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멀쩡한 산 하나를 날려 버리는 판교개발현장

담마다사 이병욱 2007. 1. 22. 11:22

멀쩡한 산 하나를 날려 버리는 판교개발현장

 

 

 

판교가 개발되고 있다.  분양도 다 끝나고 이제 땅을 헤집고 집 지을 일 만 남은 것이다. 개발 현장에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높다란 팬스가 끝없이 쳐져 있다.  그 넓고 넓은 지역을 펜스 치다니 새삼 자본의 위력에 감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끔 팬스가 열려 있는 곳을 들여다 보면 덤프트럭이 분주히 오가고 산 하나가 통째로 밀어 지는 광경을 목격 할 수 있다. 거대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건설의 역사이다.  아마 울산의 현대조선소나 포항제철도 처음 건설 되었을 때도 이와 같은 광경이었으리라.  단지 산업현장이 아니라 최고급 주거단지를 만든다는 것이 다를 뿐.

 

신도시를 흔히들 로또라 불리운다.  한번 당첨되면 로또 맞은 것과 똑 같은 막대한 이익을 붙여 주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으리라.  어디 아파트 당첨만 로또 이겠는가. 아파트를 건설하는 건설사들도 로또 잡기는 매 한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신도시를 건설하는 건설회사나 당첨자나 모두 로또를 잡았다고들 말한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빚어낸 한판의 도박판이 바로 신도시 건설인 것이다.  거기에는 약삭빠른 중개업자들 그리고 사전에 건설정보를 빼어내고 미리 찍어둔 투기업자들 드리고 언론과 방송에서 부추긴 투기심리들이 혼합되어 오늘도 힘차게 산 하나를 깔아 뭉게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돈잔치로 건설된 멋지고 쾌적한 신도시를 보게 될 것이다. 그 곳에는 온갖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진 공간으로서 선택 받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유토피아에서 유유자적하게 노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자리를 선점한 거대하고 번쩍이는 교회도 건설 될 것이고.

 

예로부터 가르침은 요행을 바라거나 수고 없이 벌어드린 돈을 경계 한다.  즉 뿌린 만큼 거두어 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에서 말하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와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다.  판교개발현장을 보면 성장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얼마나 우리의 정신을 황폐화 시키고 멀쩡한 산 하나를 날려 버리는 환경파괴의 주범인가를 알 수 있다.

 

2007-01-2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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