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라다푸라 게스트하우스에서
이제 편안히 글을 쓴다. 지금 시각은 오후 8시 22분이다. 아누라다푸라 게스트 하우스에 있다. 명칭은 'LEVI'S Tourist Accommodation'이다.
게스트하우스에는 호텔이 아니다. 여행자 숙소와 같은 저렴한 숙박장소이다. 그러나 내부를 보면 호텔 못지 않다. TV는 없다. TV는 필요치 않는다. 따뜻한 물만 나오면 된다.
게스트하우스는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운전기사 가미니가 정한 것이다. 김형근 선생과는 각방을 쓴다.
혜월스님은 아누라다푸라 외곽에 있는 토굴에 머물고 있다. 일년에 두 차례 머문다고 한다. 엘에이에서 아누라다푸라에 오면 삼주가량 머물다 떠난다고 한다.
오늘 오후 순례는 운전기사 가미니와 현지 가이드와 함께 했다. 혜월스님은 토굴에 머물며 지인 등을 만나며 일을 보았다. 미국에서 오면 풀어 놓을 보따리가 많은 것 같다. 스님의 내일 일정은 순례자들과 함께한다.
오늘 점심은 먹지 않았다. 아침을 실하게 먹었을 뿐만 아니라 도중에 코코넛, 빵 등 이것저것 먹어서 배고푼 줄 몰랐다.
오늘 일정이 끝난 후에는 혜월스님 토굴에서 저녁을 먹었다. 스리랑카 전통음식으로 준비한 것이다. 그렇다고 거하게 한상 차린 것은 아니다. 아마 도움을 주는 사람이 준비 했을 것이다. 나이가 노년에 이른 남자가 도와주는 것 같다. 친척인지 모른다.
메뉴는 간단하다. 밀가루로 만든 얇은 란에 코코넛 젤리가 발라져 있다. 여기에 매콤한 소스를 넣고 말아 먹으면 씹는 맛이 난다. 이곳 아누라다푸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 같다.
과일은 무화과바나나, 스타푸르트, 망고가 나왔다. 망고를 제외하고 생소하다. 모두 아누라다푸라에서 나는 것들이라고 한다.
무화과바나나는 어떤 맛일까?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궁금했다. 걸쭉한 것이 특징이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같다. 천연 우유아스크림 같은 맛이다. 스타푸르트는 어떤 맛일까? 잘라 놓으면 별모양같다. 그러나 불가사리처럼 보인다. 키위를 먹는 듯한 식감이 있다. 망고는 어떤 맛일까? 복숭아를 먹는 맛이 난다. 먹고 나면 구두 주걱같은 딱딱한 물체가 나온다.
옥수수도 먹었다. 우리나라 옥수수와 달리 알이 작다. 씹을수록 맛이 난다. 그러고 보니 저녁식사에 육식은 하나도 없다. 아무래도 스님의 밥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스님은 저녁 식사 하지 않았다. 식사후에 실론티를 마시니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다.
스리랑카 성지순례 첫번째 일정을 마무리 했다. 샤워를 하고 나니 가뿐하다. 느긋한 저녁시간이다. 무려 6시간 강행군하며 마하비하라, 아뱌야기리, 제따와나 등을 순례했다. 수많은 사진을 남겼다. 이를 이제 스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2022-12-12
담마다사 이병욱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리랑카 비구니 사찰 위하라마하데비에서 (0) | 2022.12.13 |
---|---|
백색의 거대한 루완웰리세야 다고바에 섰을 때 (0) | 2022.12.13 |
"아, 좋다"라는 말이 절로, 아누라다푸라 가는 길에 (0) | 2022.12.13 |
콜롬보에서 툭툭을 타고 (0) | 2022.12.13 |
성지에 갈 때마다 흰 옷을 (0) | 2022.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