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폭탄 두 달째
두 달째 관리비 폭탄을 맞고 있다. 이번 달에는 더 올랐다. 가슴이 철렁할 정도이다. 전년대비 50프로 이상 올랐다. 이렇게 지속된다면 못 살 것 같다. 대책은 없을까?
두 군데서 관리비 폭탄을 맞고 있다. 사무실 관리비와 아파트 관리비를 말한다. 폭탄을 두 군데서 맞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수입은 뻔한데 나가는 것은 많으니 근심걱정이 태산이다.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달 처음 관리비 폭탄을 맞았을 때 사무실을 이전하려고 했다. 관리비가 없는 허름한 곳을 물색했다. 검색해 보았으나 마땅한 곳이 없었다. 이곳보다 더 좋은 입지조건을 가진 곳이 없었다. 눌러 있기로 했다.
한가지 희망은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비가 올랐기 때문에 관리비가 올랐다는 설명을 들었다. 정말 전쟁이 끝나면 원상회복 되는 것일까?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삶 속에서 체감한다. 통장 잔고가 갈수록 줄어들 때 근심걱정을 넘어 공포를 느낀다. 이대로 계속 가면 파산에 이를 것임을 알고 있다. 관리비 폭탄처럼 불가항력적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절망한다
천재지변이 났을 때 하늘을 원망한다. 관리비 폭탄을 맞았을 때는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푸틴을 원망해야 할까? 젤렌스키를 원망해야 할까? 이런 상황을 초래한 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대통령이 타겟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왕조시대 때 가뭄이 들면 임금은 근신했다.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자신의 부덕이라고 보았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는가 하면 구호소를 설치하고 세금을 깍아 주었다. 그리고 정쟁을 중지하게 하는 등 선정을 베풀었다. 이런 논리로 따진다면 굥은 마땅히 근신해야 할 것이다.
한때 종부세 폭탄이라는 말이 있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종부세 폭탄 맞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즐거운 비명인지 모른다. 이에 어떤 사람은 "나도 종부세 폭탄 한번 맞아 봤으면!"이라고 말했다.
세금 내는 것이 많으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 지난 대선 때 진보정권이 패한 것도 세금을 많이 걷어 갔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종부세가 대표적이다. 그래서일까 부자들은 정부에 등을 돌렸다. 종부세를 깍아 주겠다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 주었다. 종부세에 좌와 우의 이념은 없었다. 부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급투표를 했다. 여기에 종부세와 무관한 자들도 동조했다.
종부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관리비 폭탄이다. 관리비 폭탄은 무차별적이다. 있는 자에게나 없는 자에게나 무차별적 맹폭이다. 아파트 평수가 크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관리비 폭탄에 부자는 둔감할지 모른다. 그러나 빈자는 민감하다. 집집마다 한숨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지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내야 한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아야 할까?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관리비 걱정을 해본적이 없다. 관리비를 수십년 냈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그런데 왜 이런 폭탄을 맞게 되었는지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뉴스를 보지 않기 때문일까?
뉴스를 보지 않은지 일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해 3월 이후 일체 뉴스를 끊고 있다. 앞으로 4년 더 지속될 것 같다. 선택적 보도와 불공정한 보도에 신물난 것이다. 뉴스를 보면 볼수록 불선법이 자극된다면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른다. 세상 물정도 잘 모른다. 다만 에스엔에스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이런 때 관리비 폭탄을 맞았다.
관리비 폭탄은 처음 겪는 일이다. 어떤 정부에서도 맞아 본 적이 없다. 지난 정부시절 종부세 폭탄을 얘기 했을 때 남의 일이었다. 우리와 관련 없는 부자들 일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관리비 폭탄을 맞고 보니 바로 내일이 되었다.
대체 관리비가 왜 이렇게 오르게 된 것일까? 러-우 전쟁 때문일까? 전쟁이 끝나면 관리비도 내려 가는 것일까? 정말 전쟁 때문이라면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야 한다. 누가 이기든 상관 없다. 다시 옛날로 되돌아 가기만 하면 된다. 살다살다 관리비로 고통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이는 이번 겨울만 참으면 된다고 말한다. 본래 관리비는 겨울에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오른 것은 좀처럼 내려 가지 않는다. 정말 이런 상태로 일년 간다면 파산자가 속출할 것이다. 더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 민란이 일어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고 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계급투표를 한 과보를 톡톡히 받고 있다. 이제 종부세가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국민이 관리비 폭탄을 맞고 있다.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 토요일 촛불대행진에 참여하여 고함이라도 질러야 겠다.
2023-02-23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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