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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권 담마의 거울 2020 II, 내가 만든 책도 금자탑(金字塔)이 될 수 있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24. 1. 14. 09:22

119권 담마의 거울 2020 II, 내가 만든 책도 금자탑(金字塔)이 될 수 있을까?

 

 

변함 없는 일상이다. 왜 변함 없는 일상인가? 항상 이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앉아 있은지 올해로 17년 되었다. 강산이 한번 변하고 두 번 변하려고 하는 세월이다. 아이가 있다면 초등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갔다 와서 직장인이 되어 있을 나이이다.

 

오로지 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 2007 12월 입주이래 비가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이 자리에 있었다. 그 동안 바뀐 계절은 얼마나 될까? 단순하게 따져봐도 70번 가까이 계절이 바뀌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무엇을 했나? 일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업자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주소지가 필요 했다. 키워드광고를 하기 위해서도 사무실 주소가 필요했다.

 

일감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운수업을 하는 것 같다. 운수 좋은 날은 겹치기로 일감이 들어 오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아침에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직장이 있다면 직장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 세월을 살았다. 무려 20년 직장생활 한 것이다.

 

한국적 현실에서 정년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여러 회사를 전전했다. 국민연금 수령을 앞두고 조회해 보니 월급을 타 먹은 회사는 13군데에 달했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짐을 쌌다. 새로운 직장에서 다시 출발해야 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처음에는 잘 팔렸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기술은 낡은 것이 되었다.

 

2000년을 전후해서 기술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것이다. 하고 있는 분야도 그랬다. 더 이상 아날로그 기술로는 먹고 살기 힘들었다.

 

기술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했다. 디지털로 전환해야 하는데 다른 차원이어서 힘들었다. 나이도 사십이 되어 적응하기 힘들었다.

 

아날로그 기술은 낡은 것이 되었다. 디지털 기술은 보잘것없었다. 그러다 보니 옮겨 다니는 회사는 점점 많아졌다. 육개월짜리도 있고 심지어 한달 짜리도 있었다.

 

유튜브에서 본 것이 있다. 독거노인tv에서 본 그 사람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흥하고 망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망할 때는 갈 데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알거지가 된 것이다.

 

직장을 옮겨 다니면 알거지가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 갈 때 빈몸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할 만하면 나오게 되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왜 그런가? 내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20년 했다. 1985729 S그룹 입사이래 2005년 벤처회사에서 퇴출될 때까지 13군데 전전한 것은 내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내 사업을 하고 있다. 내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해서 내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것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오래 계속 이 자리에 있다.

 

이 자리에만 17년 앉아 있다. 창문 밖에 있는 관악산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 없다. 다만 주변 환경은 바뀌었다. 재개발에 따라 고층아파트로 인하여 관악산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수도권 1호선 전철 지나가는 소리는 여전히 우렁차다.

 

 

 

오늘도 백권당으로 향했다. 일요일임에도 나온 것이다. 그것도 일찍 나왔다.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나오는 것이다. 내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책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오늘 만든 책 제목은 ‘119 담마의 거울 2020 II’이다. 119번째 책이다. 2020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동안 담마에 대하여 쓴 것이다. 목차에는 47개의 글이 있고 349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목차)

 

1. 빛으로 오신 부처님

2. 무상하고 실체 없는 행운목꽃 향기

3.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 초전법륜경

4. 아날로그불교와 디지털불교

5. 갈애의 강을 건너고자

6. 그대 비참한 노령이여

7.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

8. 불교근본주의자가 어때서

9. 부처가 될 것인가 아라한이 될 것인가

10. 보시는 바보나 하는 것일까?

11. 부처님이 말씀하신 일체는

12.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면

13. 질문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 수준을

14. 오온이라는 악마의 군대

15. 비 와서 좋은 날

16. 스승 선택 조건

17.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

18. 남을 감동케 한적이 있는가

19. 교학승과 수행승이 다투었는데

20. 한국에 있는 미얀마스님의 환속

21. 어떻게 자신을 수호할 것인가

22. 마음은 본래 청정한 것인가

23. 가르침으로 장사 하지 말아야

24. 스스로 자신을 예지할 수 있는 진리의 거울

25. 고귀한 길은 거듭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26. 학자스님의 초기경전에 대한 두 가지 무지

27. 주석없이 경전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28. 마음은 늘 충만해 있어야

29. 오늘 잘 먹은 점심 한끼는

30. 사랑하지 않는 것과의 만남에 대하여 

31. 식물은 베어도 되는 것은

32. 욕망은 괴로움이다

33. 자신을 수호함으로써 남도 수호된다

34. 마음이 대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35. 머리로는 이해하고 몸으로는 체득하고

36. 매사 시들하고 귀찮아 질 때

37. 한철 안거 공덕으로

38. 팔정도분석경 빠알리어로 외우기

39. 아기처럼 산다고 하여

40. 무의식 저편의 그림자

41. 현존(現存)을 말하는 자들은

42. 모든 것은 접촉으로부터

43. 이념의 노예가 될 수 없다 

44. 자애경은 우정의 가르침

45. 불교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잣대

46. 인생을 꿈과 같다고 하는데

47. 사랑보다 우정

 

119 담마의 거울 2020 II_240111.pdf
3.76MB

 

 

목차에 있는 글의 제목을 본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서 쓴 것이다. 2020년 이전에도 이 자리에 앉아서 썼다. 지금도 이 자리에 앉아 있다. 이 자리에서 계절이 68번 바뀐 것이다.

 

한번 쓴 글은 버리지 않는다. 모두 모아 둔다. 블로그에 저장해 두는 것이다. 언젠가는 책으로 낼 것을 염두에 두면서 쓴 것이다.

 

글을 쓸 때는 함부로 쓰지 않는다. 반드시 내용 있는 글을 쓰고 형식을 갖춘 글을 쓴다. 이렇게 모아 둔 글이 더미를 이루었다.

 

참으로 많이 썼다. 2006년 글쓰기 한 이래 쓴 글은 7,400개가 넘는다. 이제는 책으로 만들고자 한다.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엮어서 만드는 것이다.

 

올해 목표가 있다. 그것은 이제까지 쓴 글에 대하여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앞으로 2021, 2022, 2023, 이렇게 3년 것만 더 책으로 만들면 된다.

 

창 밖이 밝다. 해가 뜬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맑다. 아침 햇살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리 17년 보냈다. 매일 아침 일터에 나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하루일과는 글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변함 없는 일상이다. 아침에 정신이 가장 맑을 때 쓰는 것이다. 그런데 쓰다 보면 글쓰기삼매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세월을 17년 살았다.

 

 

글은 쌓이고 쌓였다. 매일 쓰다 보니 수천개가 되었다. 이를 책으로 만들어 놓으니 책장으로 가득하다.

 

금자탑(金字塔)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후세에 오래 남을 뛰어난 업적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내가 만든 책도 금자탑이 될 수 있을까? 창밖에 전철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2024-01-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