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의 구도행각과 현대인
화엄경의 입법계품(入法界品)은 선재동자의 구도여행에 관한 내용이다. 선재라는 청년이 법을 배우기 위하여 52명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나서는데 그 선지식인 중에는 보살도 있고 장자, 거사, 뱃사공, 청신녀, 여인등 등장 인물이 매우 다양하다.
선지식은 요샛 말로 하면 스승이라 하겠다. 그런 선지식을 찾아가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그러면 선지식은 물어본 것 이상의 대답을 하고 가르쳐 준다. 마치 방망이를 치면 열개 또는 스무개의 물건이 튀어 나오듯이 선지식의 가르침의 내용은 한량없이 나오는 듯 하다. 그리고서 떠날 때는 선지식의 몸주변을 오른쪽으로 일곱바퀴를 돌거나 또는 무수히 돌아서 예의를 표한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사람의 몸주위를 도는 것은 최상의 예의가 아니었나 생각 된다.
이와 같이 선지식을 만나서 법을 듣고 헤어진 후에는 반드시 다음 차례의 선지식을 소개 받는다. 즉 남쪽 어디에 가면 누가 있는데 그 분을 만나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52명의 선지식을 만나서 들은 내용을 기록한 것이 입법계품이다.
그 입법계품에서 만나는 선지식은 우리가 관념적으로만 생각하고 애타게 불러 왔던 문수보살, 보현보살, 미륵보살, 관세음보살도 있다. 독자들은 선재동자를 통하여 이런 보살님들을 간접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 않나 생각 된다.
이런 선재동자의 구도행각이 그대로 현대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즉 영업하는 사람이라면 사람을 찾아 가서 제품을 소개하고 또 정보를 듣고 하여 비즈니스로 연결 하려 할 것이다. 만일 조건이 맞지 않는 다면 다른 고객을 소개 받아 찾아 가면 되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선재동자의 구도 행각과 유사 하지 않은가.
그래서 경전에서와 같이 선재동자의 구도의 열정으로 삶에 임한다면 못할게 없다고 생각 한다. 선재동자가 진리를 구하기 위하여 그 먼 남방지방을 순례 하면서 물어물어 선지식을 방문해서 가르침을 배우고 떠날때는 몸주위를 무수히 도는 최상의 경의를 표 하는 그 자세 말이다. 이런 자세야 말로 현대인의 나약하고 용기 없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교훈이 아닐까 생각 한다.
2007-01-0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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