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변재제일 법현스님과 함께

담마다사 이병욱 2022. 12. 31. 08:58

변재제일 법현스님과 함께


오늘 성도절이다. 성도절은 나의 음력 생일날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불교에서 성도절은 사대명절 중의 하나이다. 12월 초파일이 성도절인지는 알수 없다. 검색하면 알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불교에서는 이 날을 기리고 있다. 선방에서는 용맹정진하는 날로 알고 있다.

12
월도 거의 끝자락에 이르렀다. 12 30일에 금요일이다. 약간은 파장분위기이다. 오늘 아침 에스엔에스에서 법현스님 글을 봤다. 오늘 성도절인데 '올 사람은 오소서'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 왔다. 이 글을 보고서 마음이 움직였다.

어제 법현스님 글에 댓글을 달았다. "한번 가야 할 텐데."라며 글을 올린 것이다. 가 봐야 할 것 같았다. 점심약속도 약속이라고 했다. 선원을 옮긴지 꽤 되었는데 가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편리를 추구한다.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일부로 시간 내서 찾아 가지 않는다. 찾아 오는 것은 기대할지 모른다. 찾아가면 시간과 돈과 정력이 낭비된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찾아 가기로 했다.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가능하지 않다.

부산에 친구들이 있다. 아직까지 못가고 있다. 재작년부터 찾아 가겠다고 했다. 올해도 못 갔다. 실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서울과 수도권 도시는 부담없다. 전철만 타면 되는 것이다.

오늘 성도절을 맞이하여 열린선원 새절을 찾아가기로 했다. 새로 이사간 열린선원을 검색했으나 역촌시장 열린선원으로 주소가 뜬다. 아직 업데이트가 안된 것 같다. 이전 기사를 보고서 주소를 알아 냈다.

 


안양 명학역에서 은평 새절역까지 두 번 갈아타서 47분 걸렸다. 생각보다 가까웠다. 열린선원에 도착했다. 은평구 새절역(신사역) 근처에 있다. 새절역에 있어서 새절이다. 신사라는 말이 있어서 새절이다. 새절역과 응암역을 밑변으로 하여 삼각형 꼭대기쯤에 위치에 있다.

 


법현스님은 차담을 하고 있었다. 스님 두 분과 재가자 두 분과 법담을 나누고 있었다.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듯 했다. 카톡으로 먼저 알렸으나 못 본 것 같다. 갑작스런 방문이 되었다.

법현스님은 사람들에게 소개 했다. 대학 동기라고 소개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번이니 동기인 것이다. 학과만 다르다. 법현스님은 기계공학과이고 나는 전자공학과이다. 어찌보면 친구스님이라 할 수 있다.

불교집안에서는 손님이 오면 차담을 한다. 차가 대화의 매개체가 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준다. 차담을 하면 어떤 얘기를 해도 부담없다. 주로 법에 대해서 얘기한다. 차담하면 법담을 하는 것이다.

 


차담하던 스님 중에 몸을 치료 하는 스님도 있었다. 몸을 한번 봐주겠다고 했다. 손바닥 검지쪽을 눌러서 장기를 파악했다. 여기 저기 좋지 않다고 했다. 이번에는 발목 부위를 지압했다. “하고 소리가 날 만큼 아팠다. 허리 척추 몇 번째 척추가 틀어졌다고 진단했다. 움직이는 종합병원이 된 듯 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주방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늘 메뉴는 떡만두국이다. 갖은 재료와 양념이 들어간 최상의 먹거리가 되었다. 국물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새절은 산뜻하다. 이전 시장 상가에 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마치 새집같다. 법당에서 눈에 띄는 것이 보였다. 윤회금지 팻말이다. 역촌시장 열린선원에서 봤던 것이다. 윤회하지 말라는 것이다.

 


새절에 화장실이 있다. 절에 화장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역촌시장 상가에 있었을 때는 없었다. 공동화장실을 써야 했다. 언젠가 공동화장실 문이 잠겨서 애를 먹었다는 글을 접했는데 안타까웠다. 이제 화장실이 달린 선원을 갖추었으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절에 가면 빈손으로 가서는 안된다. 절에 얻어 먹으러 가서도 안된다. 절은 재가자들의 보시로 운영된다. 등 하나 달고자 했다.

가족등을 달았다. 축원문은 늘 준비하던 것을 사용했다. 그것은 "장수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고 건강하기를"이라는 문구이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나은 축원문은 없을 것이다.

법현스님과 계속 차담을 나누었다. 별다른 주제없이 이런저런 얘기 나누었다. 수행에 관한 충고도 해 주었다. 관심있기 때문에 말해 주었을 것이다.

 


법당에서는 신도들이 성도절을 맞이하여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지역에 절이 있다는 것은 불자들에게는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무릎이나 허리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특수 제작된 의자가 눈길을 끌었다.

법현스님은 변재능력이 뛰어나다. 설법을 매우 잘하는 스님이다. 스님의 설법을 들으면 막힘이 없다. 상황에 맞게 말을 잘한다. 몇 시간이고 할 것 같다. 그래서 '변재제일 법현스님'이라고 칭해주고 싶다.

 


오늘 성도절을 맞이하여 열린선원에 갔다. 진즉부터 가고자 했으나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늦어 졌다. 오늘 마침내 날잡아 가게 되었다. 누군가 찾아 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찾아가야 한다. 오늘 법현스님과 우정도 확인했다.


2022-12-3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