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런 사람도 친구였나?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1. 17. 08:55

이런 사람도 친구였나?

 

 

페이스북한지 오년 되었다. 2017년 본격적으로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이전에도 몇 번 시도했었지만 그만 두었다. 지나치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 같았다. 실명은 물론 출신, 학교 등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블로그를 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했으니 17년 되었다. 2006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글을 썼다. 어제까지 글 쓴 것을 조사해보니 6,776개이다. 그것도 긴 글이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내용과 형식을 갖춘 글을 쓰고자 했다. 글을 쓴 다음에는 날자와 함께 반드시 서명했다. 무한책임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블로그에 있는 글과 동일하다. 글을 쓰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려 놓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시간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페이스북에서는 긴 글이 되고 말았다. 패싱당하는 요인으로 본다.

 

더 이상 페이스북을 멀리할 수 없었다. 이는 블로그의 퇴조와 관련 있다. 한때 블로그가 인터넷의 꽃이었으나 이후 페이스북, 유투브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라 위축 되었다.

 

페이스북을 처음 시작했을 때 관심을 많이 받을 줄 알았다. 블로그가 불교계에서 알려져 있어서 페이스북에서도 똑 같은 현상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글을 아무리잘 써도, 글을 아무리 성의 있게 써도 관심 보이는 사람들은 적었다. 아마 글이 긴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페이스북에서도 블로그에서와 같은 조회수를 유지하고자 했다. 블로그에서는 매일 수천명씩 방문했는데 페이스북에서도 그런 현상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대딘히 실망했다. 환경이 달랐던 것이다. 홍보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친구만들기에 나섰다.

 

 

친구만 많이 만들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한번도 공감표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사람의 행태였다. 올린 콘텐츠를 보면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이런 사람도 친구였나?”라는 생각을 한다.

 

친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흔히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을 친구라고 말한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는 좋아요’ ‘최고에요등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친구라면서 공감 한번 하지 않는다면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을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했다. 친구 늘리기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다. 꼭 필요한 사람, 공감할 줄 하는 사람, 상식적인 사람, 연민할 줄 아는 사람 등을 친구로 하고자 한다.

 

페이스북에서 갖가지 인간군상을 보게 된다. 어떤 이는 페이스북은 많이 배운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그런 것 같다. 지식인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다. 그러나 모두 진지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때로 페이스북은 지식인들의 놀이터 같다라는 생각도 해본다.

 

친구에도 조건이 있을까? 경전에 따르면 분명히 조건이 있다. 디가니까야 31번 경에 따르면 도움을 주는 사람은 좋은 친구라고 알아야 하고, 즐거우나 괴로우나 한결 같은 사람은 좋은 친구라고 알아야 하고, 유익한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좋은 친구라고 알아야 하고, 연민할 줄 아는 사람은 좋은 친구라고 알아야 한다.”(D31)라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친구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존 페이스북을 폐쇄하고 계정을 새로 만들어서 친구를 만들고자 한다. 지나치게 정치적 구호만을 남발하는 사람, 지나치게 가족 이야기만 하는 사람, 지나치게 먹방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관리대상이 된다.

 

친구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지인은 많지만 친구의 조건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 즐거우나 괴로우나 한결 같은 친구, 유익한 것을 가르쳐 주는 친구, 연민할 줄 아는 친구는 많지 않다. 하물며 온라인에서는 어떠할까?

 

매일 인터넷에 글을 쓴다. 그것도 장문의 글이다. 글은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동시에 올린다. 블로그는 본가와 같고 페이스북은 제2의 집과 같다. 블로그를 더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블로그를 이전했다. 미디어 다음에서 블로그 폐쇄 정책에 따라 티스토리로 이전한 것이다. 조회수는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매일 천명 이상 찾는다. 블로그는 나에게 있어서 홈타운이기도 하지만 플렛폼 역할도 한다. 과거에 써 놓은 글을 엮어서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PDF 파일을 올려 놓는다.

 

블로그와 함께 17년을 살아 왔다. 앞으로도 불로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는 실시간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블로그는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서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자료 저장창고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페이스북은 제2의 집과 같다. 2의 집은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 계정을 새로 만든다면 집을 옮기는 것과 같다. 계정을 새로 만들어 친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 즐거우나 괴로우나 한결 같은 친구, 유익한 것을 가르쳐 주는 친구, 연민할 줄 아는 친구를 만들고자 한다.

 

 

2022-11-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