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낙수(落水)가 되고자
오늘 아침 문자를 하나 받았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것이다. 어제 오후에 보냈는데 오늘 아침에 도착한 것이다.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정확하게 17시간 걸렸다.
택배는 전재성 선생에게 보낸 것이다. 지난 7월 12일 금요니까야모임날에 밀린다팡하와 능엄경 출간회가 있었는데 그때 단체사진 찍은 것을 액자로 만든 것이다.
어제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체사진 찍은 것을 액자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이전부터 하고 있었다.
금요니까야모임은 현재 방학기간이다. 9월 둘째주 모임이 있을 때까지 두 달간 방학이다. 방학이 끝나고 모임이 시작되면 액자를 만들어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당장 하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자는 것이다. 이왕 할 것이라면 잘 하자는 것이다. 이런 말은 오래 전에 접했다. 놀랍게도 시장에서도 봤다. 안양중앙시장 기둥에 이런 문구가 써 있었던 것이다!
액자를 만들 것이라면 빨리 만들고 싶었다. 방학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되자 마음이 바빠졌다.
백권당은 안양6동에 있다. 안양에는 안양1동에서부터 안양9동까지 있다. 안양 올드타운(구도시) 전체를 순번 매긴 동이름이다. 속된말로 ‘멋대가리’ 없는 명칭이다. 종로구처럼 혜화동, 연지동 수십개에 달하는 고유명칭을 가진 동 이름이 부럽다.
안양6동의 행정구역은 명학역에서 안양아트센터(구 안양문예회관) 일대이다. 사무실은 호정타워에 있다. 안양에서 가장 오래된 오피스텔이다. 또한 안양6동에는 만안구청이 있다. 옛날 안양시청 건물에 구청이 있는 것이다. 만안보건소 등도 있다.
안양6동에 자리 잡은지 17년 되었다. 2007년 말에 현재 사무실에 입주했으니 이리 된 것이다. 이렇게 오래 있으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한자리에서 내리 열일곱 해를 보낸 것이다.
전원마을에 사는 사람이 있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있는 전원마을을 말한다. 그러나 원주민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외지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얼마나 오래 살아야 원주민이 되는 것일까?
전원마을 사는 그 사람은 십년이 넘었다. 십년 넘게 살다 보니 이제 원주민이 되었다고 한다. 전원마을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장소에서 십년 이상 있다면 오래 있는 것이 된다. 특히 사무실이 그렇다.
복도 양 날개에 있는 사무실들은 변화무쌍하다. 육개월 또는 일년이 멀다 하고 상호가 바뀐다. 열 평 가량 되는 소형 사무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것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17년 보냈으니 이 복도에서는 터줏대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지역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봉사활동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지역에 있는 가게에 가서 물건을 팔아 주는 것이다. 가장 먼저 식당을 타겟으로 했다.
백권당 근처에는 수많은 식당이 있다. 명학역 상권에 있는 식당에서부터 안양로 양 옆 이면도로에 있는 식당에 이르기까지 백 개 가까이 된다. 이 많은 식당에 가서 한번은 먹어 주기로 했다.
식당순례는 코로나시기에 시작되었다. 2019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을 때 식당업을 하는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다.
식당순례는 차례로 시행되어야 한다. 금강경에서 볼 수 있는 ‘차제걸이’ 형식을 말한다. 그러나 차례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식당순례 할 때 하나의 원칙을 정했다. 한번 간 식당은 다시 가지 않는 것이다. 맛 있다고 하여 단골로 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메뉴불문, 가격불문, 청결불문하고 한번씩 찾고자 한 것이다.
어떤 것이든지 흔적을 남긴다. 식당순례도 흔적을 남겼다. 식당에 다녀 오면 후기를 남긴 것이다. 그렇다고 맛집순례하는 식은 아니다. 늘 그렇듯이 경전에 있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식당순례는 계속 되고 있다. 현재 블로그에는 57개의 글이 올려져 있다. 이제까지 57군데 간 것이다. 앞으로 책으로 내려고 한다. 그렇다고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Pdf 파일로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려 놓는 것이다.
이제까지 수많은 책을 만들었다. 현재 129권까지 만들었다. 앞으로 식당순례에 대한 책도 나올 것이다. 책은 누구든지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올려 놓는 것이다.
책은 두 질 만든다. 지역 복사점에 인쇄와 제본을 맡기는 것이다. 한권은 사무실에 보관하고 또 한권은 집에다 보관한다.
지역에 사는 사람은 지역 사람들 것을 팔아 주어야 한다. 지역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지역에 사는 사람이 사주지 않으면 누가 사줄까?
사무실이 있는 근처에는 수백 개의 가게가 있다. 식당, 커피점, 사진점, 꽃집, 시계점, 옷가게, 편의점 등 매우 다양하다. 모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가게이다.
경제용어에 낙수효과(落水效果)라는 말이 있다. 잘 사는 사람이 돈을 쓰면 경제가 살아남을 말한다. 많이 가진 사람이 지갑을 열면 소비가 촉진 되어서 경제가 활성화됨을 말한다. 지역화폐도 낙수효과에 해당될 것이다.
코로나 때 ‘안양페이’가 있었다. 시에서 시민모두에게 25만원을 준 것이다. 카드로 주었다. 오로지 안양에서만 통용되는 것이었다.
지역화폐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타지역에서 사용한다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는 나지 않는다. 돈을 풀어서 소비를 촉진시켜 자영업 하는 사람들에게 숨통을 터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것도 낙수효과에 해당된다.
몇 년 전 국내여행을 갔었다. 관광버스로 서산에 갔었다. 여행사 통해서 간 것이다. 그때 하나의 쿠폰을 주었다. 점심쿠폰이다. 서산에 있는 시장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이다.
시장에 가면 점심만 먹는 것은 아니다. 지역 특산품도 살 것이다. 아마도 여행사와 지자체 간의 협업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도 낙수효과른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낙수효과가 효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지역화폐를 발행한다든가 여행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써야 한다. 그러나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이는 삶을 여유롭고 풍족하게 살아간다. 학교에서 정년퇴임 해서일까 연금은 풍족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에서 돈을 다 써버리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보낸다. 동남에서 보내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한국에서 보낸다. 이런 사람에게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삶에 여유 있는 사람들은 지역을 위해서 돈을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 철마다 해외에 나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물며 지역에 있는 영세한 가게에 가서 팔아주거나 먹어 줄까?
오래 전 직장 다닐 때의 일이다. 그때 사람들은 점심을 먼 곳에서 먹었다. 점심 한끼 먹자고 차를 타고 두 시간 간 것이다. 맛에 대한 갈애 때문일 것이다. 단골을 찾아 간 것이다.
사람들은 좀처럼 취향이 바뀌지 않는다. 한번 맛을 알게 되면 그 집만 찾아 가게 된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몇 시간 차를 타고 가는 것이다. 이렇게 단골만 찾았을 때 낙수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코로나 때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있었다. 같은 자영업자로서 동병상련을 느꼈다. 가능하면 사무실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팔아 주고자 했다. 그 결과 식당뿐만 아니라 꽃집, 시계점, 사진점 등에 갈 수 있었다.
지역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영세하다. 오로지 지역사람들만을 바라보고 살아간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육개월 또는 일년이 멀다하고 가게 간판이 바뀌는지 모른다.
사직액자를 만들고자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졌다. 점심식사를 끝내자마자 사진관으로 향했다.
사진관은 2년전에 한번 이용한바 있다. 그때도 금요니까까야모임 액자를 만들었다. 교재 ‘생활속의 명상수행’이 끝난 것에 대하여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액자로 만든 것이다.
사진관에도 점심시간이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점심시간에 가는 것이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 되었다. 그러나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다.
사진관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여권사진 찍을 때나 간다. 그런데 이렇게 단체사진을 액자로 만들 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사진 액자를 만들고자 할 때 마음이 뛰었다. 두 가지 이익이 있다. 하나는 금요니까야모임 멤버에게 액자와 사진을 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진점을 이용함으로 인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돈이 아깝지 않을 때가 있다. 만족 했을 때 돈이 아깝지 않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을 때 돈이 아깝지 않다.
보시통장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보시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만들었다. 두세달 되었다.
절에 가면 늘 듣는 말이 있다. 그것은 보시에 대한 것이다. 어느 스님은 법문을 하면 늘 보시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마치 ‘기승전보시’가 되는 것 같다.
보시는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효과가 있다. 비참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후원을 유도하는 방식에는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보시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낸 것은 보시전용통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오로지 보시만 할 수 있는 통장을 만들었을 때 부담 없이 보시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보시통장은 수시로 충전해야 한다. 보시하다 보면 잔고는 줄어든다. 줄어드는 것만큼 채워 넣어야 한다. 마치 키워드 광고할 때 잔액이 소진되면 충전하듯이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보시통장에는 충분한 금액이 있다. 지난번 큰 일감이 왔을 때 보시통장으로 넣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한때 카드놀이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마는 마를 부른다’라는 말을 했다. 같은 무뉘의 카드를 쥐면 같은 무뉘가 따름을 말한다. 화는 화를 부르고 복은 복을 부른다는 말과 같다.
큰 금액을 수주했을 때 보시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랬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두 배가 되는 금액을 수주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지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고귀한 일이 되고 성스러운 일이 된다. 청소부가 거리를 쓸면서 세상을 깨끗이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 지역에서 오래 있었다. 있다 보니 17년 있게 되었다. 이제 원주민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보는 것이다. 사진관도 이에 해당된다.
사진사는 나를 알아 보았다. 2년전에 액자 만든 것을 기억한 것이다. 사진사에게 핸드폰을 넘겨 주었다.
사진은 어떤 것으로 할지 결정되었다. 엄지와 검지로 손가락하트를 날리며 환하게 웃는 단체사진이 대상이 되었다.
손가락 하트모양이 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단체사진 찍을 때 방기연 선생이 시범을 보여 주자 모두 따라 했다.
방기연선생은 상담가이자 레크레이션 강시이기도 하다. 불교레크레이션 지도하는 강사이다.
방기연 선생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방기연 선생은 사진을 찍기 전에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지으세요.”라고 말했다. 이 말에 사람들은 “빵” 터졌다. 최고의 웃음장면이 연출되었다.
사진은 웃는 모습이 좋다. 심각한 표정이나 엄숙한 표정의 사진은 어두워 보인다. 단체사진에서도 웃는 모습이 좋다. 그것도 엄지와 검지를 교차하며 하트를 날리는 모습이 최상이다.
지역 사진관에 사진을 맡겼다. 인터넷으로 액자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이유로 지역사진점을 이용했다. 첫째는 지역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지역사진점을 이용하면 사진수정이 가능한 것이다.
흔히 ‘뽀샵’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맛사지 하는 것이다. 사진을 잘 나오도록 손을 보는 것이다. 사진 전문가는 가능하다.
사진관 입구 유리창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발견했다. 이는 “예쁘게 수정해 드립니다”라는 문구이다. 포토샵 수정하는 것이다. 사진을 잘 나오도록 맛사지 해주는 것이다.
인터넷에 맡기면 전문적 맛사지가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동네사진관에 맡기면 알아서 맛사지 해 준다. 더구나 문구도 넣을 수 있다.
어떤 일이든지 오래 하면 프로페셔널이 된다. 매일 똑 같은 일을 서너시간씩 집중해서 십년한다면 누구나 프로페셔널이 될 수 있다. 사진관 주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진관 주인은 사진으로 먹고 산다. 사진에 관한 한 프로페셔널이다. 사진에 관한 한 전문가인 것이다. 전문가에게 단체사진 편집을 맡겼다.
사진사는 포토샵 작업을 했다. 좀더 선명하게 좀더 생기 있게 만들었다. 눈을 감은 사람이 있으면 눈을 뜨게 만들었다. 다른 사진에 있는 것을 오려서 붙인 것이다. 얼굴이 검은 사람은 얼굴을 환하고 밝게 만들었다.
사진사의 손을 거치면 사진이 살아난다. 흑백도 컬러로 바꾸는 능력을 발휘한다. 단체사진에서 여러 사람의 얼굴을 맛사지 했다. 그 결과 사진이 밝고 깨끗해졌다. 모두 눈 뜨고 웃는 모습이다. 사진사는 그 짧은 시간에 놀라운 신공을 발휘한 것이다.
사진은 역사적 기록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임 명칭과 날자를 넣어야 한다. 하단에 “밀린다팡하 능엄경 출간회 2024.07.12 금요니까야모임 한국빠알리선협회”라는 문구를 넣었다.
사진이 완성되었다. 사이즈가 큰 것(165x120mm)과 작은 것(150x100mm)으로 나누어 뽑았다. 사이즈가 큰 것 네 장은 유리액자에 넣었다.
구슬은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글은 책으로 만들어야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된다. 사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컴퓨터에는 수많은 사진이 있다. 스마트폰에도 수많은 사진이 있다. 그러나 인화해서 실물로 만들지 않으면 허상이 된다.
컴퓨터를 믿을 수 있을까?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자료는 안전할 줄 알았다. 그로나 5-6년전 바이러스 침입으로 인하여 귀중한 사진과 글과 손실됨으로 인하여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매일 글을 쓰고 있다. 2006년 이후 쓴 글은 7천개가 넘는다. 이 글을 컴퓨터에만 보관했다면 살아남지 않았을 것이다. 블로그에 올려 놓았기 때문에 살아 남았다.
글을 쓰면서 사진도 찍었다. 수많은 사진 중에 글과 관련 있는 것은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컴퓨터에 있던 사진은 모두 사라졌다. 바이러스로 인하여 글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글은 나의 생명이나 다름 없다. 오전 일과는 글쓰기로 보냈다. 이런 글이 사라진다는 것은 시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다행히도 블로그에 있는 글과 사진은 살아 있다.
랜섬바이러스 사건을 겪으면서 자료보관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났다. 블로그에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을 다운 받기로 했다. 그 결과 작년 것까지 남김없이 다운 받았다. 그리고 책으로 만들었다. 이제 안심이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진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만 있다면 불안하다. 인터넷에 보관 되어 있다면 그나마 안심이다. 가장 좋은 것은 출력해서 남겨 놓는 것이다.
어제 사진관에서 한시간 보냈다. 점심시간 한시간 동안 사진사는 놀라운 신공을 발휘해서 명품을 만들어 주었다. 큰 사이즈 네 장, 작은 사이즈 열네 장, 그리고 유리액자까지 합하여 88,000원 들었다. 작은 사진은 9월 금요니까야모임이 시작되면 나누어 줄 것이다.
사진사는 사진으로 먹고 살아 간다. 지역 사진관에 도움을 주고자 사진관에 사진을 맡겼다. 사진이 들어간 비용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사진을 만들 때 마음이 충만 되었다. 평소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액자 보낼 것을 생각하니 선업 짓는 것 같았다.
해야 할 일이면 지금 해야 한다. 이와 해야 할 일이라면 잘 해야 한다.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한시간만에 사진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보냈다.
택배는 세 군데 보냈다. 전재성 선생 집으로 하나 보냈고, 도현스님이 있는 남양주 정혜사로 하나 보냈고, 화성 남양읍에 사는 보경스님에게 하나 발송했다.
사진을 만드는 내내 마음은 충만 되었다. 지역에서 장사하며 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되었다. 무엇보다 전재성 선생, 도현스님, 보경스님에게 보낸 것에 큰 기쁨이 일어났다.
사진을 만듦으로 인하여 두 가지 일이 충족되었다. 하나는 낙수효과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보시에 대한 것이다. 일석이조가 된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일까?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맛집에서 먹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낄 것이다. 이는 감각적 행복이다. 감각을 즐기는 행복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감각적 행복을 즐긴다. 눈과 귀 등 오감으로 느끼는 행복을 말한다. 그런데 감각적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가? 거칠기 때문이다.
행복에는 거친 것도 있고 미세한 것도 있다. 거친행복은 감각에 대한 것으로 그다지 오래 가지 않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그것으로 끝이다. 반면에 미세한 행복은 꽤 오래간다.
미세한 행복은 잔잔한 행복과도 같다. 거친 행복이 감각적 행복이라면 미세한 정신적 행복이다. 봉사활동을 한 자가 봉사활동이 끝나고 귀가길에 느끼는 미세한 행복 같은 것이다.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귀가길에 느끼는 잔잔한 행복 같은 것이다. 보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화 버킷리스트가 있다. 말기암 걸린 자가 “당신은 일생을 살아 오면서 누군가를 감동케 한적이 있습니까?”라며 물어 본다. 나는 일생을 살면서 남을 감동하게 한 일이 있을까?
보시전용통장을 만든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큰 금액을 한곳이나 한단체나 한사람에게 ‘몰빵’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단체, 여러 사람에게 소액으로 나눔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다. 매일매일 경전을 보고 있다. 실천도 따라야 할 것이다. 보시통장을 만든 것은 삶 속에서 바라밀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액자를 만든 것도 보시의 범주에 들어간다. 보시전용통장에서 지출되었다.
오늘도 장문의 글을 썼다. 마치 자화자찬하는 것 같다. 어느 때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낙수효과에 대한 글을 썼다.
2024-07-2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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