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방생, 천장사 금강 방생법회
방생법회,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다. 실제로 한 적은 없다. 이번에 천장사에서 방생법회가 있어서 참여 했다. 2022년 4월 22일의 일이다. 이 날은 음력 삼월 삼짇날로 길일 중의 길일이다.
방생법회는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본다. 그런데 방생법회는 사찰순례도 겸한다는 것이다. 성주사지 순례도 계획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지역축제도 참여한다. 부여 세도 방울토마토와 유채꽃 축제가 그것이다.
천장사 방생법회 전세버스는 9시 반에 출발했다. 천장사 신도와 일요법회팀이 함께 참여 했다. 중현스님을 포함해서 모두 22명이다. 현장에서 4명이 합류하여 26명이고 기도동참자까지 합하면 36명이다.
금강 황산대교에 도착했다. 대교를 건너면 강경읍이다. 방생법회 장소는 황산대교 교각 바로 아래 강물과 만나는 곳이다.
스님과 신도들은 떡과 과일 등 공양물을 준비해서 긴 거리를 이동했다. 준비해 간 현수막을 펼쳤다. 현수막에는 “모든 생명 행복하소서”라는 문구가 크게 써 있다.
요즘 세상에 왠 방생공양이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천장사에서는 오래전부터 방생을 해 왔다. 이런 전통이 있어서일까 고북면 등 서산에 사는 노보살들이 상당수 참여했다.
방생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중현스님은 먼저 방생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것은 생명존중이다.
오계에 불살생계가 있다. 방생은 살생을 저지르기 전에 먼저 자비의 마음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중현스님은 자애경(Sn.1.8)에 있는 것처럼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이라며 바라는 것이 방생의 근본취지라고 했다. 생명에 대한 자비의 마음을 내면 자연스럽게 불살생계를 지키게 된다는 것이다.
중현스님은 방생공덕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를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전쟁의 위험이 없다.
둘째는 기쁘고 길상스러운 일들이 모두 모인다.
셋째는 건강하고 오래 산다.
넷째는 자손이 번창한다.
다섯째는 모든 부처님께서 기뻐하신다.
여섯째는 은혜에 감응한다.
일곱째는 모든 재난이 없다.
여덟째는 극락 또는 천상에 태어난다.
아홉째는 모든 악이 소멸된다.
열째는 복덕과 수명이 영원하다.
방생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가장 큰 것은 살생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지도자가 방생공덕을 쌓으면 전쟁이 나지 않을 것이다.
방생용 물고기를 준비했다. 치어가 아니라 충분히 성장한 것이다. 그렇다고 방생하기 위해 물고기를 잡은 것은 아니다. 잡아 먹힐 염려가 없는 붕어 150마리를 준비했다. 한사람 당 5마리씩 배당된다. 방생할 때는 가족 축원카드와 함께 “나무아미타불”하며 염불한다.
방생이 다 끝났다. 물고기는 물속으로 들어 가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중현스님은 “잘살아라!”라고 말했다. 이때 어느 거사가 “스님, 저도 방생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사람도 방생할 수 있을까? 중현스님 설명에 따르면 사람 방생도 가능하다. 방생은 모든 생명있는 것이 대상이기 때문에 사람도 가능한 것이다.
방생은 외부적 생명체만 대상이 아니다. 자신의 내부에 있는 마음도 대상이 된다. 번뇌 가득 찬 마음을 말한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방생인지 모른다.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방생, 사람을 살리는 방생을 말한다.
2023-04-2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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