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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권 강연회 I 2014-2018, 강연회에 참석하면 반드시 후기를

담마다사 이병욱 2023. 6. 24. 08:10

97권 강연회 I 2014-2018, 강연회에 참석하면 반드시 후기를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분류할 필요를 느꼈다. 처음에는 단일 카테고리였다. 2006년 여름 처음 글을 쓸 때는 일상에 대한 것으로 짤막했다. A4한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그러나 글쓰기가 탄력을 붙게 되자 길이가 길어 졌다.

 

글쓰기는 일상에 대한 것에서 벗어나 법에 대한 것으로 확장되었다. 처음부터 경전에 근거한 글쓰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담마에 대한 카테고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일상과 담마에 대한 글쓰기로 분류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글쓰기 주제도 다양해졌다. 불교음악에 대한 글이 많아지자 불교음악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순례법회와 사찰순례에 대한 글이 많아지자 국내성지순례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해외성지순례를 다녀 와서 후기를 남겼을 때 외국성지순례 카테고리가 필요 했다.

 

카테고리는 필요에 따라 추가 되었다. 이렇게 2006년이후 17년이 지난 현재 20개의 카테고리가 되었다. 참고로 카테고리와 글의 숫자를 보면 다음과 같다.

 

진흙속의연꽃(3137), 담마의 거울(1224), 니까야번역비교(204), 율장의 가르침(61), 니까야강독(187), 나에게 떠나는 여행(498), 국내성지순례기(240), 외국성지순례기(152), 불교명상음악(314), 수행기(282), 봉사기(19), 독후기(51), 선재동자가 되어(13), 영화드라마후기(133), 강연회(75), 테라와다불교활동(49), 경전암송(50), 한국불교백년대계(196), 책만들기(101), 재가불교활동(175)

 

모두 20개의 카테고리를 보면 글이 많은 것도 있고 적은 것도 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진흙속의연꽃카테고리에 넣었으므로 3,137개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은 경전을 읽고 느낀 것을 쓴 담마의 거울카테고리로 1,224개에 달한다.

 

카테고리가 활성화 되지 않은 것도 있다. 사람들과 만남에 대한 것은 선재동자가 되어카테고리에 넣었는데 13개에 지나지 않는다. 봉사기가 19개 밖에 되지 않는다. 마치 개업 했는데 손님이 없는 것과 같다. 카테고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채워 넣을 필요가 있다.

 

2006년이후 활동한 것은 거의 대부분 기록으로 남겼다. 주로 개인사적인 기록기이도 하지만 역사성도 있다. 기록을 남겼을 때 나중 사람들이 참고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일기가 역사적 기록물로 남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보았다.

 

97번째 책을 만들었다. 이번에 만든 책은 강연회에 대한 것이다. 모두 75개의 글이 카테고리에 등재 되어 있다. 시기별로 27개로 묶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쓴 글이다. 분량은 261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보고 싶은 대로 본다면, 최진석 선생의 노자 강의

2. 마지에서 김성철 선생의 법성게 강연을 듣고

3. 중론(中論)은 사상체계가 아니라 테크닉 

3. 취하도록 마시지 않기가 불음주계라고?

4. 신구의 삼업과 탐진치 삼독과의 관계는

5. 목젖법문은 이제 그만

6. 비법을 말하는 법사들

7. “한국불교는 살아 있습니다”무상사 대봉스님 서울법문

8. “윤회는 바로 꿈 같은 거에요”이중표 선생이 말하는 중도

9. 붓다고사가 틀렸다는 스님이 있는데

10. 김열권선생과 대추차를

11. 인도는 마음의 고향, 조준호선생 1

12. 백인지배 우월주의가 만들어낸 아리안(Arian), 조준호선생 2

13. 문명 가로지르기에 성공한 불교, 조준호선생 3

14. 불교는 우파니샤드철학 영향 받았나? 조준호선생 4

15. 공을 연기로 바꾸어 놓고 생각하면, 신상환 선생의 중론강좌

16. 욕망과 분노와 폭력이 투영된 피()의 제사, 조준호선생 5 

17.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중관학의 반논리학

18. 부처님은 사상의 종결자, 조준호선생 6

19. 권위에 의존하는 한국불교, 조준호선생 7

20. 중론을 인생관으로 삼으면 안되는 이유

21. 시간의 흐름에 배중률(排中律)을 적용하면, 김성철선생 중관학 강좌

22. 환멸연기로 사유체계를 부수는 중론

23. 중도로 욕망의 비실재성 통찰, 조준호선생 8

24. 행복이 왜 수온(受蘊)이고 결과일까? 조준호선생 9

25. 아라한의 행복에 대하여, 조준호선생 10

26. 마르크스가 불교도였다면, 불교학술대회 불교와 맑시즘

27. 삼동린포체 법련사 무차대회

 

97권 강연회 1 2014-2018_230613.pdf
2.76MB

 

글은 써 놓으면 남는다. 돈은 아무리 벌어도 남아 나지 않는 것 같다. 통장 잔고는 늘 비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번 써 놓은 글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블로그에 올려 놓으면 십년, 이십년, 삼십년 갈 것이다.

 

블로그도 수명이 있는 것 같다. 영원할 것 같았던 다음블로그도 때가 되니 망한 것이다. 미디어 다음이 경쟁에서 밀렸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네이버와 비등했으나 갈수록 밀려 37이 된 것 같다. 이는 키워드 광고 클릭당 단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재작년에 다음에서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이전했다. 티스토리가 다음의 계열사라고는 하지만 다음에서 블로그가 사라진 것은 아쉽다. 네이버의 경우 블로그는 그대로 있다. 처음부터 네이버에서 시작했더라면 도중에 이전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네이버가 포털을 장악했다고 해서 블로그를 네이버로 이전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블로그에 올린 글은 어느 매체에 있다고 하더라도 검색에 걸리기 때문이다. 티스토리에 올린 글도 검색에 걸린다. 이런 것으로 만족한다.

 

강연회에 대한 기록은 직접 들은 것도 있고 간접적으로 들은 것도 있다. 유튜브에서 본 것도 기록으로 남겼다. 유튜브를 시청할 때 녹취해서 글로 남긴 것이다. 그러나 직접 들은 것만 못하다.

 

법문을 들은 것도 기록에 남겼다. 무상사 대봉스님 법문을 들었을 때도 기록을 남겼다. 그때 당시 무상사에 다니는 법우가 있었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무상사 서울선원에서 들은 것이다. 이에 “한국불교는 살아 있습니다”무상사 대봉스님 서울법문’ (2017-01-20)라는 제목으로 기록을 남겼다.

 

 

무상사 대봉스님은 여러 번 봤다. 처음 재가불교활동할 때 2015년에 순례형식으로 찾아 갔을 때 처음 보았다. 이후 서산 해미읍성에서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했을 때도 보았다. 그리고 서울에서 법문 했을 때도 보았다. 이렇게 여러 번 보니 낯이 익다. 스님도 내 얼굴을 알아 보는 것 같다.

 

무상사 대봉스님은 외국인 스님이다. 현각스님 등과 함께 숭산스님 외국인 제자인 것이다. 미국인이지만 한국말도 잘 한다. 무상사 다니는 법우에 들은 바에 따르면 숭산스님의 인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제는 인가를 주는 위치에 있다고 한다.

 

대봉스님 법문을 듣고 기록해 두었다.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질의응답시간에 어느 외국인 여성이 스님에게 깨달음과 관련하여 질문했다. 그러자 스님은 “What are you doing?(당신은 무엇하고 있습니까?)”라며 역질문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갑자기 한발을 들어 바닥을 탁 치는 것이었다. 무상사 법문할 때 이런 장면을 종종 보았다.

 

어떤 이가 한국불교는 죽었다고 말했다. 아마 그때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해서 말한 것 같다. 그러자 스님은 “아닙니다. 무상사에 가면 한국불교는 살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마 자신이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본다.

 

강연회에 가면 듣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반드시 후기를 남긴다. 조준호 선생의 강연도 그랬다. 20189월부터 3개월동안 열린 ‘인도사상, 욕망을 넘어 행복으로’라는 주제의 강연이 그것이다. 모두 10강이었는데 완주했다. 그리고 기록을 남겼다.

 

조준호 선생 강연은 신선했다. 초기불교 전공자답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다 쏟아 붓는 것 같았다. 내가 전혀 모르고 있는 것도 있었다. 학자의 시각에서 연구한 것을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행복이 왜 수온(受蘊)이고 결과일까? 조준호선생 9’(2018-11-09)이다.

 

 

조준호 선생은 행복은 수온의 결과라고 했다. 이런 말은 이전에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행복은 그저 즐거운 느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수온의 결과라는 것이다.

 

행복이 왜 수온의 결과일까? 이는 조준호 선생의 논문에서 행복감은 수온(受蘊)이고 또한 행복감은 결과라고 표현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문구는 다음과 같다.

 

 

“수온과 관련한 행복과 고통은 인과적 차원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인과의 차원에서 행복감은 좋다고 하여 무작정 얻으려고 하거나 지속시키려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느낌과 감정으로서 행복감은 원인적 행위에 대한 결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의지적으로 의도적으로 지속시키기에는 한계를 갖는다. 마찬가지로 사성제의 체계에서 보여주듯 고통이 싫다고 해서 바로 버릴 수 있는 성질이 아님을 분명히 안다. 대신 고통은 철저히 이해해야 할 성질이다. 철저하게 이해할 때 고통의 원인 또는 이유는 제거될 수 있는 것이다.

 

 

조준호 선생은 행복이 수온의 결과라는 것에 대하여 고성제와 집성제로 설명했다. 이는 느낌에 대한 것이다. 느낌이 발생한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라는 것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반대로 결과는 원인이 있어서 발생한 것이다. 이는 고성제와 집성제로 설명할 수 있다.

 

부처님은 사성제에서 고성제부터 설명했다. 이는 결과부터 설명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원인부터 먼저 설명해야 한다. 집성제부터 먼저 설해야 하나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괴로움은 이미 발생한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결과로서 나타난 것일 뿐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괴로움이 발생한 원인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부처님은 고성제부터 설하고 그 다음에 집성제를 설했다. 이는 결과부터 말하고 원인을 나중에 말한 것과 같다. 이렇게 결과부터 말한 것은 현실을 받아 들이라는 말과 같다. 괴로움을 피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즐거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행복한 자는 이 행복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지금 행복은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행복한 것은 행복한 조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선정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면 이는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지금 열반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면 역시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괴로운 느낌이든 행복한 느낌이든 느낌은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이 느낌은 원인이 아니다. 지금 내가 현재 여기에 있게 된 것도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지금 내가 오취온적 존재로 사는 것도 과거 오온에 집착하여 산 것이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부처님은 이것이 괴로움이다라 하여 고성제를 설했다. 이는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다. 이 고통스러운 느낌이 바로 수온에 해당된다. 수온은 이미 벌어진 상황이다. 수온은 엎질러진 물과 같다.

 

이 고통스러운 느낌에서 해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알아차리는 것 외 방법이 없다. 그래서 조준호 선생은 강연에서 “고통은 싫다해서 바로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철저하게 알고 이해하여야 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2018-11-09)라고 말했다.

 

통산 97번째 책을 만들었다. 100권이 머지 않았다. 블로그에 매일 쓰다보니 산이 되었고 이제는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블로그에 올려져 있는 것 자체가 전자책과 다름 없지만 구슬도 꽤어야 보배라고 이렇게 단행본으로 내는 것도 보석과 같다.

 

지나간 글을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책으로 만들고 있다. 책은 pdf로 만들어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책만들기 카테고리에는 현재 96번째 책까지 올려져 있다. 이번에 pdf를 올리면 97번째 책이 된다.

 

블로그에 pdf를 올려 놓는 다는 것은 모두 다 가져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가져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분이 댓글에다 이제까지 올린 pdf를 모두 다 다운 받았다는 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책을 만드는 목적을 달성한 것 같다.

 

오늘 책을 만듦으로 인하여 또 하나의 책이 추가 되었다. 블로그에는 pdf로 올려서 모두 공개한다. 종이책으로도 책을 만든다. 보관용이다. 두 권을 만들어 한질은 사무실에 보관하고, 또 한질은 집에다 보관한다.

 

돈은 벌어도 남아 나지 않는다. 물질은 변해서 사라지고 만다. 세월은 흘러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무상한 세월에서 정신적으로 작업해 놓은 것은 남아 있다. 이렇게 글을 써 놓아도 남고, 이렇게 pdf로 만들어 놓아도 남는다. 세상에 이런 재미가 어디 있을까? 내가 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에 해당된다.

 

2023-06-2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