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쓱데이날에 건진 전기히터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1. 21. 11:26

쓱데이날에 건진 전기히터

 


이마트가 셔터가 반 내려져 있다. 사람들은 입구에 서 있다.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잔뜩 가지고 나온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어제 저녁밥을 먹고 느즈막히 이마트에 갔다. 아파트 동 입구에서 불과 백미터 거리에 있다. 이전과 같은 상황은 아니다. 셔터는 올려져 있고 사람들 왕래는 자유롭다.

상황은 파악 되었다. 쓱데이 마지막 날이다. 매년 쓱데이가 있는데 올해 쓱데이는 11월 18일(금)부터 11월 20일(일)까지 였다.

 


쓱데이란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할인해서 판매 하는 날이다. 일년에 한번 있다고 한다. 반 값에도 팔고 원플러스원(1+1)으로도 판매한다.

매장을 둘러 보았다. 저녁에 할 일 없을 때 산책하듯이 가는 곳이 이마트이다. 이런 입지 조건에 대해서 어떤 이는 '마세권'이라고 했다. 마트 프리미엄이 있는 아파트단지라는 뜻이다. 스물세평 아파트를 가진 자도 마세권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장에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본래 사람구경처럼 재미 있는 것은 없다. 공항 대합실에 앉아 있다 보면 갖가지 모습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다. 어쩌면 수동적 즐거움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쇼핑은 능동적 즐거움이다.

시장에 간다고 하여 반드시 물건을 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쇼핑 하다보면 살 수 있다. 4층 가전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했다. 히터를 본 것이다.

히터 구입 필요성을 느꼈다. 사무실에 있는 것은 너무 오래 되었다. 더구나 한쪽이 작동하지 않는다. 타이머가 되는 것으로 구매하고자 했다. 그런데 쓱데이날에 마음에 든 것을 발견한 것이다. 반 값이다.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광고상품은 살 만 하다. 석영관 미니히터의 가격은 29,800원이다. 본래 가격 자체도 싸다. 그런데 할인하여 14,800원에 판매한다. 반 값이다. 거져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이쇼핑이 구매쇼핑이 된 것이다.

지난 여름은 더웠다. 날이 더우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도시에서 여름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차라리 추운 겨울이 낫다. 아무리 추워도 난방을 하면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더위에 대한 두려움이다. 계절이 바뀌어 이제 겨울에 접어 들고 있지만 여전히 더위에 대한 트라우마는 남아 있다. 매년 겪어야 하는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지금은 늦가을이다. 날씨가 쌀쌀해서 잔뜩 끼어 입었다. 위아래 내복도 입었다. 목도리도 했다. 여기에 히터도 갖추었다. 따스한 절구 원두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뜨거운 것보다 차가운 것이 더 좋다. 쓱데이날에 횡재했다.

2022-11-2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