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시장바닥에도 진리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3. 4. 3. 09:20

시장바닥에도 진리가

 


진리는 먼데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진리는 가까이에 있다. 시장바닥에도 진리가 있다.

"이왕에 할일이면 최선을 다하자. 누가해도 할일이면 내가먼저.
언제해도 할일이면 오늘부터."

 


이 표어는 안양 중앙시장 채소가게 기둥에 붙어 있는 것이다. 이런 표어는 진리의 말씀이다. 왜 그런가? 경전에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가운데 가장 먼저 마을에서 탁발하여 돌아오는 자가 자리를 마련하고, 음료수와 세정수를 마련하고 남은 음식을 넣을 통을 마련합니다.”(Vin.I.352)

율장 대품과 맛지마니까야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아누룻다 존자가 부처님에게 말한 것이다. 탁발에서 먼저 온 사람이 자리를 준비하고 음식을 펼친다. 당연히 나중에 온 사람이 뒷정리한다. 가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맞벌이 하면 먼저 온 사람이 저녁 준비해야 한다. 나중에 온 사람은 뒷정리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불평과 불만이 있을 수 없다. 시장에서 본 것처럼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잘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고, 누군가 해야 할이라면 내가 한다." 가 되는 것이다.

오늘 중앙시장에서 먹거리를 샀다. 청경채 천원, 콩나물 천원, 근대 천원, 양배추 이천원에 샀다. 그리고 감자탕용 한돈등뼈를 만삼천원 주고 샀다. 모두 만팔천원 들었다. 무게가 상당했다.

한돈등뼈를 등분 했다. 네 덩이를 한묶음으로 한 것이다. 모두 십등분 했다. 앞으로 두고두고 먹을 것이다. 냉동보관 했다.

등뼈를 이용해서 감자탕을 만들었다. 여러번 해봐서 능숙하다. 감자는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양배추와 시래기를 넣었다. 묵은지도 두 잎 넣었다. 시래기는 작년 여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산 것이다. 갖가지 재료를 투하해서 한시간 가량 끓였다.

마침내 감자탕이 완성되었다. 된장이 가미된 것이다. 밖에서 사먹으면 팔천원이다. 재료를 사니 열 번 먹을 것이 되었다. 이런 것도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잘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고, 누군가 해야 할이라면 내가 한다."가 될 것이다.

2023-03-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