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현실이 지옥이면 내세를 생각 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6. 11. 22. 09:12

현실이 지옥이면 내세를 생각 한다

 

 

 

3대종교 발생지역을 보면 중동의 사막지역과 인도의 평원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기후와 역사적 배경을 보면 매우 가혹한 환경이라 볼 수 있다.  사막지역의 경우 정착 하지 못하고 늘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좋은 환경이라 볼 수 없다.  또 인도의 평원지역도 엄격한 신분제에 의해서 유지 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현실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이 종교는 현실이 견디기 어려운 즉 현실 자체가 지옥인 가혹한 환경 속에서 좀더 나은 내세를 꿈꾸며 발생 한 것 임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중국과 같이 농경사회로서 현실자체가 그리 큰 어려움이 없이 사는 시대에는 내세보다는 현세위주로 문화가 발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종교다운 종교가 없는 것이다. 그대신 유가와 같이 지극히 현실위주의 처세철학이라든가 통치이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의 불교의 전래는 후한에 서역의 승려들에 의하여 전달 되었다. 이때 무렵에는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로서 유교가 꽃피우고 있을 무렵이다.  현실이 만족스런 태평성대라면 굳이 내세를 기원하는 종교는 발생 하지 않는 것이다. 이윽고 후한 말기에 사회가 혼란 스러워지고 전국에서 민란이 발생하는가 하면 나라는 갈기 갈기 찧어져서 전란의 시기가 되었다. 이런 혼란의 연속이 위진남북조 시대까지 지속 된 것이다.

 

전쟁의 시대에는 사람의 목숨을 보장 할 수 없고 오직 힘있는 자만이 세상을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시대이다.  따라서 민중들은 수탈당하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야말로 내일을 보장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바로 현실이 지옥이 되어 버린 것이다.  즉 죽지 못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에는 현실이 곧 지옥이기 때문에 내세의 편안하고 안락한 생횔을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불교는 전 중국으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현실이 지옥 이더라도 죽어서 서방토의 불국토에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과  미륵보살이 하생하여 고통 받는 중생을 구원 한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 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란과 혼란의 시기에 불교는 민중들에게 희망 이었다. 

 

지금의 현실을 본다. 급속한 경제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풍요로워지고 문화적으로도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풍족한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현실이 곧 극락인 것이다. 이런 때는 굳이 내세를 바라는 종교에 귀의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불행이나 정신적인 공허함을 느꼈 때 종교를 찾 된다. 무언가 의지하고 구원을 바라는 인간의 나약함에서 오는 것도 있으리라.  특히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더 종교에 의지 하는 경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젊었을 때는 무엇이든지 자신감이 넘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굳이 종교에 의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늙어서 죽음이 가까이옴을  느낄 때 사람들은 종교를 찾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공허 하고 허무를 느낀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무언가 채워넣어 주기를 갈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배고픔과 전쟁의 두려움에서는 해방 되었지만 정신적인 배고픔 에서는 해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생활 하면서 죽느냐 사느냐의 극심한 경쟁과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갈등도 일종의 현실이 지옥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역시 이런때에도 사람들은 내세를 생각 하게 된다. 즉 인간은 현실이 지옥이면 필연적으로 내세를 생각 하게 되어 있다. 이것 만이 유일한 탈출구 이니까.

 

 

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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