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정거장 점유하기, 눈부처학교 10기 1강

담마다사 이병욱 2023. 9. 6. 16:10

정거장 점유하기, 눈부처학교 10기 1강
 
 
23년 눈부처학교가 열렸다. 대면으로 열린 것은 거의 4년만이다. 기록을 찾아 보니 대면으로 눈부처학교가 열린 것은 2019년 7월의 일이었다. 그때 7기 눈부처학교 가 열렸었다. 주제는 ‘참여불교의 이론과 실천’이었다.
 
눈부처학교는 코로나 기간 중에도 열렸다. 줌으로 열린 것이다. 작년에는 ‘호국불교론’과 관련하여 6월달에 줌으로 열렸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난 후 처음으로 올해 대면으로 눈부처학교가 열렸다.
 
눈부처학교는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에서 주관하고 있다. 일종의 불교교양대학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불교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교육기관이라고도 볼 수 있다.
 
눈부처학교는 정평불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올해는 모든 불교단체로 대상을 확대 했다. 특히 청년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 그래서 슬로건도 “부처님! 21세기 청년의 고민에 응답해 주세요!”라고 정했다.
 

 
올해 눈부처학교는 10기가 된다. 열 번째 학기라고 볼 수 있다. 눈부처학교는 1년에 한번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열릴 수도 있다. 그래서 학기라고 하는 것이다.
 
올해 눈부처학교 주제는 길다. 이는 “기후위기, 불평등 등 복합위기 시대에서 21세기 고민에 대해 부처님의 마음으로 응답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말로 알 수 있다. 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1주 9/5(화)
총론: 기후위기 불평등·AI 등 복합위기와 청년의 미래

이도흠/한양대 교수

2) 2주 9/12(화)
사회와 정치참여: 불자로서 올바른 사회참여와 정치참여의 길은?
방영준/성신여대 명예교수

3) 3주 9/19(화)
취업, 노동과 경제행위 : 불자다운 경제생활의 길은?
김광수/한양여대 명예교수

4) 4주 9/26(화)
사랑과 우정, 결혼과 성: 불자답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은?
최원녕/정평불 상임대표


5) 5주 10/10(화)
취미생활과 여가: 여법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놀고 잘 쉬는 길은?
임정미/조형예술학교 강사
 
6) 6주 10/27(화)
윤리: 불자로서 올바른 예의와 윤리는?

박병기/교원대 교수
 

 
10기 눈부처학교는 열 개의 강좌가 있다. 강사는 정평불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외부강사도 있다. 여섯 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제로 강좌가 열린다. 환경, 정치, 경제, 생활, 여가, 윤리 등으로 이 시대를 사는 불자들에게 당면한 것들이다.
 
눈부처학교는 2017년부터 참석했다. 그리고 참석하여 기록을 남겼다. 이는 정평불에 대한 기록을 엮은 책 ‘재가불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1권(2017-18년)과 2권(2019년), 그리고 지난달에 만든 ‘정의평화불교연대(2020-23년)’ 책에 남겨져 있다.
 
올해 눈부처학교 강연주제를 보니 끌리는 것이 많다. 특히 생활과 삶에 대한 것이 그렇다. 그러나 불자로서 생활과 삶 못지 않게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도 중요하다. 기후위기, 환경문제, 생태위기, 여기에다가 신자유주의 체제로 인한 경제불평등문제, 그리고 매일 겪고 있는 정치적 이슈가 그것이다.
 
올해 10기 눈부처학교 첫번째 강좌에 참석했다. 2023년 9월 5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불교환경연대 강의실에서 열렸다. 이도흠 선생이 ‘기후위기 불평등·AI 등 복합위기와 청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평일에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 저녁모임에 참석하려면 큰마음 내야 한다. 안양 명학역에서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이 있는 종로3가 부근까지는 넉넉잡고 1시간 반을 잡아야 한다.
 
오랜만에 전철을 타보았다. 사무실이 집과 가까이 있어서 전철 탈 일이 별로 없다. 이제 코로나가 완전히 끝났음을 알게 된다. 마스크를 한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철에서 한시간은 지루하다. 지루한 시간에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간다. 전철타는 한시간 동안 글을 썼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렇게 하자 시간이동 하듯이 불교환경연대에 도착했다.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에 도착하자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동출스님은 오랫만에 본다. 정종 보아서 그런지 낯설지 않다. 서로 안부를 물었다. 스님의 자비로운 마음이 느껴진다.
 

 
참석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본인을 비롯하여 동출스님, 최원녕, 한주영, 박경준, 이덕권, 조현덕, 김경호 선생이 왔다.
 
눈부처학교에서 강연된 것은 유튜브에 공개된다. 김경호 선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에 담았다. 인터넷 공간에 올려 놓으면 인연 있는 사람들은 볼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분야가 아니면 외면하기 쉽다. 기후, 환경, 생태문제에 대한 것이 그렇다. 여기에다 경제와 정치가 더해지면 더욱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은 위기의 시대라는 것이다.
 
지금이 왜 위기의 시대인가? 이는 이도흠 선생이 지구평균기온1.5도 상승에 대한 것을 말했을 때 위기를 느꼈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1.5도가 무너질 때 지구와 인류의 멸망이 시작될 것이라는 말과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과 ‘5년 320일’ 남았다는 것이다!
 
왜 1.5도가 중요한가? 이는 문턱치에 해당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심각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온도가 4도 상승하는데 1만년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백년 동안 온도가 1도 상승했다고 한다. 이는 지수함수적 상승이다.
 
주식시장에서 시세분출이라는 말이 있다. 작전세력이 붙었을 때 주가는 지수함수적으로 상승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절정에서 급격하게 하락한다. 지구평균기온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구평균기온은 지수함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시세분출하는 차트를 보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반드시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파국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불과 5년 320일 남았다고 한다.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인류는 공멸로 갈 것이라고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강연자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온통 절망적인 것들 뿐이다. 이대로 가면 미래는 유토피아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강연자는 결론적으로 네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급진혁명, 정거장 점유하기, 커먼즈 점거운동, 공동체 진지 구축하기, 소욕지족의 삶을 말한다. 생소한 용어들이 많다.
 

 
강연자가 말한 네 가지 대안 중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 급진혁명은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네 가지 중에서 정거장 점유하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본다.
 
정거정 점유하기란 무엇인가? 인터넷 검색을 해도 이에 대한 내용을 찾기 힘들다. 강연자에 따르면 하나 하나 실현 가능한 것부터 쟁취하는 것이다. 이는 ‘공유’라는 말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살다 보면 공유하는 것들이 많다. 도서관에 가면 책을 빌려 볼 수 있는데 이것도 공유하는 것이다. 버스나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일종의 공유하는 것에 해당된다.
 
종종 자연휴양림을 이용한다. 전국에 자연휴양림이 수십 군데 있어서 철에 한번 이용한다. 이른바 통나무집이라 불리우는 숲속의 집을 이용하면 마치 별장에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도 공유하는 것이 될 것이다.
 
강연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유하는 것은 5%가량 된다고 한다. 이를 20%로 올리면 자본주의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경제적 평등을 이룩하려면 공유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강연자는 네 가지 대안 중에서 ‘정거장 점유하기’에 대하여 길게 설명했다.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실현가능한 목표부터 하나씩 실천해 가는 것을 말한다.
 
정거장 점유하기는 한정거장을 간 다음에 다음 정거장으로 가는 것과 같다. 마치 버스가 목적지를 향해 갈 때 정거장을 거쳐 가는 것과 같다. 공유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정거장 점유하기에 해당된다. 기본소득을 확대하는 것도 정거장 점유하기에 해당된다.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것도 정거장 점유하기에 해당된다.
 

 
사람들은 행복을 바란다. 지금 행복한 사람은 이 행복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지금 불행한 사람은 이 불행이 하루빨리 끝나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현재의 행복뿐만 아니라 미래의 행복도 바란다.
 
사람들은 미래가 유토피아가 되길 바란다. 누구도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으로 인하여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대로 가면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되기 쉽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은 깨어난 자들이 이끌게 되어 있다.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 마치 하늘이 무너질 듯, 기호와 환경 그리고 생태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세상은 멸망하게 되어 있다. 환경을 위해서 작은 실천도 좋지만 무엇보다 체제를 바꾸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신자유체제 경제하에서는 공멸의 길로 가기 쉽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 한번 목표를 잡았으면 수정하지 말아야 한다. 한번에 다 이루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실천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이루어야 한다. 어제 강연에서 들은 ‘정거장 점유하기’가 좋은 예가 되는 것 같다.
 
 
2023-09-0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