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비 온다고 전쟁 안하나? 수원20차촛불과 3차시국법회

담마다사 이병욱 2023. 7. 23. 07:49

비 온다고 전쟁 안하나? 수원20차촛불과 3차시국법회
 
 
여기 게으른 자가 있다. 그는 “너무 춥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덥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이르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늦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배고프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배부르다고 일을 하지 않는다.”(D31.12)라는 사람이다. 그가 일 할 수 있는 시간은 몇 시간이나 될까?
 
여기 천수답이 있다. 하늘의 비에만 의존하는 논을 말한다. 이에 반하여 전천후 논이 있다. 하늘의 비에 의존하지 않고 어느 경우에든지 물을 댈 수 있는 논을 말한다.
 
여기 전천후사나이가 있다. 어느 경우에도 걸림이 없다. 비가 와도 일을 하고, 더워도 일을 하고, 배고파도 일을 한다. 부지런한 자는 날씨나 환경 탓을 하지 않는다.
 

 
제3차 시국법회가 수원역 로데오거리 광장에서 열렸다. 비는 예고 되어 있었다. 저녁부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다.
 
어제 7월 22일 시국법회가 예고 되어 있는 날 오전에는 햇볕이 쨍쨍했다. 기상청 예고 대로 오후가 되자 점차 흐려졌다. 무더운 날씨에 땡볕 아래에 앉아 있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명학역에서 수원역까지는 불과 7역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안양에서 볼 때 수원가는 것은 마실 가는 것과 같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부담 없다. 오후 4시 반에 일터에서 출발했다.
 

 
로데오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5시가 약간 넘었다. 웹포스터에는 오후 5시부터 행사가 시작되는 것으로 쓰여 있었다. 그러나 본 행사는 6시부터 시작되었다.
 
광장에 도착하자 가루라님이 반겨 주었다. 시위 현장에서 늘 볼 수 있는 보살이다. 수원이 집이기도 한 보살은 커피를 사 주겠다고 했다.
 

 
수원역광장이 마주 보이는 로데오거리 광장은 젊은이들로 넘쳐 난다.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다. 수원에서 가장 전통 있는 젊음의 광장일 것이다.
 
수원에 산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38년전인 1985년 처음 수원에 살았다. 첫 번째 직장이 수원 매탄동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S그룹 공채에 합격하여 S전기에 배치 받았었다.
 

 
카페에 올라가자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가장 먼저 진우스님이 눈에 띄었다. 이날 연사로 나설 스님이다. 요즘 불교개혁운동에 가장 열심히 동참하는 스님중의 한사람이다. 재가불교단체에서는 스타스님으로 보고 있다.
 
카페에는 진우스님말고도 두 명의 스님이 더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연단에 설 분들이다. 현재 광화문에서 후쿠시마원전 핵폐기물 반대 시위를 한달 넘게 하시고 있는 스님들인 것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고 곧바로 내려 왔다. 아직 행사가 시작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행사를 준비하는 스탭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시국법회는 사단법인 ‘평화의 길’에서 주도 하고 있다. 명진스님의 평화의 길을 말한다. 평화의 길의 활동상은 유튜브 명진TV에서 볼 수 있다.
 

 
시국법회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 안영민 평화의 길 사무처장이다. 덩치가 크고 머리가 흰 사람이다. 한눈에 보아도 듬직한 사람이다. 지난 4월 강원도 용화선원 대중공양 가는 길에 인연을 맺었다.
 

 
시국법회를 준비하는 또 한사람이 있다. 이번 시국법회 연출을 맡고 있는 이태범선생이다. 이태범선생은 정평불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시국법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진행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시국법회라 하여 심각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때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만한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수원촛불을 겸하기도 한 이번 법회에서 율동팀이 선보였다. 본행사에 앞서 연습하는 모습이 흥을 돋구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는 빗발이었으나 이내 굵은 빗발이 되었다. 이날 박태동 선생을 만났는데 우의를 하나 건네 주었다. 진행본부에서 얻어 온 것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했다. 우중에 폭우를 뚫고 참석한 사람들이다.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이다. 아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정평불 식구들도 얼굴을 보였다. 박태동 선생, 이지범 선생, 김광수 선생, 최연 선생이 왔다.
 

 
김광수 선생은 미리 준비한 정평불 깃발을 꺼냈다. 행사가 있을 때 마다 가지고 다니는 깃발이다. 초록색 바탕에 흰 코끼리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코끼리상 아래에는 ‘정의평화불교연대’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코끼리는 불교의 상징이다. 정평불 깃발에 있는 코끼리상이 예사롭지 않다. 그것은 코를 하늘 높이 치켜 들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코끼리상을 전쟁에 임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고대인도에서는 코끼리부대가 있었다. 초기경전을 보면 사군이라 하여 네 종류의 군대가 있는데 그 중에 상군(象軍)이라 하여 코끼리부대도 있었다. 참고로 사군은 기마부대, 전차부대, 보병부대, 코끼리부대를 말한다.
 
사군중에서 가장 강력한 부대는 상군이다. 이는 부처님이 출가하여 빔비사라 왕을 만났을 때 대화에서도 알 수 있다. 빔바사라왕은 수행자를 훌륭한 장군감으로 보고서 “코끼리의 무리가 시중드는 위풍당당한 군대를 정렬하여 당신께 선물을 드리니 보십시오.”(Stn.421)라고 말했다. 
 
빔비사라왕은 사군 중에서 가장 강력한 상군을 수행자에게 맡기고자 했다. 이런 상군은 고대인도의 마우리아왕조의 시조인 찬드라굽타에게서 위력이 발휘된다. 그때 당시 알렉산더 군대가 인도를 침략했는데 찬드라굽타의 상군은 그들의 주력인 장창부대를 격파한 것이다.
 

 
동국대 정각원에 가면 백상이 있다. 흰코끼리상을 말한다. 이 백상은 본래 대운동장 입구에 있었었다. 동대부중 다닐 때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동국대학교에서 동국체전을 했었는데 그때 본 것이다. 지금은 정각원 앞으로 옮겨져 있다. 정평불 깃발은 그 백상을 모델로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가 오는 와중에 정평불 깃발을 들었다. 다른 깃발은 볼 수 없었다. 비가 내림에도 깃발을 흔들다 깃발은 펄럭였다. 전쟁에 나서는 상징과도 같다. 불의와 싸우는 정의의 전쟁인 것이다.
 
행사는 6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달호 수원촛불 공동대표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이달호 대표는 윤석열을 일본사람으로 간주했다.
 

 
이달호 대표에 따르면 윤석열은 한방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장모 최은순의 구속이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서는“조선총독부 윤석열은 퇴진하라!”라고 구호를 유도했다.
 

 
이번 20차수원촛불과 3차시국법회 이슈는 무엇인가? 무대에 쓰여 있는 구호를 보면 알 수 있다. 무대 아래에는 큰 글씨로 “조선총독부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플레카드가 붙어 있다.
 
무대 단상에도 구호가 있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들이다. 이는 “핵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김건희 일가 고속도로 특혜 비리 밝혀라, 윤석열은 대통령 자격없다 당장 물러나라”라는 구호를 말한다.
 

 

 
 
무대에는 구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갖가지 문화행사도 있다. 그 중에 경인지역 진보대학생 연합의 노래 공연이 있었다. 남녀 대학생으로 구성된 공연단은 마치 교회 찬송가를 부르듯이 “진실의 불꽃으로 이 세상을 밝힐거야”라는 가사를 노래로 불렀다.
 

 

 
 
독도수호 율동팀도 있다. 불과 3일 연습하고 무대에 올라왔다고 했다. 이름하여 ‘독수리 댄스팀’이라고 한다. 태극기를 들고 집단으로 율동하면서 “독도는 우리가 수호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수원촛불에 이어서 시국법회가 시작되었다. 시국법회에서 목사도 발언했다. 박승복 목사를 말한다. 박승복 목사는 스스로 ‘땡목’이라고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백황산에서 4시간 걸려 왔다고 말했다.
 

 
땡목 박승복 목사는 “이 정권은 끝났습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최근 윤석열의 행보를 보니 금치산자같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조 바이든도 곧 알게 될 것이고, 일본 수상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알게 되면 손절할 것이기 때문에 끝났다고 말한 것이다.
 

 
박종린 선생이 단상에 올라왔다. 박종린 선생은 먼저 “피눈물로 사죄합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윤석열 정권을 만들어 준 것은 불교의 자승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광화문에서 핵폐기물방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스님 두 분이 올라 왔다. 스님들은 두 명의 가수와 함께 ‘홀로 아리랑’과 우리민요 ‘아리랑’을 불렀다. 분위기가 고조 되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서서 떼창 했다.
 

 
진우스님이 올라 왔다. 진우스님은 동국대 교법사출신이다. 그래서일까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한다. 재가불교계에서는 스타스님이 되었다. 권승들은 눈에 가시로 생각할 것이다.
 
진우스님은 일성은 “일본 총독 때려 잡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너, 나와!”라고 외치라고 했다. 명진 스님이 윤석열을 향해서 “네 이놈, 윤석열!”이라고 하듯이, 윤석열에게 “너, 나와!”라고 말한 것이다. 손 볼 테니 이쪽으로 오라는 말도 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가라는 말도 되는 것 같다.
 

 
비는 하염없이 주룩주룩 내렸다. 비 온다고 전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의의 투사들은 전천후 인간이 되어야 한다. 비가 와도 촛불을 드는 것이고, 바람 불어도 촛불을 드는 것이고, 눈이 와도 촛불을 드는 것이다. 정의의 촛불이다.
 
무엇이 정의인가? 법에 어긋나면 불의가 된다. 법대로 사는 것이 정의인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가르침대로 산다. 가르침대로, 즉 담마로 사는 것이 정의가 된다.
 
부처님 제자도 정의를 말했다. 이는 테라가타에서 고닷따 존자가 “여법하지 못한 삶과 여법한 죽음이 있다. 여법한 죽음이, 여법하지 못한 삶보다 낫다.” (Thag.670)라고 말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 게송을 요즘의 언어로 해석하면 “불의에 살 것인가, 정의를 위해 죽을 것인가, 불의에 사는 것보다 정의를 위해 죽는 것이 낫다.”가 된다.
 

 
일찍 나와서 비를 맞았다. 오래 서 있다 보니 다리도 아팠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진우스님 연설 하는 도중에 빠져 나왔다. 따듯한 물에 샤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2023-07-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