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보리수에 새이파리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23. 16:15

보리수에 새이파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잎이 나왔다. 보리수에 새 이파리가 나온 것이다. 보리수를 가져 온지 29일만의 일이다.
 
어제 조짐을 보았다. 주가지 끝에서 올라 온 것이 있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전에도 올라 오긴 올라왔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말라 죽었다.
 

 
보리수 이파리가 많이 떨어졌다.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렇게 떨어지기만 하고 새잎이 나지 않는다면 나중에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새잎이 나지 않자 포기의 마음이 들었다. 너무 집착하는 것 같기도 했다. 포기의 마음이 일어나자 차라리 마음이 편안했다. 죽으면 죽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새잎이 불쑥 올라 온 것이다.
 

 
사무실에는 수많은 식물이 있다. 주로 키우기 쉬운 열대식물이다. 이파리가 두터운 것이 특징이다. 행운목은 물만 주어도 잘자란다. 떡갈고무나무도 사 올 때보다 1.5배는 커진 것 같다. 여인초는 쑥쑥 자라 사람 키만하다. 하트모양으로 죽죽 뻗은 알라카시아는 기품있어 보인다.
 

 
난초과에 속하는 식물도 잘 자란다. 한 종류는 3년전 창동 장모댁에서 분양 받아 온 것이다. 이제 뿌리를 내린 것 같다. 이파리 양끝 부위에 흰색 띠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시장에서 사 온 떠 하나의 난초과 식물도 이제 뿌리를 내린 것 같다. 무성하게 자란 것이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롭다.
 

 
화분에 물을 줄 때 거름을 섞어 준다. 동그란 작은 콩알만한 거름이다. 다이소에서 산 것이다. 먼저 난에 준다. 동이에 물을 붓고 거기에 거름 7-8알가량 떨어뜨린다. 거름은 시간이 지나면 물에 녹는다.
 
난은 동이에 10시간 가량 담가 둔다. 물이 뿌리에 충분히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난 화분을 제거 하고 나면 물을 재활용한다. 식물에 물을 주는 것이다.
 

 
물은 거름이 녹아 있다. 탁하고 약간 걸쭉하다. 영양분이 풍부한 물이다. 아마 질소 성분이 많을 것이다. 거름에서 변냄새가 약간 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거름녹은 물을 식물에 골고루 주었다. 보리수에도 주었다. 이전에는 보리수에 물만 주었다. 거름물을 주어서 이번에 새이파리가 나는 것 아닌지 생각해 본다.
 
보리수를 살리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다. 안양로 건너편 명학꽃집 사장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기도 했다. 꽃집 아저씨는 “바람이 통해요?”라고 물어 보았다.
 

 
식물에 바람이 중요한 것 같다. 창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 들어 올 일은 없다. 물만 주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꽃집 아저씨에 따르면 선풍기바람도 좋다고 했다. 에어컨바람은 자연바람이 아니라고 했다. 선풍기바람은 자연바람으로 보아도 좋다고 했다. 이에 매일 오전과 오후로 한시간씩 서큘레이터를 돌렸다.
 
새이파리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나올 때가 되어서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풍기바람을 쐬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정적인 것은 거름물을 듬뿍 준 것이다.
 

 
한달 만에 희망을 보았다. 자포자기하고 있었는데 아주 작은 이파리가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할 것 같다.
 
 
2023-07-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