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보다 공유를
책중에 '일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책이 있다. 워커홀릭이 되지 말고 취미생활을 즐기라는 말이다. 하루 일과 중에서 반만 일하고 나머지 반은 봉사활동이나 취미생활 등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소유하지 않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소유하는 순간 번뇌가 일어난다. 소유 했을 때 마음 한켠에 자리잡게 된다. 주식을 샀다면 산 주식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시세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주식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번뇌를 소유한 것이 된다. 투기목적의 부동산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소유할 필요 없다. 공유하면 된다. 별장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소유하는 순간 걱정하게 된다. 시설이 고장나면 수리해야 한다. 잔디 관리도 해야 할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관리자를 둘 것이다. 별장을 소유하지 않아도 내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국공립 또는 사립 자연휴양림을 활용하는 것이다. 마치 호텔과도 같다. 호텔이 내것은 아니지만 하루밤 숙박료를 내면 내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른바 공유경제에 대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소유보다는 공유해야 한다. 별장이 없어도 휴양림을 이용하면 내것 못지 않다. 그것도 전국에 있는 풍광좋은 휴양림이다. 한곳에 묶여 있는 별장보다 훨씬 낫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소유로 인한 번뇌가 없다는 사실이다.
법정스님은 무소유를 강조했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는 번뇌의 무소유를 말한다. 물질적 무소유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번뇌를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갖지 않아야 한다. 주식도 갖지 말아야 하고 부동산도 갖지 말아야 한다. 더 나아가 배우자도 갖지 말아야 하고 자식도 갖지 말아야 한다.
소유하는 순간 근심걱정과 번뇌가 일어난다. 수행승에게는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삼의일발에 탁발하며 산다. 거지처럼 사는 것이다. 그런데 거지처럼 살면 성자가 된다는 것이다. 페터 노이야르처럼.
페터 노이야르는 거지성자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전재성 선생이 젊은 시절 독일 유학 때 만났던 이야기를 쓴 것에서 알 수 있다. 페터 노이야르가 왜 거지성자인가? 페터 노이야르는 "집 없이, 돈 없이, 여자 없이 산다."라고 했다. 과연 세 가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페터 노이야르는 쾰른 대학에서 살았다. 대학 숲속에서 노숙하고 낮에는 도서관에서 보냈다. 그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서도 산 것이다. 완벽한 무소유의 실천이다. 그대신 공유하며 살았다. 도서관을 공유한 것이다. 또한 자신이 얻은 지식과 지혜를 유학생들과 나누었다.
어떤 작가는 무소유에 대해서 나누는 것이라고 했다. 보시나 베품보다 더 좋은 말이라고 했다. 보시나 베품은 많이 가진 자가 시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누는 것은 평등한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무소유는 나누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라고 했다.
앞으로 공유경제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도서관을 들 수 있다. 책을 사보지 않고서도 빌려 볼 수 있는 것이다.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공유하는 것은 많다. 교통수단을 들 수 있다. 버스와 지하철은 대표적인 공유수단이다.
자연휴양림에 와 있다. 내것은 아니지만 내것처럼 쓰고 있다. 주방기기도 내것처럼 쓰고 있고 냉장고도 내것처럼 쓴다. 샤워시설도 내것이나 다름 없고 이불도 내것이나 다름 없다. 공유하는 것이다. 기물을 파손해서는 안된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잘 사용해야 한다. 자신의 집이라고 해서 못 하나 함부로 박아서는 안된다. 언젠가 누군가 살집이다. 잠시 왔다가 살다가 가는 집이다. 잠시 왔다 가는데 흔적을 남겨서는 안된다.
2022-10-3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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