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정평불 북콘서트

담마다사 이병욱 2023. 9. 25. 15:43

정평불 북콘서트
 
 
이를 어찌해야 할까? 이를 어찌해야 할까?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터졌다. 사람들이 돈을 가져 온 것이다. 오만원 권 한장, 두 장, 어떤 이는 심지에 네 장을 가져 왔다. 이러려고 북콘서트한 것은 아니다.
 
정평불 북콘서트가 9월 23일 토요일 백권당에서 열렸다. 안양시 안양6동에 있는 본인 사무실을 말한다. 오피스텔에 있는 사무실은 100권의 산실과도 같다. 2007년 임대로 입주이래 16년동안 7천개가 넘는 글을 써 왔기 때문이다.
 
북콘서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유명한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계에 입문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책도 내지 않은 자가 북콘서트하겠다고 몇 달 전부터 알리고 다녔다.
 
북콘서트 하는 이유는 있다. 그것은 정평불 활동한 것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2023년 8월까지 3년 8개월동안 법회, 눈부처학교, 산행 등 행사에 참여하여 글을 남겼다.
 
글을 모아 놓으니 한권의 책이 되었다. 모두 59개의 글로 380페이지에 달한다. 이름하여 ‘102 정의평화불교연대 20-23’이라고 이름 붙였다. 여기서 102는 102번째 책을 말한다.
 

 
북콘서트, 이름이 거창하다. 그러나 딱 15권 인쇄-제본했다. 먼저 알려야 했다.
 
단체카톡방에 모임을 알렸다. 그러나 한번 더 알려야 한다.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개별카톡을 보낸 것이다.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람, 인연 있는 사람 위주가 되었다.
 
모임은 10명정도 예상 했다. 그 이상은 받을 수 없다. 사무실 공간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중식당에서도 테이블 두 개 정도가 적당할 것 같았다.
 
가까운 사람, 인연이 깊은 사람, 친한 사람 위주로 알렸다. 그날 선약이 되어 있는 사람은 올 수 없음을 알려 왔다. 답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참석 의사를 밝혔다.
 
북콘서트날 당일날이 되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사실 며칠 전부터 준비를 했다. 먼저 청소를 했다. 찌든 때를 닦아 내었다. 문고리 부분은 새까맣게 되어 있었다. 사무실 입주한지 16년만에 처음 닦아 보는 것이다.
 
자리를 마련했다. 방석은 10개를 준비 했다. 지난달에 이미 한차례 북콘서트를 치루어 보았기 때문에 방법은 알고 있다.
 

 
사회 볼 사람이 필요 했다. 최대 열명이 오기 때문에 누군가 모임을 이끌어 가야 했다. 정재호 선생에게 부탁했다. 흔쾌히 수락했다.
 
가장 먼저 조강철 선생이 왔다. 광주에서 KTX타고 온 것이다. 일부로 오라고 초청했다. 광주에 가면 늘 선생을 만나기 때문이다.
 
김동수 열사 추모행사와 관련하여 매년 5월이 되면 광주에 갔다. 그때 마다 조강철 선생을 만났다. 올해 6월 함평에 제사 지내러 내려 갔었을 때는 댁까지 가게 되었다. 조선생 부부가 맞이 해주어서 커피를 마셨다. 이런 인연으로 초대했다.
 
다음으로 조준호 선생이 왔다. 조준호 선생과 인연이 있다. 코로나 이전에 우리함께빌딩 기룬에서 인도불교에 대하여 10강을 했었는데 그때 완주한 바 있다. 그리고 기록을 남겼다.
 
조준호 선생의 논문은 읽을 만 하다. 경전에 근거하여 교리를 분석적으로 설명한 것이 와 닿았다. 특히 우리는 괴로운 존재라는 말이 와 닿았다. 이는 원인과 결과에 있어서 결과론적 존재임을 말한다.
 
불교는 원인과 결과를 말한다. 그런데 사성제에서 괴로움의 원인에 해당되는 집성제를 먼저 말하지 않고 괴로움의 결과에 해당되는 고성제를 먼저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를 조준호 선생이 논문에서 쓴 것이다.
 
사성제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는 괴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부처님이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하여 사고와 팔고를 말한 것은 이유가 있다. 결과를 먼저 말하고 원인을 찾아 가는 것이다. 이런 취지로 쓴 논문을 보았을 때 매우 공감했다.
 
조준호 선생은 꼭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초기불교를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불교에 관한 글을 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떤 환경에서 글 쓰는지도 알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물어 보았다.
 
조준호 선생은 백권 중에 한권을 꺼내 보았다. 또한 100권의 노트 중에서도 한권을 꺼내 보았다. 아마 관심의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귀한 선물을 주었다. 마치 다완처럼 생긴 용기를 주었다. 관세음보살 등 보살상이 그려져 있다. 인사동에서 산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오기 위하여 준비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정기선 선생도 왔다. 선생은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이번에 초대 했을 때 다른 약속이 있음에도 포기하고 이쪽을 택했다. 귀한 보이차를 한덩이 가져 왔다.
 
정오가 되자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날 북콘서트 현장에 온 사람은 조강철, 조준호, 정기선, 정재호, 이희선, 임정미, 노광희 선생이다. 정평불 상임대표 최원녕 선생은 미리 약속된 모임이 있어서 중식당에서 식사할 때 왔다. 박경준 선생은 난을 하나 보내 주었다. 다음에 개인적으로 들르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준비된 좌석에 앉았다. 명상홀 공간을 북콘서트장으로 만든 것이다. 각자 앞에는 차기가 준비 되어 있다. 차는 녹차로 준비했다. 지난 6월 화순에 갔었을 때 정찬주 선생이 준 귀한 차로 준비했다.
 

 
팽주가 되어서 차를 따라 주었다. 사회는 정재호 선생이 봤다. 정재호 선생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다. 나는 초대한 사람들을 다 알고 있지만 초대 받은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사람들은 주로 덕담을 했다. 공통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필명 ‘진흙속의연꽃’에 대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글을 접하고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놀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불교경력이 짧은 사람이 글을 쓴 것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불교와 관련 없는 사람이 글을 썼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글을 접했다고 한다. 대체로 2010년 전후가 되는 것 같다. 조준호 선생의 경우 좀더 일찍 접했다고 한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대체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다는 것이다. 조준호 선생에 따르면 불교학계에서도 어떤 사람인지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글을 쓰게 된 것은 2006년부터 썼다. 2005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글을 쓰게 된 것이다. 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전에 글을 쓴 적은 없다.
 
불교에 입문한 것은 2004년도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정서적 불자였다. 직장 생활 했기 때문에 직장과 집만 왕래하며 20년을 보냈다. 그러다가 불교를 만나게 되었고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쓰게 되었다.
 
직장 다닐 때는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20년 보낸 것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디지털로 기술이 변화 되면서 적응하지 못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지 못한 것이다.
 
2005년 직장을 그만 두고 개인사업을 하게 되었다. 일인사업자로 살면서 시간부자가 되었다. 넘쳐 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하여 썼다. 가장 인상적인 것 하나만 썼다. 이렇게 매일 쓰다 보니 18년 동안 7,200개의 글을 쓰게 되었다.
 
요즘에는 과거에 쓴 글을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기별로 또는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책을 내는 것이다. 책처럼 보이기 위하여 목차를 만들고 서문을 쓴다. 이렇게 2018년 12월에 첫 번째 책을 낸 이래 5년이 지난 현재 102권을 만들었다.
 

 
북콘서트 하는 것은 해당 단체의 활동에 대한 글모음이기도 하고 백권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만용을 부려 본 것이기도 하다. 인연 있는 사람, 가까운 사람을 초대하여 밥 한 번 사보고자 하는 욕구도 있었다.
 
북콘서트 하는 또 하나 목적은 회향이다. 해당 단체에 대한 글모음이기 때문에 해당 단체 사람들에게 책을 주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던 것이다. 활동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공덕을 나누어 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모였다. 일부러 멀리서 찾아 왔다. 귀중한 손님이다. 손님을 맞이 하기 위하여 선물을 준비했다. 그것은 책과 꿀이다. 그리고 2부 행사로서 점심을 대접했다. 명학역 중심상권에 있는 중식당 소선에서 코스요리로 준비했다.
 

 
중식당에서 모두 9명이 식사했다. 정재호 선생은 귀한 술도 하나 가져 왔다. 수정방이라는 술이다. 매우 값 나가는 것이다. 최원녕 선생은 일을 보고 나중에 합류 했다.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
 

 
행사가 모두 끝났다. 그러나 후유증이 크다. 그것은 부작용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참으로 나이브했던 것 같다. 단지 초대해서 선물을 주고 밥을 사주면 될 것처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빈 손으로 오지 않았다. 마치 자녀 결혼식장에 온 것처럼 금품을 가져 온 것이다.
 
조짐은 있었다. 지난 달 능인선원 법우모임 북콘서트를 했었을 때도 봉투가 들어 왔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금품이 들어 온 것을 보고서 크게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부작용이 터진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예정 되어 있는 북콘서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취소하거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금품을 받지 않는 방법을 찾아 내야 한다.
 
 
2023-09-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