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벚꽃 흐드러지게 핀 봄날에

담마다사 이병욱 2023. 4. 3. 19:37

벚꽃 흐드러지게 핀 봄날에

 


벚꽃 흐드러지게 핀 봄날에 나들이 했다. 월초에는 한가하다. 일감은 중순 이후에 몰린다. 은행 일을 보았다. 메일을 스마트폰에서 열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여행가도 안심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열어 볼 수 있어서 대응이 가능하다.

해야 할 일을 마치자 보상심리가 따랐다. 이럴 때는 걸어야 한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산에 가면 절로 향하는 것과 같다. 사람 사는 곳에 시장이 있는데 활력 넘치는 곳이다.

 


시장에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단지 걷고 싶어서 갔을 뿐이다. 시장 한켠 포장마차에서는 대낮부터 낮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돼지 비계껍질을 안주 삼아 소주마시는 노인네들이 있다.

걷는 김에 계속 걷고자 했다. 안양천을 가로질러 비산사거리까지 가고자 했다. 철길 하나만 넘으면 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시간이다. 세 시가 되었으니 중간 오후라 할만하다. 이렇게 거리를 거니는 것도 자유직업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안양천 물고기가 파닥였다. 징검다리에서 바라 본 물고기 떼이다. 왜 파닥이는 것일까? 동물처럼 발정기가 된 것일까? 파닥거림이 시장 상인들 보다 더 활력 있다.

안양천에 벚꽃이 절정이다. 며칠 지나면 다 질 것이다. 그러나 염려하지 않는다. 릴레이 하듯이 새로운 꽃이 필 것이다. 철쭉은 물이 잔뜩 올랐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 하천 변에는 보라색 야생화가 지천이다. 인공의 꽃보다 자연의 꽃이 훨씬 더 낫다.

 


이번주 금요일에는 인제에 있늗 용화선원에 가야 한다. 명진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곳이다. 사단법인 평화의 길에서 대중공양 간다고 유튜브에 공지가 떠서 알았다.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공양비용을 포함한 교통비와 식비 등 십만원을 입금했다. 4월 7일 오전 7시 20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전세버스를 타면 된다.

4월 9일에는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가족여행이다. 그것도 4박5일 가기로 했다. 항공권을 예매하고 숙소를 예약했다. 마치 해외여행가는 것 같다.

평일에 여행가도 되는 것일까?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감이 있으면 현지에서 하면 된다. 그래서 노트북을 가져가기로 했다. 노트북을 가져가면 움직이는 사무실이 된다.

 


걷다보니 비산사거리에 이르렀다. 아파트 가까이 온 것이다. 비산사가리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사거리 로타리 한켠에 펜스를 두르고 지하철 공사를 하고 있다. 안양에 새로운 지하철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은 도로를 파헤치지 않고 공사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지하철 공사를 하는지도 모를 정도이다. 공사명칭은 월곶-판교선이다. 월곶에서 시작해서 장곡, 시흥시청, 광명, 석수, 안양, 종합운동장, 인덕원, 청계, 서판교, 판교에 이르는 노선이다. 그러고 보니 아파트가 역세권이 될 것 같다. 새로 생길 안양종합운동장역과 가깝기 때문이다.

 


마세권이라는 말이 있다. 마트 상권이라는 것이다. 아파트가 이마트와 백미터 거리에 있기 때문에 마세권이 된다. 살고 있는 아파트는 숲세권도 된다. 관악대로 건너 래미안을 지나면 곽악산 줄기 중의 하나인 비봉산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하철이 새로 생기면 역세권이 된다. 2026년 10월에 완공된다고 하니 3년 6개월 남았다.

 


오늘 바람을 쏘이고자 무작정 걸었다. 사무실에 있으면 유튜브나 보며 시간 보낼 것이다. 운동삼아서 걸었다. 스트레스 해소하기 위해서도 걸었다.

걷다 보니 기분 전환이 되었다. 강원도 인제로 대중공양을 가면 소풍가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제주도 4박5일은 해외여행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속마음을 보여도 되는 것일까?

2023-04-0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