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차를 마실 때는 입에 물고 침과 함께, 2023 불교박람회장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23. 3. 31. 08:06

차를 마실 때는 입에 물고 침과 함께, 2023 불교박람회장에서


연례행사가 있다. 일년에 한번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글쓰기를 시작한 이래 형성된 하나의 패턴을 말한다.

매년 5월이 되면 연등축제를 보러 간다. 당연히 글을 남긴다. 매년 5월말이나 6월초가 되면 장미축제에 간다. 서울대공원 장미원에서 열리는 축제이다. 매년 7월말이나 8월초가 되면 시흥시에 있는 관곡지에 간다. 연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매년 3월이 되면 가는 곳이 하나 더 있다. 불교박람회장을 말한다.

 


어제 3 30일 서울 세텍에서 열리는 불교박람회장에 다녀왔다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 있다. 안양에서 전철을 세 번 갈아탔다. 1호선 금정에서, 2호선 사당에서, 3호선 교대에서 환승했다. 마침내 학여울역에 도착했다.

불교박람회 초창기때부터 다녔다. 십년도 넘은 것 같다. 어느 경우에서든지 참여하면 글을 남긴다. 불교박람회도 예외가 아니다. 때로 비판적 글도 남긴다. 스님들이 장사하는 모습에 대해서 지적했다. 주로 경장이나 율장에 근거해서 비판했다. 올해 불교박람회 트렌드는 어떤 것일까?

불교박람회에 십년 이상 다니다 보니 흐름이 어느 정도 파악 된다어느 해에는 명상이 강조되기도 한다. 명상과 관련된 각종 상품이 소개된다. 사찰음식이 흐름을 주도한 때도 있었다. 불교박람회가 마치 사찰음식대전과 같았다. 올해는 뚜렷한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교와 관련된 모든 것은 다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티켓을 끊는 것이다. 다행히도 사전등록을 해 놓았기 때문에 무료입장할 수 있었다. 사전등록 해 놓지 않으면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한다. 사전등록한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 이런 것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해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점심 때 도착했다. 불교박람회장에 먹거리장터는 이제 상설이 되었다. 박람회장 야외에 설치된 먹거리장터는 시장분위기를 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된장, 고추장, 과자 등 갖가지 먹거리가 있다. 점심 시간이 되었을 때 다른 곳에서 먹지 않고 일부러 이곳을 활용한다. 연잎밥, 비빔밥, 국수 등 갖가지 먹거리가 있다.

 


향적원 부스에서 비빔밥을 주문 했다. 한그릇에 팔천원이다. 장터 한켠에 식탁이 있는데 그곳에서 먹었다. 장소가 비좁아 합석해도 된다.

 


어느 비구니 스님 일행과 합석했다. 스님 세 분은 강원도 봉덕사에서 왔다. 축제 분위기 때문일까 대화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대화가 술술 풀리자 개쑥떡을 드렸다. 가족이 먹을 것을 내놓은 것이다. 개쑥떡은 다시 사면 된다.

 


보시에도 타이밍이 있다. 합석해서 밥을 먹는 것도 인연이다. 비구니 스님 세 명과 함께 온 신도에게 이미우이 음악씨디를 주었다. 마침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고 있어서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준다. 합석한 인연으로 생각지도 않게 보시가 이루어졌다.

꼭 가볼 데가 두 군데 있었다. 모두 인연 있는 곳이다. 차와 책이 있는 곳이다. 막연히 둘러 보는 것과 갈 곳이 있는 것은 다르다. 정처 없는 여행이 아니라 정처 있는 여행과 같은 것이다.

지하철로 이동중에 페이스북을 보았다. 마침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는 페이스북 친구가 있었다. 페친은 자신의 부스를 알리는 글을 남겼다. 이에 찾아 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부스 넘버를 알려 주었다. 행선지가 정해진 것이다.

 


차와 관련된 부스는 1관에 있다. 차기와 관련된 부스도 있고 차를 시음하는 부스도 있다. 페친 김덕진 선생 부스는 시음과 관련된 것이다. 김덕진 선생은 하동에서 직접 차농사도 짓고 차도 판매한다. 1 a73에 있는 부스명칭은 휴심선차(休心禪茶)이다.

 


페친 김덕진 선생은 한눈에 나를 알아 봤다. 마치 오래 본 사람처럼 익숙하게 대했다. 페이스북 프로필에 사진이 올라가 있는데 매일 봤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는 알아 보기 힘들었다. 프로필에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사진속 인물 그대로이다.

 

페이스북 친구 김덕진 선생과 인연이 있다. 김덕진 선생이 차를 보내 주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글을 본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동에서 생산된 휴심선차 세 봉지를 보내 주었다. 그 중에 두 봉지는 전재성 선생에게 전달했다.

 


불교에 인심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차에 있을 것이다. 손님이 오면 차를 내는 것이다. 휴심선차 부스에서 차 대접을 받았다. 여러 종류의 차를 시음 했다. 그 중에 백차도 있었다.

 


차에 대해서 잘 모른다. 차를 마시긴 하지만 지식은 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차 마시는 법도 잘 모른다. 휴심선차 김덕진 선생은 차 마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차를 마실 때는 훌쩍 마시지 말라고 했다. 차를 한모금 입에 물고 잠시 가만 있으라고 했다. 침이 고이면 침과 함께 삼키라고 했다. 그래야 고유의 차 맛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차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었던 것 같다. 차를 음료수 마시듯이 벌컥벌컥 마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를 입에 물다 넘기라고 한 것이다.

입에 넣자 마자 마시면 맛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와인도 입에 물고 혀를 굴려서 마시라고 하지 않던가! 마찬가지로 차를 마시는 것도 와인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여유를 마시는 것이다.

 


차를 급히 마시는 것은 예의도 없고 무식한 것이다. 그리고 보니 차 마시는 습관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어제 휴심선차에서 차 마시는 법을 제대로 배웠다. 차를 마실 때는 입에 한모금 물고 침과 함께 넘기는 것이다.

 


다음 행선지는 북카페가 열리는 곳이다. 민족사 부스를 말한다. 민족사에 일하고 있는 사기순 선생이 카톡방에 홍보를 해서 알게 되었다. 특이하게도 캠핑카를 이용한 것이다. 이번 불교박람회에서 최대 히트작품 같다.

 


캠핑카는 개막식이 열리는 3관에 있다. 사기순 선생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붙잡고 기념촬영부터 했다. 페이스북에 올려서 홍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해시태그를 이용한 홍보를 말한다.

 


캠핑카에 들어 갔다. 카페 분위기가 난다. 커피가 제공되었다. 카페에는 민족사에서 잘 팔리는 책이 전시 되어 있다. 누구든지 캠핑카 안에 들어 오면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캠핑카 카페는 아늑했다. 작은 공간이 동굴처럼 안은 했다. 윤창화 사장과 원철스님과 이윤희 선생이 합석했다.

민족사 윤창화 사장은 구면이다. 사오년전 책 출간 관계로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책 출간을 권유 받았다. 그러나 거절 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했다. 무엇보다 책을 낼 위인이 아님을 말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창화 선생은 아쉬움을 표명하면서 책을 써 보아야 생각이나 사상이 정리됩니다.”라고 말했다.

책을 낼 생각이 없다. 책을 내기 위한 글을 쓸 생각이 없다. 블로그에 그날그날 보고 듣고 느낀 것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쓴다. 나에게 어떤 사상이나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책 한번 써 보라는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어쩌면 자격지심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책을 내고 있다. 과거 블로그에 써 놓은 글을 시기별로 또는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책으로 만든 것이다.

책은 나만의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책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목차도 만들고 서문도 쓴다. 현재 89권 만들었다. 앞으로 5년 분량을 더 만들어야 하니 100권이 넘을 것 같다. 책은 pdf로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누구든지 퍼가라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책 내는 방법이다.

 


2023년 불교박람회가 세텍에서 개최되었다. 첫날에 가 보았다. 평일임에도 가 본 것은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다. 일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시간 내기가 자유롭다.

 


어제 세 가지 사건이 있었다. 밥 먹을 때 비구니 스님들에게 떡공양과 씨디공양한 것을 말한다. 1 a73부스에서는 휴심선차 김덕진 선생을 만나 차에 대해서 배웠다. 차를 마실 때는 입에 물고 침과 함께 삼키라고 했다. 여유를 마시라고 말하는 것 같다. 3관 민족사 캠핑카에서는 커피를 마셨다.

올해 불교박람회가 시작 되었다. 스님들과 불자들의 최대 잔치가 열리고 있다. 3 30일부터 4 2()까지 4일간 열린다.

 

박람회 첫날은 개막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오후 2시에 개막식이 있었다. 오세훈 시장도 참석한 것 같다. 일단의 무리들이 오세훈 시장과 기념촬영 하는 것을 보았다. 아는 스님들 얼굴도 보였다. 불교박람회는 스님들과 불자들의 축제임에 틀림 없다.

 


불교박람회는 불교인들의 축제와 같다. 십년 넘게 개최되다 보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매년 3월이 되면 세텍에서 열리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찾아 오는 것이다. 5월 연등축제 못지 않은 불교계의 큰 축제의 마당이라고 볼 수 있다.

2023-03-3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