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내마음 속의 그림자 2 – ‘쇼생크의 탈출’ 에 나오는 늙은 흑인죄수

담마다사 이병욱 2006. 10. 2. 11:32

내마음 속의 그림자 2 – ‘쇼생크의 탈출’ 에 나오는 늙은 흑인죄수

 

 

 

영화 ‘쇼생크의 탈출’을 보면 늙은 흙인 죄수가 나온다.  30년 동안 감옥에 갇혀서 생활한 착한 무기수 이다.  그가 매 10년 마다 가석방 하기 위하여 마련된 위원회에 참석하여 한 말이 있다.  그 위원회에서 그는 이미 과거에 젊은 시절에 저질렀던 범죄에 대하여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이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그 때의 그 젊은 어떤 놈이 한때의 분을 참지 못하여 살인을 했었다는 것이다.

 

그 늙은 흑인죄수는 근본적으로 마음씨가 착한 사람으로서 젊었을 때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해서 살인을 해 버린 것이다.  나중에 생각 하니 본래의 자기가 아니라 자기 내부에 있는 또 하나의 자기가 일을 내버린 것으로 영화는 묘사한다.  또 하나의 어떤 자기가 사고를 내었어도 죄를 저지른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그 죄값을 무기 징역이라는 가혹한 형벌을 받고 평생 감옥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난한 가정환경과 불운한 처지에 대하여 비관 하였으나 20년 가까이 수형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달관의 경지에 이른 늙고 착한 흑인 죄수의 독백을 보면 분명 사람들에게는 자기도 제어 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그림자가 있는지 모른다.  다만 평소에는 안보이지만 어떤 상황과 계기가 되면 나타나는 괴물 같은 존재라 할까. 이런 괴물과 같은 존재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는데 우리의 의식은 이들을 애써 외면 하려 한다.  그래서 이런 감추고 싶고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자기는 우리의 무의식의 영역에 숨어 있다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 발현 하여 자기의 존재를 과시 하기도 한다.

 

이런 때때로 통제 되지 않은 또는 의도 되지 않은 돌출 행동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우리가 우리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나와 무관하게 일어 나듯이 우리 마음 안에서도 무수한 생각이 내 의도와 무관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사실 알고 보면 내 안의 무의식이 순간 순간 의식하는 나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출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순간순간 생멸 하는 생각들에 끄달리다 보면 의식하고 있는 본래의 나와 한참 멀어진 경우가 많이 있다. 즉 바로지금여기의 삶이 아닌 것이다.

 

탐진치(貪嗔痴)라는 말이 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이다.  보통 범부들은 이런 탐진치에서 한치도 벗어나는 삶을 살아 갈 수 없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들을 삼독 이라 하지 않았는가. 이런 삼독이야 말로 내마음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공개하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자기 모습이 아닐까.  겉으로는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속으로는 이세상 모든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들 그리고 도덕 군자 처럼 고고 하게 살려고 노력 하지만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성을 내어버려서 모든 것을 그르치는 어리석음등.

 

과연 내마음 속의 깊은 곳에 감추어진 또 하나의 나들을 애써 무시 하면서 숨기면서 살아 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일까. 결국 내 마음속에 감추어져 무의식 상태에서만 튀어 나오는 또 하나의 나도 결국은 나인 것이다. 다만 이 또 하나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 존재를 인정 해야 한다. 융은 이런 과정이 진정한 자기를 찾아 가는 과정이라 했다.  이 은 선불교에서 말하는 본래의 나인 진여(眞如)를 본다 라는 말과 일맥 상통 하기도 한다.

 

진흙속의연꽃

 

 

1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