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권 국내성지순례 V 2015, 2015년 허정스님과 함께 한 사찰순례
안타깝게 시간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유투브만 보고 있으니 시간이 허무하게 스러진다. 이대로 아까운 시간을 흘려 보낼 수 없다. 무언가 하나라도 해야 한다.
책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다. 벌써 몇 년 되었다. 2018년 처음 첫 번째 책을 만든 이래 벌써 4년이 지났다. 현재 74권 만들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쓴 글에 대한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만들어야 할까? 아마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책 만들기는 계속될 것 같다. 왜 그런가? 매일 한두편씩 글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글이 30-40개가량 모이면 책이 한권된다.
한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유튜브나 에스엔에스로 시간 때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릴없이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을 죽이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에 마음을 빼앗길 수 없다.
엠에스워드를 띄었다. 그리고 자판을 친다. 저녁식사 전까지 하나 해야 할 일이 있다. 책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편집작업은 해 놓았다. 목차까지 만들어 놓았으니 서문만 작성하면 된다.
75번째 책은 국내 사찰 여행에 대한 것이다. 이를 ‘75권 국내성지순례 V 2015’라고 이름 붙였다. 2015년 1년 동안 사찰순례한 것에 대한 기록이다. 모두 19개의 글이 실려 있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저잣거리의 불교성지 열린선원
2. 선방 문고리만 잡아도, 우중의 이사순례 태고사와 보석사
3. Only don’t know & only doing it, 눈 푸른 납자들의 무상사
4. 부처님의 자비사상이 구현된 자랑스런 문화유산 봉원사 영산재
5. 키높은 소나무의 무정설법
6. 그곳에 가면 보물이 있다, 포근한 절 영축산 망해사(望海寺)
7. “여기는 거룩한 곳, 신을 벗어라”통도사 금강계단
8. 금와보살을 보잣더니
9. 스님들은 부자여도 스님은 가난해야 한다? 천장사에서 하루밤
10. ‘길없는 길’의 무대 천장사에서
11. 천장사의 토론식 일요법회
12. 절에 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천장사에서 차(茶)를 나누며
13. 천장사 허정스님과 떠난 성지순례
14. 오후불식하는 스님
15. “스님은 왜 출가하셨나요? 얘기해 주세요”하동 용화사에서
16. 쌍계사 파초를 보며
17. 피아골 단풍축제와 연곡사 국화축제
18. 기도보다 법공양(dhamma-pūjā)을, 절벽위의 사성암을 보며
19. 천정사발 날개짓과 쟁기질, 천장사 송년다회에 참석하고
1번 글을 보면 열린선원 방문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2015년 처음으로 재가불교활동을 시작했는데 법현스님을 알게 되었다. 마침내 역촌시장 상가에 있는 선원을 찾아 가게 되었다.
법현스님은 친구스님이다. 학교동문인 것이다. 같은 학번이지만 학과는 다르다. 같은 학교 동기인 것이다. 학교 다닐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안 것이다. 이런 경우 스님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법현스님과는 허물 없다. 친구처럼 지낸다. 그렇다고 말은 놓지 않는다. 친구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다. 그러나 때로 충돌하기도 한다. 교리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좁혀질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 친구처럼 지낸다.
사찰순레를 가면 반드시 기록을 남겼다.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여 블로그에 올려 놓은 것이다. 언젠가는 책으로 낼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마침내 시절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목차를 보니 허정스님과 이곳저곳 돌아 다녔다. 허정스님이 2015년에 천정사 주지하고 있었을 때이다. 그때 당시 천장사에서는 일요법회팀이 있었는데 일요법회가 끝나면 주지스님과 함께 서산 근처 이곳 저곳 절로 사찰 순례 다녔다.
천정사에서 일박이일로 남녁으로 순례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동참했다. 승용차가 네 대 출발했다. 순례팀은 사찰순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스님과 차담도 가졌다. 기록을 보니 화엄사에서는 대산스님과 학감실에서 차담했다. 대산스님은 남방에서 수행도 있는데 하루 한끼만 먹는 다고 했다. 그 말에 감동했다. 이를 ‘오후불식하는 스님’ (2015-11-01)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남녁 순례에서 하루밤은 하동 용화사에서 잤다. 그때 당시 용화사 주지스님은 관오스님이었다. 저녁에 차담시간이 있었는데 어느 불자가 “스님은 왜 출가하셨어요? 이야기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불자들이 스님을 보면 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그것은 ‘스님이 왜 출가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스님들은 대체로 밝히지 않는 것 같다. 물어 보는 것 자체를 실례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럼에도 세 분의 스님 중에서 선일스님은 출가이유를 이야기 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재가법사의 열정적 법문에 매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발심한 사람을 연상케 한다.
일박이일 순례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봉명암에 갔었을 때이다. 천장사에서 한철 안거를 난 바 있는 혜월스님의 토굴이 있는 곳이다. 토굴에서 보면 구례읍이 한눈에 보인다. 그때 당시 허정스님은 자신도 이런 토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도 실현되고 있지 않다. 종단 권승들과 반대편에 섰다는 이유로 불이익 받고 있는 것이다.
봉명암에서도 어느 불자가 “스님, 출가 이야기 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스님은 흔쾌히 출가이유를 말했다. 혜월스님에 따르면 반복적인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껴 출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27살에 출가했으니 늦게 출가한 것이다. 그런데 스님은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뻐꾸기한테 화두를 탔다는 것이다.
혜월스님은 1987년 칠불사에서 한철 살았다고 한다. 그때 소쩍새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울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쩍새가 “뻐뻐꾹, 뻐뻐꾹”하는데 그 소리가 ‘이뭐꼬 이뭐꼬’ 하는 소리처럼 들렸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듣고 화두를 ‘이뭐꼬’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것이 뻐꾸기한테 화두탄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허정스님과 인연으로 여러 스님들과 차담을 나누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정진하는 혜월스님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스님은 감관이 맑았다. 30안거를 했다고 한다. 화두를 스승에게 탄 것이 아니라 뻐꾸기한테 탔다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는 좀처럼 들을 수 없다.
스님들과 인연은 그다지 많지 않다. 허정스님과는 블로그 글이 인연이 되어서 만나게 되었다. 허정스님이 천장사 주지로 있을 때 일요법회팀과 순례를 다니면서 스님들과 차담을 하게 되었다. 이런 케이스는 많지 않을 것이다.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제 책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고자 한다. 블로그에 PDF를 올려 놓음으로서 공개하는 것이다.
2022-11-0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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