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주방서랍장 디 아이 와이(DIY) 작업

담마다사 이병욱 2023. 12. 14. 22:48

주방서랍장 디 아이 와이(DIY) 작업

 

 


생각대로 되었을 때 강한 성취감을 갖는다. 오늘 그랬다. 그동안 숙원이었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주방 서랍장을 고친 것이다.

물건을 사용하다 보면 망가진다. 주방 서랍장도 그랬다. 본체와 앞면을 지지하는 지지대가 부러진  것이다.

 


지지대 양쪽이 모두 파손 되어서 테이프를 붙였다. 그러나 테이프도 한계가 있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강력 본드를 붙일 수 없다. 역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

 


세월이 흘렀다. 파손된 채로 이삼년 된 것 같다. 거의 사용하지 않다시피 했다. 어느날 열다가 완전히 분해 되었다. 무언가 방법을 생각해 내야 했다.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쳐 주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가구회사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에이에스(AS)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장담할 수 없다. 20년 된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꺽쇠를 이용하여 고정하는 것이다. 합판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전동드라이버가 필요할 것 같았다.

오늘 오후에 시간이 남았다. 네 시 이전에 집으로 향했다. 오늘 서랍장을 고쳐 보기로 했다.

이마트 안양점 3층으로 향했다. 집수리용 용품을 파는 곳이다. 그곳에 꺽쇠가 있는 것을 본 적 있다.

작업하기에 딱 알맞는 꺽쇠를 발견했다. 스크류못도 길이가 짧아 드라이버로 삽입 가능할 것 같았다. 전동드라이버는 필요치 않았다.

 


서랍장 수리작업에 들어 갔다. 펜으로 고정할 부위를 표시해 놓았다. 세 군데 꺽쇠로 고정하고자 했다. 스크류못은 드라이버에 힘을 가하여 눌러서 돌리니 합판을 파고 들어 갔다.

 


바닥면에 꺽쇠 세 개를 달았다. 덜렁 거리는 것 같아서 안쪽에도 하나 달았다. 이렇게 고정하자 흔들림 없이 탄탄해졌다. 생각대로 된 것이다. 디 아이 와이(DIY) 작업이 성공한 것이다.

 


디 아이 와이는 전문업체나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만들거나 수리하는 것을 말한다. 집 수리할 때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트에 가면 디 아이 와이용 물품을 판매한다.

 


전등 수명이 다하면 교체한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면 뚫는다. 어지간한 것은 다한다. 그러나 전문가 손을 빌릴 때도 있다. 하수구가 막혔을 때 변기탱크가 고장났을 때는 사람을 부른다.

주방 서랍장 고치는데 돈은 거의 들지 않았다. 꺽쇠와 스크류못 사는데 1,290원 들었다. 그럼에도 해낸 것에 대한 성취감은 돈의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처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 남자의 역할이 있다. 여자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냈을 때 신뢰감을 줄 것이다. 두고두고 골칫거리를 해결 했을 때 믿음이 생길지 모른다.

행복한 부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 하나는 미루지 않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는 것이다. 이왕 할 일이라면 잘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 서랍장 고친 일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부부사이는 가깝고도 먼사이이다.  자신의 역할을 하면 가까워지고 역할을 하지 않으면 멀어진다. 끊임없이 신뢰를 주어야 한다. 남자는 여자가 못하는 것을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여자가 하는 일이라고 해서 하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알고 지내는 여성 법우들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상당수가 하루 세 끼 밥을 차린다고 한다. 남편은 밥을 차려 주어야만 먹는다고 한다. 직장도 다니지 않음에도 삼식이가 된 것이다.

남자가 혼자 있을 때 밥을 차려 먹을 줄도 알아야 한다. 여자가 늦게 오면 밥을 차려 줄줄도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여자가 감격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다. 주는대로 받는다. 상대에게 해주기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 휴지가 떨어져 있으면 먼저 보는 사람이 주어야 한다. 줍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무엇보다 존중이다. 둘이 살면 서로 존중해 주면서 살아야 한다.

어떤 이는 처를 지칭할 때 보살님 또는 마나님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존중의 의미가 클 것이다.

노후에 배우자는 부부사이 이상이다. 죽을 때까지 함께 할 동반자이다. 또한 진리의 길을 함께 가는 도반이기도 하다. 어찌 마나님이라하고 보살님이라 하지 않겠는가?

요즘 유튜브에서 중년 짝짓기 영상을 본다. 어떤 연유로 홀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노후에 함께 사는 것이 힘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중년연애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이런 것을 보면 함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오늘 작은 성취를 맛보았다. 아이디어를 낸 것이 생각대로 된것이다. 전문가를 부르지 않고 큰돈 들이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무엇보다 처에게 믿음을 준 것이다. 성취감은 꽤 오래 갈것 같다.

2023-12-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