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산골짝 휴양관의 정적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1. 1. 14:00

산골짝 휴양관의 정적

 


자동차 소리에서 해방되고 싶다. 대로변에 살다보니 하루종일 24시간 자동차 소음에 시달린다. 특히 오토바이 소리가 심하다. 배달 오토바이가 그렇다. 잔뜩 화가 난 듯 폭탄음을 낸다.

폭탄음은 또 있다. 부자집 자식이 타고 다니는 듯한 뚜껑 없는 무개차이다. 철없는 젊은이는 "부릉부릉 우당탕탕쾅쾅"하며 쏜살같이 달아난다. 하나 더 있다. 견인차를 말한다. 경적음을 올리며 때로 폭탄음을 낸다. 모두 분노 유발자들이다.

자동차 소음에 해방 되고 싶어 산을 찾았다. 숲속의 휴양관이다. 이번에는 논산이다. 논산에 있는 양촌자연휴양림이다. 하루밤 머물다 가는 것이다. 비로소 자동차 소음에서 해방된 것 같다.

 


이른 아침이다. 밖에는 새소리가 들린다. 차량 소음 대신에 새소리가 난다. 완벽한 정적이다. 그러나 100프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가끔 냉장고 돌아가는 소음이 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교적 완벽에 가까운 정적이다.

 


휴양관에도 TV가 있다. 왠일인지 화면이 나오지 않는다. 이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영상이 나오지 않으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전화를 걸어서 나오게 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 두었다. 정적을 즐기기 위해 왔는데 TV를 켜면 도시와 다를 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제 안양을 출발해서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메타세콰이어를 보기 위해서 간 것이다. 자동차가 줄지어 간다. 주차장은 만원이다. 사람들도 많을 수밖에 없다.

 


좁은 산골짜기에 왜 이렇게 몰린 것일까?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띈다. 명소에는 사람들이 몰리는가 보다.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든 출렁다리가 있는데 이곳도 예외가  아니다. 나선형 전망대는 아찔하다. 먹거리 장터가 있는 것은 말할나위도 없다.

 


오늘 아침 산책을 했다. 새벽노을을 보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다. 산골짜기에 있어서 여의치 않은 것이다. 단풍이 절정이다. 이제 일이주만 지나면 우수수 떨어질 것이다.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오늘은 월요일 아침이다. 이렇게 월요일에 시간 낼 수 있는 것은 일인사업자의 특권이다. 반은 자유가 있는 것이다. 완전한 자유를 누리려거든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

바쁜 와중에 짬짬이 시간 내는 것도 달콤하다. 시장이 반찬인 것과 같다. 진수성찬만 먹다 보면 반찬 귀한 줄 모른다. 해외여행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은 여행의 설레임에 무감각해질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한번 여행 하는 사람은 몹시 설레일 것이다. 도시의 아파트는 편하다. 편리함에 젖어 사는 사람에게 산골짝의 하루밤은 특별한 것이다.

오늘 일정이 있다. 대둔산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또한 사찰을 한군데 참배 하고자 한다. 뉴스를 들으면 전쟁과 같은 상황이지만 TV를 보지 않으니 세상돌아가는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에스엔에스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한다.

이태원 할로윈 축제로 희상당한 사람들에 대한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주지 못하는 정부는 필요없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선처에 나길 바란다.

2022-10-3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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