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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번주 삼각지역에서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1. 9. 15:14

내가 이번주 삼각지역에서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

 

 

이번주 촛불은 삼각지역 앞에서 열릴 것이라고 한다. 용산 집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다. 서울역 근처에서 노동자대회가 있어서 변경한 것이라고 한다. 가장 가까이 있어서 쳐들어 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주 토요일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2016년 광화문촛불 이후 처음이다. 다시는 촛불 들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들게 되었다. 허탈했다. ‘내가 이러려고 그때 촛불 들었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문재인정부가 크게 잘못했다. 촛불정신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정권재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민주진보진영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실패한 정부에 해당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정권재창출에 실패한 것은 수많은 요인이 있다. 자만도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자신만만 했던 것이다. 좀더 겸허해야 했다. 좀더 개혁적이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다시 촛불은 든 것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광화문 촛불의 추억

 

사람들은 학습되어 있다. 또한 사람들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촛불을 들면 어느 정권이든지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말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지난주 토요일 태평로에는 대로 반 이상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올여름 수련회가 있었다. 정평불과 신대승네트워크 합동수련회를 말한다. 그때 한 법우님은 열심히 촛불에 참여했다. 뜨거운 여름날임에도 매주 토요일 나간 것이다. 처음에는 몇 명 모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시작하자 주가 갈수록 참여자는 늘어 났다는 것이다. 마침내 3주 전에 폭발했다. 촛불을 시작한 이래 최대인파가 모인 것이다. 태평로를 가득 채운 것이다.

 

 

촛불 시동은 걸렸다. 이제 달리는 일만 남았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고속으로 달리는 것이다. 매주 태평로에 사람이 가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동안 관망만 하다가 지난주 토요일 처음으로 촛불을 들었다.

 

촛불집회에서 촛불행동에서는 촛불을 나누어 주었다. 놀랍게도 아날로그 방식이다. 양초촛불을 나누어 준 것이다. 2016년 촛불당시에도 양초촛불이었다. 촛불도 과거로 회귀한 것인가? 그때 성공의 추억을 되새기고자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엘이디촛불 대신에 양초촛불을 든 것이다.

 

마약단속 때문에?

 

이번 1029참사는 왜 일어난 것일까? 촛불행동에서 나누어준 소책자를 열어 보았다. 소책자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분석과 우리의 과제라고 되어 있다. 어떤 내용일까?

 

소책자에는 언론에서 보도 된 것 이상 보이지 않는다. 가장 관심 있게 생각하는 것은 마약단속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소책자에는 단 한줄도 보이지 않는다. 이태원참사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어느 스님은 에스엔에스에 지속적으로 마약단속이 이번 참사를 불러 일으켰다는 취지로 포스팅했다.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 가장 그럴 듯 해 보인다. 참사 당일 경찰의 행적을 보면 충분히 뒷받침 된다.

 

참사당일 통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의문이다. 이에 대해서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그럼에도 마약단속 때문에 통제가 이루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점차 힘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왜 마약단속을 하려고 했을까? 아마도 공명심 때문일 것이다. 지지율도 낮은 상황에서 큰 그림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을 것이다. 다음 대권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출동하지 않은 것은 매우 큰 권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죽은 놈만 불쌍하다는데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죽은 놈만 불쌍하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야 함을 말한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죽었을 때 무척 슬프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살만큼 살다가 죽은 사람은 호상이라 하여 별로 슬프지 않다.

 

아직도 누가 죽었는지 모른다. 사망자 숫자만 밝혀 졌을 뿐 사망자 이름이나 사진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시청에는 분향소가 설치 되었다. 대통령은 매일 근무 도장 찍듯이 일주일 내내 방문하여 조문했다. 그런데 앞에는 꽃 밖에 없었다.

 

명단을 왜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밝히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더구나 희생자 중에는 외국인도 20여명 있다. 그들은 왜 밝히지 못하는 것일까? 장례식은 언제 치루는 것일까? 의문 아닌 것이 없다. 정말 죽은 놈만 불쌍한 것일까?

 

어느 원로 가수가 댓글을 달았는데

 

가능하면 정치이야기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 정치와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현상황에서 정치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명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갈수록 의문만 쌓여 간다. 이럴 때 용산참사, 이태원참사, 할로윈참사, 1020참사에 대한 글을 썼다. 그리고 대통령을 잘못 뽑은 죄로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이에 대해서 어느 원로 가수가 댓글을 달았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젊은 영령들에 대한 애끓는 심정은 우리 모두가 가슴에 안고... 부디 영면 해 줄것을 염원하고 있다.... 그 어린 아이들을 그 시간에 이태원으로 모이게한 건... 할로윈이란 축제 때문이지 정치권이나 어느 정부에서도 강요한 모임은 아니었다... 정치권에서 그날의 사고를 정쟁 도구로 삼는 건 ... 옳지 않다고 본다... 할로윈 축제가 대통령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의 사고를 이념적 투쟁도구로 삼는 건.. 어린 영령들에 대한 결례일수도 있음을 왜 모르는가... 지금은 그 아픔을 치유하고 수습하여 두번다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 야가 합심하여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제발 어린 영혼들을 이념전쟁의 도구로 삼지 말기 바란다...”(박 선생)

 

 

페이스북 댓글이다. 원로가수가 내 글을 보고 댓글을 단 것에 놀랐다. 사람들은 표나지 않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원로가수는 보수진영 사람이다. 보수적 시각에서 쓴 것이다. 요지는 정쟁도구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원로가수의 글에 대하여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정쟁도구로 삼지말라는 말은 동의한다. 그러나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하여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말 마약관련 수사때문이라면 현 정권은 당장 물러나야 할 것이다.

 

이태원참사와 같은 참사가 민주정부에서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진실을 밝히지 않고 왜곡하거나 은폐하려 한다면 민주정부일지라도 반대할 것이다. 당연히 촛불을 들 것이다. 진실 앞에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

 

현정권의 탄생에 지대한 공을 세운 자승

 

오늘 에스엔에스를 보니 자승 전총무원장이 대통령을 만났다. 아니 대통령이 찾아갔을 것이다. 사진을 보니 자승은 모자를 쓰고 있다. 머리를 기르고 있기 때문에 감추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수염을 길렀다. 과연 이것이 수행승의 모습일까?

 

자승은 현정권의 탄생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대선을 불과 2주 남겨 놓고 승려대회를 연것이다. 그래서일까 당선되었다. 불과 20여만표 차이이다. 이렇게 본다면 자승은 일등공신이나 다름 없다.

 

자승은 이번 1029참사와 관련하여 조계사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대통령부부를 초대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자리를 깔아 준 것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위는 정치적이다. 종교가 정치와 결탁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대통령이 실각하게 된다면 자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왕은 자신의 부덕한 소치로 보고

 

이번 참사는 대통령과 관련이 있을까 없을까? 누군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의적인 책임은 면할 수 없다. 사과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그래서일까 옛날부터 가뭄이 들면 왕은 자신의 부덕한 소치로 보았다. 조선왕조 실록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임금이 승정원(承政院)에 전지(傳旨)하였다. “옛부터 큰물(洪水)이나 가뭄(旱災)의 재앙은 모두 임금의 부덕한 소치였다. 이제 중과 무당을 모아서 비를 빌지만 마음은 실로 편하지 못하다. 비록 비의 혜택을 얻는다 하더라도 결코 승무(僧巫)의 힘은 아니며 다만 비를 걱정하는 생각이 이르지 않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는 또한 기도나 제사를 그만두고 인사(人事)를 바로 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1, 서운관지 3)

 

 

왕은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지냈다. 그리고 근신했다. 백성은 가뭄이 들어도 왕탓이라고 할 것이고, 태풍 등 재난이 발생해도 왕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왕은 자신이 부덕한 것을 인정하여 백성의 마음을 달래고자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사로 나타난다. 그래서 현명한 왕은 기도나 제사를 그만두고 인사(人事)를 바로 잡는 것이 옳다.”라고 말한 것이다.

 

왕이 정의롭지 않으면

 

백성들은 왕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왕이 정의롭지 않으면 대신도 정의롭지 않을 것이고 백성들도 정의롭지 않을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수행승들이여, 왕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왕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왕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사제들과 장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사제들과 장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된다.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도 정의롭지 못하면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A4.70)

 

 

참으로 놀라운 가르침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물이 맑다는 말과 같다. 왕이 정의롭지 못하면 백성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는데, 그때는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한다고 했다. 재난이 닥침을 말한다.

 

재난이 발생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도자가 정의롭지 못했을 때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해와 달의 궤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면,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면, 바람이 바르게 불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불면, 신들이 분노하게 된다. 신들이 분노하면, 비가 바르게 내리지 않게 된다. 수행승들이여, 바르게 익지 않은 곡식들을 인간이 먹으면, 수명이 짧아지고, 용모가 추하고 힘이 쇠하고 질병이 많게 된다.”(A4.70)

 

해와 달이 궤도를 벗어나면

 

해와 달이 궤도를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자연재해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신들도 분노할 것이라고 했다. 지도자가 잘못된 길로 갔을 때, 지도자가 궤도를 벗어났을 때 우주에 대혼란이 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 모조리 국민에게 돌아 온다.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은 참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한 것과 같다.

 

초기경전에 있는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까? 그저 그러려니 하며 받아 들이는 것이 낫다. 그런데 여기서 해와 달이 궤도를 벗어난다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국가제도나 시스템을 해와 달의 궤도로 생각한다면 명쾌하게 해석된다.

 

이태원 참사가 난 것은 인재에 해당된다. 사고가 나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마약단속한다고 내버려 두었다는 설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 간다. 왜 그들은 내버려 두었을까? 이는 시스템이 마비 되었기 때문이다. 제도가 있지만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을 때 무용지물이 된다.

 

해와 달이 궤도를 벗어난다는 것은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과 같다. 이는 인사에 기인 한 것이 큰다. 사람을 잘못 쓴 것이다. 누군가 공명심 때문에 공을 새우고자, 또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마약수사같은 것을 기획했다면 국가제도가 무시된 것이다.

 

 

이번주 삼각지역에서 촛불을

 

정의롭지 않은 자가 리더가 되면 국가 시스템이 엉망이 된다. 정의롭지 않은 자가 리더가 되면 정의롭지 않은 자들로 채워진다. 마치 악의 대명사 데바닷따 주변에 저열한 수행승들이 모여드는 것과 같다.

 

이태원 2029참사는 인재에 의한 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자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제 5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4년 반동안 또 어떤 참사가 벌어질까?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까?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조선시대 때 가뭄이 들었을 때 현명한 왕은 기도나 무당푸닥거리를 하지 않았다. 그대신 사람을 바꾸었다. 국가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기 위함이다.

 

정의롭지 않은 자가 리더가 되었을 때 기대할 것이 없다. 그 리더 수준을 넘어서는 인재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얼마나 억울한 죽음을 또 보게 될까? 내가 이번주 삼각지 역에서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해당된다.

 

 

2022-11-09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