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와나선원

재가자의 안거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30. 22:24

재가자의 안거
 
 
어제 안거 입재법회를 앞두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안거에 참여해 볼까?”라고 불현듯 생각이 든 것이다. 재가불자도 안거할 수 있을까?
 
매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담마와나선원에서는 안거법회가 열렸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빤냐와로 대장로의 집전하에 서울 청파동에 있는 한국테라와다불교 서울선원에서 열린 것이다.
 

 
안거법회 때 무엇을 입고 가야 할까? 날씨가 무더워서 반팔을 입고 가야 한다. 보통 컬러 있는 상의를 입었다. 오늘은 흰 색 옷을 입어야 할 것 같았다. 마침 흰 색 티가 있어서 입었다.
 
백색 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대부분 불자들이 흰색 옷을 입고 왔기 때문이다. 또한 백색 옷은 당연한 것이다. 테라와다불교권에서 법회나 행사가 있을 때 흰 곳을 입고 오기 때문이다.
 
하안거 입재법회
 
법회는 7월 30일 오전 10시에 예정되어 있다. 테라와다 스님 열 분이 참석 예정이다. 왓사특별초청법회라 하여 빤냐와로 대장로를 비롯하여 빤냐완따스님, 담마위하리스님, 빤냐왐사스님, 떼짓사라스님, 떼자사미스님, 케마짜라스님, 웃따마시리스님, 악까사또스님, 냐냐시리스님 열 분의 상가스님을 초청한 것이다.
 
법회가 끝나면 점심공양시간이다. 선원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스님들과 재가자들을 위한 공양준비를 한다. 빈손으로 갈 수 없다. 사대필수품 보시를 위한 보시금은 상가 계좌로 자동이체 했다. 많은 금액은 아니다. 소액으로 보아야 한다. 형편에 맞추어 능력껏 했다.
 

 
점심 때 먹을 먹거리를 하나 준비 했다. 그것은 밤호박이다. 해남 특산품 밤호박이다. 해남 황토에서 생산된 명품이다. 맛은 먹어 보아서 알고 있다. 귀촌한 친구가 재배한 것이다.
 

 
선원에 도착했다. 먼저 3층 주방으로 올라갔다. 밤호박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수계동기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늘 나오는 동기가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코로나로 인하여 못 나왔다고 한다.
 

 
선원에 자주 가는 것은 아니다. 붓다의 날이나 안거입재법회, 카티나가사공양법요식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간다. 그러다 보니 얼굴이 익숙치 않다. 그럼에도 수년동안 다니다 보니 아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얼굴과 이름이 잘 매칭되지 않는다. 그래서 법명이 무엇인지 물어 본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다. 갈 때 마다 얼굴이 바뀌는 것 같다. 아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어떤 분은 글 잘 보고 있다며 아는 체 한다. 밴드에 며칠 간격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에 알아 보는 것이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힘을 받는다.
 
실내 탁발 하는 것은
 
테라와다불교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 그것은 탁발이다. 탁발 없는 테라와다불교를 상상할 수 있을까? 담마와나선원에서도 탁발이 있다. 실내에서 하는 탁발이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보시할 것을 들고 있다.
 

 
보시품은 선원 운영위원회에서 준비 되었다. 열 개의 큰 쇼핑백 안에는 갖가지 생필품이 들어 있다. 오늘은 특별히 가사가 준비 되었다. 목욕가사를 말한다.
 

 
스님들이 입장했다. 빤냐와로 대장로를 선두로 하여 열 분의 상가 스님들이 들어 왔다. 커다란 쇼핑백은 터치 되었다. 받았다는 표시이다. 목욕가사는 발우에 넣으면 된다.
 

 
한국에서는 탁발이 가능하지 않다. 탁발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내탁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율장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것으로 본다. 비록 쇼로 보이고 퍼포먼스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적 현실에서 이것이 최선이다.
 
탁발이 끝나고 법회가 시작되었다. 법회는 10시 20분부터 시작되었다. 열 분의 테라와다 상가 스님들과 30명가량의 재가불자가 안거법회에 참석했다.
 
빤냐와로 대장로 법문
 
법회는 예경문 낭송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삼보에 큰 절을 하고 대장로에게 큰 절을 했다. 이어서 삼귀의와 오계를 청했다. 빠알리어로 “아눅가항 까뜨와 실랑 데타메 반떼”라며 세 번 청하는 것이다. “스님, 자비를 베풀어서 계를 설하여 주십시오.”라는 뜻이다.
 

 
빤냐와로 마하테로(대장로)의 법문이 시작되었다. 대장로는 먼저 “수행은 잘 하고 있습니까?”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수행위주의 법문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수행위주로 진행된다. 수행을 해서 도와 과를 증득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행을 잘 하고 있는지 물어 본 것이다.
 

 
수행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맨날 그 모양 그 꼴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대장로는 “표가 나야 합니다. 하루가 지나면 얼굴이 달라집니다. 같은 얼굴이면 수행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수행을 하면 달라져야 한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되어야 한다. 축적 되었을 때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맨날 그 얼굴이라면 노력하지 않은 것이다.
 
재가자도 안거할 수 있을까?
 
안거는 출가의 전유물일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입재 법문에서는 재가불자들을 위한 법문도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쩌면 출재가 모두를 위한 입재 법문인지 모른다.
 
출가자들에게 있어서 안거는 필수이다. 그러나 재가자는 선택이다. 재가자는 안거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장로에 따르면 출가자에게 반드시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사띠를 놓치지 않는 것,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 즐기는 일을 하지 않는 것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대장로는 재가자에게도 당부했다. 재가안거라는 말은 없지만 안거기간 중에 재가자가 해야 할 일을 말한 것이다. 이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계를 잘 지키는 것, 육근을 방호하는 것,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안거법문을 들어 보면 출가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재가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에 출재가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재가자라도 안거기간 동안에는 출가자처럼 살 수 있는 것이다.
 
대장로는 계 지키는 것을 강조했다. 계를 지키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하여 대장로는 “계를 지키지 못했을 때 치고 올라가지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출재가를 막론하고 계는 지켜야 한다. 계청정이 이루어져야 마음청정이 이루어진다. 마음이 청정해야 지혜가 생겨난다. 계를 지키는 것은 수행자에게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대장로는 음식절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음식을 삼시 세끼 먹으면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했다. 음식을 먹었을 때 여덟 시간 걸리는데 세 끼를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되어서 제대로 수행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삼시 세끼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행자라면 하루 한끼로도 충분할 것이다.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기 위해서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장로는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해서 밥을 먹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안거 입재법회는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 모여 있는 자리에서 열렸다. 안거가 출가자의 전유물이라면 출가자들만 모아 놓고 열렸을 것이다. 그러나 재가자들도 참석했다.
 
대장로가 재가자들에게도 법문한 이유는 무엇인가? 안거는 출가자들뿐만 아니라 재가자들도 참여가 가능한 것임을 말한다.
 
대장로의 법문은 출가자들만을 위한 법문은 아니다. 재가자들을 향해서도 법문했다. 법문은 사실상 출재가 모두를 위한 것이다.
 
대장로는 법문에서 이번 안거에서 세 가지를 당부했다. 법을 분명히 알아차리는 것, 정신과 물질 현상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 어떤 것이든지 변하지 않는 것은 없음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지혜
 
안거는 수행과 관련 있다. 수행을 해서 도와 과를 증득해서 윤회를 끝내려면 가장 먼저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대장로는 “여러분은 정신적 물질적 현상을 구분합니까?”라고 질문했다.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지혜가 생긴다. 그런데 단계적으로 생긴 다는 것이다. 모두 16단계가 있다. 가장 첫 번째 지혜는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지혜(nāmarūpa pariccheda ñāna)’이다. 칠청정에서는 ‘견해청정(diṭṭhi visuddhi)’에 해당된다.
 
깨달음에는 단계가 있다. 어느 날 순간적으로 몰록 깨닫는 일은 없다. 단계적으로 지혜가 성숙되었을 때 깨닫게 된다. 그 출발점은 정신과 물질을 아는 것부터 시작된다.
 
정신과 물질은 명색에 대한 것이다. 빠알리어로는 나마루빠이다. 이는 다름 아닌 우리 몸과 마음에 대한 것이다. 우리 몸과 마음을 색, 수, 상, 행, 식으로 나누어서 관찰하는 것이다.
 
정신과 물질이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는 집중을 통해서 가능하다. 사띠가 확립되었을 때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관찰 했을 때 알 수 있다.
 
사띠가 확립되면 수행은 쉬워진다. 정신과 물질이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좌선을 해서 집중의 결과 사띠가 확립되었을 때 드러난다. 다리에 통증이 일어났을 때 이를 제3자가 보듯이, 심지어 남의 다리 보듯이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지혜는 사띠에 달려 있다. 집중이 되어서 사띠가 확립되었을 때 법의 성품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대장로는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지헤가 없으면 그 다음 단계로 올라 갈 수 없고 또한 삼매에 들 수도 없다고 말했다.
 

 
대장로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이야기를 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가 없다. 노트하기에 바빴다. 노트한 것을 바탕으로 이렇게 후기를 작성한다. 그러나 다 쓸 수가 없다.
 
어떤 식으로든지 대상을 알아차려야
 
수행자라면 누구나 도와 과를 얻기 원한다. 이는 성자의 흐름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나는 수다원이 될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 시대에 가능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 당시에는 가능했을지 모른다.
 
현대는 온갖 편리가 있는 세상이다. 편리한 것으로 인하여 도와 과를 이루기가 극히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목표를 크게 잡지 말고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것은 대상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대장로는 알아차림을 강조했다. 어떤 식으로든지 대상을 알아차려야 함을 말한다. 그래서 “정신과 물질이 구분되네.”라고 한다면 좋은 결과라고 했다.
 
수행을 하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좋은 결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은 노력하지 않았음을 말한다. 그래서 대장로는“죽는 순간까지 대상을 놓치지 않고 분명히 알아차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대장로의 법문이 끝났다.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가자에게도 한 것이다. 이번 안거법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나에게도 해당된다. “나도 안거에 참여해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들어 맞은 것이다.
 
점심 공양시간에
 
점심 공양시간이 되었다. 선원 운영위원회 봉사자들이 준비한 것이다. 스님들은 3층에서 공양하고 재가자들은 2층 법당에서 공양했다.
 

 
공양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상을 스님에게 올리는 행사를 말한다. 재가불자들이 상을 터치할 때 스님은 “~닙바나싸 빠짜요 호뚜”라며 축원해준다. 이 보시 공덕으로 열반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이다.
 

 
2층 법당은 식당이 되었다. 책상이 필요에 따라 밥상이 되듯이, 법당도 필요에 따라 법당이 되는 것이다. 음식은 김밥이 제공되었다. 그리고 떡과 과일이 나왔다.
 

 

 

 
질의응답시간에
 
점심공양은 12시 이전에 모두 끝났다. 다음 시간은 질의응답시간이다. 늘 그렇듯이 빤냐와로 대장로가 나온다. 재가불자들은 준비한 질문을 내 놓는다.
 

 
아직까지 한번도 질문을 한 적이 없다. 물어 볼만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듣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질의응답을 통해서 얻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질의응답은 한시간 동안 진행 되었다. 아홉 명이 질문했다. 수행과정에서 경험 했던 것이 주된 내용이다.
 

 
어느 질문자는 수행이 쇠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시간 동안 오온을 지켜 보았는데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장로는 수행의 쇠퇴가 아니라고 했다. 오온이 분해 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온이 분해가 되어야 개별적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대장로는 질의응답이 끝나자 곧바로 울산으로 내려갔다. 서울에 올 때마다 수행점검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한시간 동안 시간을 내는 것은 자비의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대장로가 떠난 후에도 법당에 남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이번에는 악까사또스님 차례가 되었다. 30대로 젊은 스님이다. 더구나 사사나 스님의 아들이기도 하다.
 

 
악까사또 스님은 어제 귀국했다고 한다. 태국에서 온 것이다. 출가를 태국에서 했다고 한다. 태국에서 안거에 들 수도 있으나 상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젊은 스님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아마 출가일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왜 출가하셨어요?”라고 물어 본다.
 
젊은 스님, 악까사또 스님은 법랍 9년차이다. 태국에서 출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려 주었다. 태국으로 출가하고 싶은 사람에게 안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비공식 모임도 중요
 
테라와다불교 불자들은 교류가 거의 없다. 법회가 끝나면 각자 집으로 간다. 뒷풀이 문화가 없다. 술 마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사찰순례 같은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카페에서 커피나 차정도는 마실 수 있다.
 

 
법회가 끝나고 카페에 네 명 모였다. 몇 해 다니다 보니 낯이 익다. 이런 비공식 활동도 있어야 한다. 공식적 모임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비공식적 활동도 중요하다. 비공식적 모임에서도 담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일터에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았지만
 
오늘 안거 입재가 있었다. 공식적으로 음력으로 유월 보름인 8월 2일부터 시작된다. 한국불교에서 안거는 음력으로 사월 보름에 시작된다. 한국불교 전통보다 두 달 늦다.
 
안거는 삼개월동안 지속된다. 안거가 끝나면 11월에 까티나가사공양법요식이 있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붓다데이 다음으로 큰 행사이다. 나도 이 법요식 때까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재가자이지만 안거에 동참하고자 한다. 대장로부터 안거 법문도 들었으니 실천하고자 한다. 그러나 대장로는 큰 틀에서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수행초보자이다. 위빠사나 수행한다고 하여 십년전부터 관심 보였으나 진척이 없다. 집중수행도 해보고 미얀마도 다녀 와 보았다. 그러나 좀처럼 지혜는 계발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노력부족 같다.
 

 
사무실에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삼년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최근 일주일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오늘만큼은 한시간 앉아 있는다.”라고 결의 했기 때문이다.
 
매일 한시간 앉아 있고자
 
매일 한시간 앉아 있고자 한다. 가장 좋은 시간대는 아침이다. 구체적으로 7시 반에서 8시 반까지 한시간 앉아 있고자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TV도 보지 말아야 하고 유튜브도 보지 말아야 한다. 메일도 열어 보지 않아야 한다. 좌선에 영향 주기 때문이다.
 
이번 안거에 동참하고자 한다. 매일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먼저 앉아 있는 것을 생활하 하고자 한다. 점심 때가 되면 점심을 먹듯이, 아침에 일터로 오면 한시간 앉아 있고자 한다.
 
대장로가 이번 법회에서 강조한 것이 있다. 그것은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것이다. 위빠사나 16단계 지혜 중에서 1단계로 가장 기초에 해당된다. 대장로는 기초를 튼튼히 하라고 말한 것 같다.
 

 
이번 안거에서 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아침에 한시간 앉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과 물질을 구분하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안거가 끝나는 때 나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그 모든 대상들을 새겨라.

작은 동작이든 큰 동작이든 바꾸고 움직일 때마다 몸의 여러 동작들을 새겨라.

몸이나 마음에서 좋은 느낌이든 나쁜 느낌이든 그 모든 느낌들이 생겨날 때마다 새겨라.

이렇게 특별하게 새길 것이 없을 때는 부품, 꺼짐, 앉음 등 원래 새기 던 대상만을 끊임없이 새겨라.

계속 걸어갈 때도 드는 것, 나아가는 것, 내려놓는 것만을 끊임없이 새겨라.

이러한 방법으로 잠들어 있을 때를 제외하고 낮이나 밤이나 끊임없 이 하나의 새김으로 새기며 지내면 머지않아 생겨나고 사라지는 모든 물질과 정신을 바로 그 순간에 새겨 알 수가 있게 되어 '생멸의 지혜' 등 특별한 위빳사나 지혜들이 차례대로 생기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76-77쪽)
 
 
2023-07-3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