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공항에서 노숙하려 했으나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7. 11:39

공항에서 노숙하려 했으나


스리랑카 성지순례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12월 10일 토요일 저녁 9시 20분에 떠난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는 다음날 새벽 1시 25분에 도착한다. 6시간 5분 걸리는 일정이다. 문제는 콜롬보로 가는 비행기 출발시간과 간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콜롬보까지 직항은 있다. 스리랑카 항공에 직항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직항이 없다. 예전에 있었는데 코로나 기간 중에 폐쇄된 것 같다. 스리랑카 직항은 일주일에 한번 있다. 그러나 일정이 맞지 않는다.

일요일부터 일정이 시작된다. 그래서 토요일에는 출발해야 한다. 방콕을 경유해서 가야 한다. 방콕에서 콜롬보로 떠나는 시간은 일요일 오전 8시 55분이다. 방콕에 일요일 오전 1시 25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콜롬보로 8시 55분 출발하기까지는 무려 7시간 35분이 남는다. 이 긴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도 밤이다.

해외에 자주 나가보지 않았다. 어쩌다 한번 나간다. 그것도 패키지여행이다. 마치 배낭여행 가듯이 스스로 항공권을 끊어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환승타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호텔로 가야 할지 공항에서 노숙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여행이 며칠 남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침낭을 가져 가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공항에서 노숙할 때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짐이 많아질 것 같아 고려치 않았다. 공항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최상으로 생각되었다.

몸이 그다지 튼튼한 편이 아니다. 골골하다고 보아야 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충분히 쉬지 않으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공항에서 7시간 이상, 그것도 새벽에 밤새도록 보낸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더구나 방콕에서 콜롬보까지 3시간 반을 날아 가야 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호텔로 가서 자는 것이 가장 좋다. 비록 7시간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공항 밖으로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수완나품 노숙’을 키워드로 검색하니 어느 젊은 사람이 올린 글이 검색되었다. 공항 지하에 캡슐호텔이 있었던 것이다.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아바가드 캡슐호텔’이고, 또 하나는 ‘박스텔’이다. 전자는 시간당 5천원이고, 후자는 시간당 만원이다. 희망이 보였다.

유튜브에 ‘수완나품 박스텔’을 키워드로 하여 검색해 보았다. 친절하게도 어느 젊은 유튜버가 박스텔 체험기를 올려 놓았다. 방음이 잘 되어서 아늑하고 편안하다고 했다. 세 시간에 천바트라고 했다. 천바트이면 얼마일까? 인터넷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 돈으로 37,000원 가량 된다.


유튜버에 따르면 시간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고 했다. 샤워도 되지 않고 잠만 자는 곳이다. 두 시간 머물면 700바트이고, 세 시간 머물면 천바트이다. 문자 그대로 박스처럼 생긴 작은 공간에서 잠만 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요즘 인터넷시대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에 물어 보면 된다. 누군가 해법을 올려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새벽에 도착하여 7시간 반을 어떻게 보낼지 염려 했는데 해법이 있었던 것이다.


2022-12-0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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