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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권 외국성지순례기 4 인도 2018 , 가련한 방랑자가 되지 않고자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25. 09:46

99권 외국성지순례기 4 인도 2018 , 가련한 방랑자가 되지 않고자

 

 

인생은 나그네인가? 영화 1917년에서 본 인상적인 노래가 있다. 이는 나는 가련한 나그네로 시작하는 노래이다.

 

1차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에는 참호전이 벌어졌다. 참호전은 이제까지 겪어 보지 못했던 인류 최악의 전쟁이었다.

 

병사들은 휴식시간에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목사는 나는 가련한 나그네. 고통스런 세상을 한없이 떠도네. 이곳엔 병도 없고 위험도 없다네. 밝은 땅으로 나는 나아가네. 내 아버지를 만나러 그곳에 가네. 방황을 끝내러 그곳에 가네. 나는 이제 요단강을 건너네. 나는 이제 집으로 가네.”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병사들도 따라했다.

 

전쟁터에서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총알이 어디서 날아 올지 모른다. 살아 있어도 산 목숨이라고 볼 수 없다. 죽음은 늘 가까이에 있다. 이럴 때 믿을 것은 사후세계의 천국일 것이다.

 

전쟁하다 죽으면 전사자들만이 가는 천국이 있다고 한다. 니까야에도 전사자의 천국에 대한 경이 있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사자들의 천국은 없다고 했다. 왜 그런가? 부처님은 촌장이여전사가 전쟁터에서 전력을 다해서 싸운다면 그의 마음은 이와 같이 ‘이 사람들을 구타하거나 결박하거나 절단하거나 박멸하거나 없애 버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미 저열해졌고 불우해졌고 사악해졌습니다그 전력을 다해서 싸우는 자를 적들이 살해하여 죽인다면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전사자의 지옥이 있는데 그곳에서 태어납니다.”(S42.3)라고 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전쟁은 증오와 적개심이 없으면 싸움을 할 수 없다. 분노와 증오심, 적개심을 가진 채 죽으면 전사자가 가는 천국이 아니라 지옥에 태어난다고 부처님은 말했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나는 가련한 나그네라 하여 사후 천국에 태어나는 것을 말하지만 잠시 위안을 줄 뿐이다. 가능하면 태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태어나지 않으면 죽을 일도 없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불사를 추구한다. 죽지 않으면 태어날 일도 없기 때문이다. 불사는 다름 아닌 열반과 동의어이다.

 

나그네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가련한 나그네가 되지 말아야 한다. 나그네가 된다는 것은 방황자가 된다는 말과 같다. 정처없이 이곳 저곳 떠도는 방랑자가 되는 것과 같다.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 불교에서는 나그네가 되기 보다는 윤회를 끝내는 수행자가가 되라고 했다. 그래서 올바른 가르침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에게 윤회는 아득하다.”(Dhp.60)라고 했다.

 

수행자가 되고자 한다. 글을 쓰는 것도 수행의 일종일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일일신우일신하는 것이다. 매일 새롭게 사는 것이다. 어제 보다 나은 삶이다. 글은 늘 새것이기에 글을 쓴다는 것은 매일 새로운 삶, 성장하는 삶을 사는 것이 된다.

 

글을 써 놓은 것이 수천개 된다. 2006년부터 쓴 글을 세어 보니 7,211개이다. 17년동안 매일 쓰다시피 했다. 글을 쓸 때 마다 새로운 삶을 사는 듯 했다.

 

글은 마음이 깨끗해야 쓸 수 있다. 마음이 탐욕이나 분노 등으로 오염된 상태에서는 글을 쓸 수 없다. 명경지수처럼 맑은 상태에서 쓸 수 있다. 그래서 글은 마음이 오염되기 전인 새벽이나 아침에 쓰게 된다.

 

글을 7천개 이상 썼다. 블로그에 다 저장되어 있다. 쓴 글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페이스북에 열심히 글과 사진을 올리지만 올리는 것으로 그치는 것 같다. 그러나 한번 올린 글은 보관해 둔다. 나의 시간과 노고가 담겨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쓴 글을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기별로 또는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Pdf로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려 놓는다. 누구든지 다운 받아 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이번에 책을 만들었다. 99번째 책이다. 책 제목을 ‘99권 외국성지순례기 4 인도 2018’로 정했다. 20171231일부터 201818일까지 89일동안 성지순례한 기록이다. 모두 25개의 글로 393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여행을 즐기는 것이라 하지만

2. 꽃목걸이를 하고 새해를 인도에서

3. 인도에서 새해 첫째 날

4. 가장 인도다운 바라나시의 카오스

5. 아르띠 뿌자와 부처님의 불의 법문

6. 이 몸도 다른 것의 먹잇감이 될 것을, 바라나시 화장터 가트에서

7. 성지에서는 백색 가사를 수하고

8. 여섯 아라한의 의미는? 초전지 사르나트에서

9. 보드가야 가는 길에

10. 마음이 충만했던 보드가야 대탑

11. 법화경의 성지 깃자꾸따

12. 라자가하 오악(五岳), 기립바자 산곡성(山谷城) 기립바자

13. 기쁨의 정원 벨루바나(竹林精舍)

14. 날란다 유적에서 무상(無常)

15. 그 많던 사리는 다 어디 갔을까? 베살리 릿차비스투파에서

16. 베살리의 번영과 중각강당(重閣講堂)

17. 최상의 공양이란 무엇인가?  꾸시나라 열반당앞에서

18. 완전한 열반은 가르침의 절정, 라마바르 다비터에서

19. 룸비니 가는 길에

20.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른일까? 부처님이 최상자인 이유

21. 성자로 거듭 태어난 흉적 앙굴리말라

22. 금융인 아나타삔디까의 기원정사 건립이야기

23. 슬픔 없는 왕도 영화가 몰락했을 때, 권력무상 타지마할을 보고

24. 난공불락의 철옹성 아그라성

25. 기쁨과 환희로 충만한 성지순례

 

99권 외국성지순례기 4 인도 2018_230613.pdf
12.51MB

 

 

 

성지순례는 진주선원불자들과 함께 했었다. 이는 진주선원 선원장 원담스님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로그 활동을 하다 보면 수많은 인연을 만난다. 블로그에서는 필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얼굴도 공개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글과 사진, 동영상만 올린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면 흔히 듣는 질문이 있다. “혹시 스님 아닙니까?”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불교와 관련된 글을 쓰면 모두 스님인줄 아는 것 같다. 또 하나 듣던 질문이 있다. “혹시 학자 아닙니까?”라는 말이다. 블로그에 경전을 근거로 하여 장문의 글을 쓰면 모두 불교학자인줄 아는 것 같다.

 

스님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다. 평범한 보통불자이다. 일인사업을 하는 자영업자이다. 일감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이 없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글쓰기만한 것이 없다.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가기 때문이다.

 

원담스님은 블로그가 인연이 되어서 만났다. 처음에는 댓글로 소통했다. 원담스님 카페에 가서 댓글도 달았다. 이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고 인도성지순례도 따라가게 되었다.

 

인도에는 불교가 없다. 성지 주변에만 조금 있는 듯 보인다. 또한 성지도 규모가 큰 것이 아니다. 보드가야 대탑 하나정도만 제외하고 대부분 붉은 벽돌로 된 유적뿐이다. 그럼에도 감격했다. 경전에서 보던 것을 현지에서 공기로, 피부로 접했기 때문이다.

 

인도성지순례는 한마디로 기쁨과 환희로 충만한 것이었다. 존경하는 원담스님과 진주선원불자들과의 910일은 일생일대의 사건으로 남을만하다. 그때 인연 맺은 법우님 중에 한분은 지금도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 준다.

 

기록해 두면 남는다. 한번 보고 지나치면 남는 것이 없다. 세월이 흐르면 기억도 희미해 진다. 일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만이라도 기록을 남긴 다면 삶의 족적이 된다.

 

나는 어떤 삶의 족적을 남겼는가? 돈은 벌지 못했다. 돈벌기 선수가 되었다면 백만장자가 되었을 것이다. 흔히 하는 아파트 투기 같은 것이다. 두 채 가지고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불리기가 쉽다. 이른바 갭투자로 여러 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돈은 믿을 것이 못 된다. 통장의 잔고가 늘 비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이 되기도 한다. 그 동안 번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돈은 죽어서 가지고 가지도 못한다. 돈은 내것이 아니다.

 

한번 써 놓은 글은 달아나지 않는다. 10년전에 인터넷에 써 놓은 글은 그대로 살아 있다. 누군가 검색해서 걸리면 읽어 볼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글은 살아 있는 것이다.

 

돈은 죽어서 가지 못한다. 그러나 한번 써 놓은 글은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돈과 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당연히 글을 선택한다.

 

이번에 99번째 책을 만들었다. 이제 조만간 100권이 된다. 백권의 책이 되었을 때 북콘서트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말을 뱉었으니 약속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북콘서트를 할 것인가? 네 그룹을 생각하고 했다. 능인불교대학37기법우모임, 정의평화불교연대모임, 금요니까야모임, 그리고 페이스북친구모임을 생각하고 있다. 나는 정말 북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 북콘서트를 할 수 있을만한 자격이 있을까? 날자는 점점 다가 온다.

 

 

2023-07-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