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

담마다사 이병욱 2006. 9. 11. 10:56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

 

 

비온 뒤의 가을 하늘은 유난히 높으면서 깨끗하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 구름이 둥실 떠 다니고 하늘은 시계도 좋아서 먼 곳이 바로 가까이 있는듯 보인다.  거기다가 따스한 햇살은 청아한 가을 공기와 함께 따사로이 비추고 모든 것이 넉넉하고 너그러워 보인다.  사람들의 표정도 오랜만에 밝고 행복해 보인다. 한마디로 살맛 나는 날씨 이다.

 

사람의 마음도 날씨 만큼이나 변덕 스러운가 보다.  어떤 날은 분노와 절망에 몸 부림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리는 기분 좋은 날도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은 날 보다 흐리고 찌뿌린 날이 더 많듯이 사람의 마음도 즐겁고 행복한 때 보다 힘들고 어려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짧은 행복 긴 불행 이라 할까.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개고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여기서 말하는 고는 고통보다 불편함이라고 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음이 불편함은 주변의 환경 탓도 있겠지만 몸의 건강 상태와도 무관 하지 않을 듯 싶다.  우선 몸이 아프거나 불편 하면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하지 못함은 모든 불행의 시작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닐까.  내 몸이 힘들어서 남에게 짜증내고 그 짜증이 고스란히 나에게 되돌아 오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 된다면 건강하지 못함은 어찌보면 죄악 그 자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건강 하지 못 할 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기 절제가 이루어 지지 않았을 때 몸의 균형이 무너져서 건강 하지 못함도 하나의 이유 일 것이다.  불교에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3독이라 하여 매우 경계 하고 극복 해야 할 지상 과제로 생각 한다. 하지만 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탐진치를 극복 해서 살아 가는 사람들이 과연 몇퍼센트나 될까. 아마10프로도 안될 것이다. 

 

수계 법회때 5계를 받는다.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음주, 불망어 이다. 천수경에는 5경계와 더불어 탐, 진, 치 를 추가하여 십악이라 규정 하고 지킬 것을 강조 한다.  5계는 살아가면서 노력만 하면 지킬 수 있다. 하지만 탐진치 3독 만큼은 강제 규정은 아니고 도덕적 규정이기 때문에 실천 하기가 더 어렵다.  10악을 참회 하고 지킬 수 있는 정도라면 다음 생에 천상에 태어나는 자격을 갖추게 된 다고 한다. 다음 생에 인간의 몸 받기 도 어렵지만 천상에 태어나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10악을 물리치고 10선행을 닦은 사람들 만 간다는 천상의 세계는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을 느끼고 쳐다만 봐도 기쁨을 느끼는 아름다운 사람들만 사는 이상향인 것이다.

 

사람은 우선 건강 하고 볼 일이다.  적당한 노동과 소박한 음식의 섭취 그리고 편안한 인간관계가 건강한 삶의 조건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숙면이 아닐까 생각 한다.  현대인들은 갖가지 근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 이름모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힘겨운 하루 하루를 보낸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안된 상태에서 잠을 청하다 보면 불면에 시달리고 또 잠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좋을 리 없다. 이런 수면 문제를 겪고서 아침에 거울을 보면 본래 내모습이 아니다. 짐승의 얼굴로 보이기도 하고 악마의 형상을 띠기도 하고 영 딴 사람의 모습이다.  이런 날은 밖에 나가 사회생활을 해도 되는 일이 별로 없다.  내 몸이 귀찮으니 남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할 리 없고 또 그 결과는 내가 고스란히 되 받기 때문이다.  반면에 숙면을 취하고 난 후에 거울을 보자.  얼굴모습이 본래의 자기 얼굴이다. 상호가 안정되어 있고 자신감도 넘친다.

 

우리는 건강해져야 한다.  건강해야 본래의 내 얼굴을 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함은 불행이다.  건강하지 못 하였을 때 얼굴은 내 얼굴이 아니다.  전혀 다른사람의 형상이다.  우리는 내 얼굴을 찾고 항상 유지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건강은 절제된 생활과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그래서 10선행을 하고 육바라밀을 실천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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