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지 말라는 진정한 의미는? 석굴암 본존불 앞에서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 이 말은 석굴암에서 들었다. 석굴암 본존불 전각을 비켜 나서 카메리를 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법당보살이 제지한 것이다.
불국사에 대해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십년 된 것 같다. 작은 법회 모임에서 일박이일 경주 순례 갔었는데 대웅전에서 사진찍다 법당보살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받았다.
사찰순례하면 불상을 촬영해 둔다. 순례기를 남길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불국사 대웅전에서는 사진촬영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법당 안에서 촬영금지하는 것으로 이해 했다. 법당 밖에서 찍으면 어떨까?
법당 밖에서 부처님 상호를 촬영했다. 그러자 법당보살이 뛰어 나와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는 것에 대하여 혀를 차는 언사를 말한다.
법당보살에 대해서 대단히 불쾌하고 무례하게 생각했다. 법당 밖에서 찍는 것까지 제지하는 것이 이해 되지 않았다. 더구나 관광객 또는 참배객에까지 무례한 행위를 하는 것이 이해 되지 않았다.
공양간 식당에 가면 공양주보살이 있다. 법당에 가면 법당보살이 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대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나치면 완장 차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한마디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양주보살의 위세는 대단하다. 지난해 어느 절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신도들은 식판을 들고 음식을 담았다. 그런데 국이 없었다. 아무도 국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번 점심은 국이 없나보다.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아니 감히 공양주보살에게 국 이야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모른다.
국 없이 식사를 했다. 무언가 부족한 듯 마뜩치 않게 식사를 하던 중에 공양주보살이 이를 발견했다. 공양주보살은 말을 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뒤늦게 국이 도착해서 식사를 끝낼 수 있었다.
법당보살은 법당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등을 달고자 할 때 접수하는 역할도 한다. 법당 청소도 한다. 또한 사진 찍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법당에서 사진 찍으면 왜 안되는 것일까? 쇠붙이로 된 불상, 나무로 된 불상, 돌로 된 불상이 닳을까봐 그러는 것일까?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사진 촬영할 수 있는데 왜 불국사 대웅전에서만큼은 안되는 것일까?
수백군데 사찰순례 했다. 사찰순례하면 기록을 남긴다. 글과 사진과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2006년 이래 17년 동안 계속하고 있다. 수백군데 다니다 보면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글과 사진으로 남겨 두려는 것이다. 공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어느 사찰마다 주불이 있다. 어느 사찰마다 불상 모습은 다르다. 사진을 찍어 놓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불국사에서도 사진을 찍고자 했다. 결국 모욕적인 언사를 듣게 되었다. 법당보살의 위세를 실감하기도 했다.
석굴암도 사진촬영금지구역이다. 바위로 조성된 것이라서 사진 찍는다고 마모될 염려는 없다. 더구나 유리벽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사진촬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혹시 본존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으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작년 12월에 스리랑카 순례 다녀 왔다. 스리랑카에도 석굴암 본존불 못지 않은 불상이 있다. 고도 아누라다푸라와 폴론나루와에 있는 사마디불상이 대표적이다.
스리랑카 불상은 석굴암과 달리 유리막도 없고 사방이 막힌 집으로도 보호해 놓지 않았다. 노천에 있어서 비바람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누구나 가까이 갈 수 있다. 딩연히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다만 불상을 배경으로 해서 기념사진 찍는 것은 금한다.
불국사와 석굴암 법당보살들은 사진찍지 말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것 같다. 사진찍지 말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거룩한 불상을 사진찍어 남겨 놓으면 공유되어서 좋은 것이다. 그럼에도 사진찍지 말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사진 찍지 말라는 말의 진정함 의미는 "불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지 마십시오."라는 말 아닐까?
밖에 나와 카메라를 댔을 때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사진 찍지 마세요!"라며 명령조 말을 듣지 않은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석굴암 본존불은 금단의 영역이나 다름없다. 마치 구중궁궐에 있는 것 같다. 유리벽으로 보호되고 또한 집으로 보호 되어 있다. 원형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더구나 참배도 할 수 없다.
석굴암에서 오체투지하며 삼배하고자 했다. 또한 잠시나마 좌선하고자 했다. 그러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서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서서 삼배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 아쉬웠다. 본존불의 장엄한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 보자고 여기까지 달려 왔던가?
석굴암 참배를 마치고 내려 갔다. 일단의 학생무리를 만났다. 수백명 되는 것 같다. 수학여행 왔을 것이다. 그들은 석굴암에 참배하러 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관람하러 온 것이다. 그저 한번 보고 지나치는 관람을 말한다.
석굴암 본존불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사진으로 담을 수도 없고 참배할 수도 없다. 그저 바라 보는 것 뿐이다.
석굴암에 종교는 없다. 종교상품만 있는 것 같다. 석굴암에는 불교는 없고 불교상품만 있는 것 같다. 석굴암은 불교성지라기 보다는 관광지라 볼 수 있다. 갖가지 기도상품을 보면 알 수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다. 이에 수많은 외국인이 찾는다. 외국인이 카메라를 댈 때 법당보살은 어떤 말로 제지할까?
불국사는 부자절이다. 불국사를 장악하면 돈방석에 앉는 것과 같다. 그래서일까 불교계 실세 스님의 손아귀에 있다. 스님은 불국사에 그치지 않는 것 같다. 의왕시에 있는 청계사도 수중에 넣었기 때문이다.
청계사는 안양권을 배후로 하고 있다. 안양, 군포, 의왕, 과천을 안양생활권이라 하는데 인구가 120만명이다. 그래서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청계사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용주사 말사인 청계사가 어떻게 저 멀리 남쪽에 있는 불국사 소속이 되었을까?
불국사는 실세 스님의 위세가 대단하다. 또한 불국사는 법당보살의 위세 또한 대단하다. 관광지화된 불국사에서 불교보다는 불교상품이 우선인 것 같다. 관람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2023-05-04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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