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명진스님 사자후

담마다사 이병욱 2023. 5. 23. 11:08

명진스님 사자후
 
 
유튜브를 보다가 놀라운 문구를 발견했다. 명진TV 평화의 길에서 실은 글을 본 것이다. 장문의 글에는 중간중간에 “윤석열, 네 이놈!”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호기가 느껴진다.
 
오늘 아침 명진TV에서 시국법회 동영상을 보았다. 명진스님이 사자후를 토한 영상이다. 영상제목은 “시국법회 '야단법석' 명진스님 연설 : 고난의 칼날에 서라”(2023-05-22, https://www.youtube.com/watch?v=_R5kSL3150o)이다.
스님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윤석열, 네 이놈!”이라고 했다. 그리고 당장 물러가라고 했다.
 

 
오랜만에 들어 보는 명진스님의 사자후이다. 비록 유튜브로 소리를 듣고 있는 것에 불과하지만 듣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모인 사람들도 따라서 “네 이놈!”했다. 윤석열이 ‘네 이놈’이 된 것이다.
 
윤석열이 네 이놈이 된 것은 타당하다. 작년 미국에 갔었을 때 미국 의회의원들에게 “이 새끼들”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대변인은 한국 국회의원에게 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를 모독한 것이다.
 
국민을 모독한 자에게 “이 새끼”라고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런 이유로 명진스님은 “네 이놈”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다. “이 새끼”라고 부르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일 것이다.
 
거리 곳곳에 국힘 현수막이 있다.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노리는 자는 언어폭력을 자행한다. 그렇다고 현수막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의 옆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함께 실은 현수막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튼튼한 안보 탄탄한 경제”라고 써 놓았다. 과연 그럴까?
 
뉴스 안본지가 오래 되었다. 뉴스를 보지 않으니 번뇌가 없다. 당연히 정치평론도 보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갔을 때 뉴스를 틀어 놓은 곳을 보면 나와 버린다. 그럼에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고 있다. 앞으로 4년간은 더 계속 될 것 같다.
 
이번에 시국법회가 열렸다. 불교계에서 처음으로 준비한 것이다. 이제까지 불교계는 윤석열 당선을 위해서 공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왕이라 불리우는 전총무원장 자승은 대선을 불과 2주일 앞두고 승려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로 인하여 불교가 20여만표 차이로 당선시키는데 공헌 했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불교계는 용산 이태원에서 참사가 났을 때 윤석열에게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영정도 위패도 없는 추도식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는 27일 부처님오신날 참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불교계는 윤석열 정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런 때 시국법회가 열렸다. 평화의 길을 중심으로 하여 재가불교단체가 모인 것이다.
 
시국법회는 5월 20일 열렸다.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광주에서 김동수열사 추모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년 오월 이맘때가 되면 참석하고 있다. 올해도 참석했다.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참석한 김에 광주사적지탐방도 하기로 했다.
 
광주 5.18사적지탐방을 했다. 광주 동구청에서 주관한 것이다. 5.18주간에는 매일 사적지탐방이 시행되고 있다. 도청에서부터 시작하여 전일빌딩245, 계림동 최초발포지, 5.18묘역, 전남대정문, 그리고 마지막 결사항전지 도청에 이르는 코스가 있다.
 
5월 20일에는 큰 행사가 세 건 있었다. 오후 3시에 윤석열정권 규탄 시국법회가 있었고, 저녁 7시에는 제등행렬이 있었다. 광주에서는 김동수열사 추모제가 있었다. 추모제 참석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일년에 한번 있는 일로 이날이 아니면 참석 할 수 없다. 그러나 시국법회는 계속 열린다.
 
시국법회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 대신 2주전에 컵연등만들기에 참여하여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했다. 그리고 오늘 유튜브로 명진스님의 사자후를 듣고 이렇게 글을 쓴다. 이것도 시국법회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 누구든지 유튜브를 보면 참여하는 것이 되고, 누구든지 글을 보면 참여하는 것이 된다.
 
명진스님은 정의를 강조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롭지 않은 것에 항거하는 것이 정의이다. 불교적으로는 비법를 쳐내는 것이다.
 
담마아닌 것이 득세했을 때 불의의 세상이 된다. 법 아닌 것은 불법이고 불의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은 담마이다. 담마는 부처님 가르침을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은 진리의 말씀이다. 이렇게 진리는 정의와 동의어가 된다.
 
진리가 아닌 것이 불의이다. 여법하지 않은 것이 불의이다. 법답지 않은 것이 불의이다. 그래서일까 부처님 제자는 “여법하지 못한 삶과 여법한 죽음이 있다. 여법한 죽음이, 여법하지 못한 삶보다 낫다.”(Thag.670)라고 했다. 이 게송에 대하여 명진스님은 “불의에 살 것인가, 정의를 위해 죽을 것인가, 불의에 사는 것보다 정의를 위해 죽는 것이 낫다.”라고 해석했다.
 
광주에서 민중항쟁이 있었다. 60년대 이후 최초의 무장투쟁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정의가 무엇인지 몰랐다. 아무 이유도 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 분노했다. 공분한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정의이다. 불의하고 부당한 것에 항거하는 것이 정의인 것이다!
 
명진스님은 시국법회에서 “윤석열, 네 이놈!”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아직까지 한국 스님들 중에서 이런 사자후를 토한 스님을 보지 못했다. 아직까지 이런 사자후를 토한 정치인을 보지 못했다. 아직까지 “윤석열, 네 이놈!”하며 간담을 서늘케하게 사자후를 토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명진스님은 할 말을 하는 스님이다. 이는 스님이 테라가타 게송을 “불의에 살 것인가, 정의를 위해 죽을 것인가, 불의에 사는 것보다 정의를 위해 죽는 것이 낫다.”라고 해석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런 기상이 있어서 “윤석열, 네 이놈!”하며 호통친 것이다. 명진스님이 “윤석열, 네 이놈! 당장 물러가라!”라고 사자후를 토했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2023-05-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