아니다. 인터넷 배포용이다. 책을 pdf로 만들어 블로그에 올려 놓는 것이다. 누구든지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놓았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배포용 pdf도 좋지만 종이책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보관용이다. 집과 사무실에 비치할 목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딱 두 권만 만든다.

어제 제일기획에서 책을 14종류 28권을 가져 왔다. 이제 모두 70권의 책을 갖게 되었다. 사무실 책장에 꼽아 놓으니 꽉 찬 느낌이다. 책을 바라보고 있으면 외제차가 부럽지 않고 고급주택이 부럽지 않다.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책에 대해서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책 한권은 아파트 한채와 같습니다."라고. 책을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지만 그래도 굳이 비교한다면 아파트 한채 가격과 맞먹는다고 했다. 이렇게 본다면 나는 아파트를 70채 가지고 있는 부자가 된다.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재물은 반드시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부처님은 일곱 가지 고귀한 재물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믿음의 재물, 계행의 재물,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재물, 배움의 재물, 보시의 재물, 지혜의 재물”(A7.6)을 말한다.

일곱 가지 고귀한 재물인 칠성재는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 책에는 시간이 투자 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돈보다 시간이다. 시간은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다. 책은 재벌이 부럽지 않은 정신적 재물이다. 글과 책은 어느 재물에 해당될까? 아마 배움의 재물에 해당될 것이다.

이 세상에 돈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치안이 불안한 나라에서 누군가 수중에 천불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 그 사람은 죽은 목숨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돈과 재물과 재산은 꼭꼭 숨긴다. 그러나 정신적 재산은 숨기지 않아도 된다. 드러내도 누군가 해치지 않는다.

정신적 재물은 훔쳐 갈수도 없고 빼앗아 갈수도 없다. 글이나 책은 정신적 재물이다. 드러내도 크게 허물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책 만든 것에 대해서 이렇게 드러내 보인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자만으로 비추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재산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숨긴다. 그러나 자식자랑과 손주자랑은 예외인 것 같다. 그럼에도 결핍된 자에게는 자랑으로 비추어지질 것이다. 그렇다면 책자랑은 어떠할까?

 


여러 자랑이 있지만 책자랑은 용인되리라 생각한다. 정신적 재물인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무엇보다 근면한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사실이다. '나도 저사람과 같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다면 감동을 주는 것 아닐까? 오늘 책자랑 실컷 해 보았다.


2022-09-2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