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얼큰한 라면국물의 유혹과 사찰음식

담마다사 이병욱 2007. 3. 27. 09:43

얼큰한 라면국물의 유혹과 사찰음식

 

 

매일 밥만 먹다 보면 얼큰한 라면국물의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라면은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싸고 조리법도 간단해서 간식용으로 또는 한끼 식사 대용으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 또 국물 맛도 얼큰해서 한번 맛들이면 다시 찾는 담배나 커피 같은 기호식품이 되어 버렸다. 일종의 중독식품의 범주에 들어 가는 것이다.

 

라면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이다.  재료를 가공해서 기름에 튀기고 부패 방지를 위해서 갖은 첨가제를 섞어서 대기업에서 대량으로 생산 한다. 조리법은 너무 간단해서 끊는 물에 넣기만 하면 OK이다.  라면 조리법이 쉬운 만큼 먹는 의미도 크게 두지 않는다. 쉽게 허기를 채우고 때우는 일회성 식품으로서 밖에 큰 의미가 없다.  먹을 때는 얼큰한 국물 맛에 먹지만 먹고 나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라는 느낌이다.

 

시중에는 라면과 같이 가공식품으로 넘쳐 난다. 햄버거, 피자, 도너츠 등이 대표적인 가공식품의 범주에 들어 갈 것이다.  이모든 것이 서양, 특히 미국에서 들여온 브랜드 이고 막대한 로열티 까지 지불 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을 중독시키고 있다. 이들 가공식품의 특징은 너무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너무나 쉽게 한끼를 때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가공 식품을 먹고 나면 한끼 식사를 행하는 엄숙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불교에서는 한끼 식사를 하는 것을 공양(供養) 한다고 한다. 공양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두가지 이다. 하나는 부처님에게 와구, 탕약, 의복(衣服)을 바치는 사사 공양(供養)과 공경(恭敬), 찬탄(讚歎), 예배(禮拜) 등을 바치는 정신(精神) 공양(供養)이고 또 하나는 어른에게 음식(飮食)을 드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와 같은 사전적 의미의 공양 외에도 자신이 음식을 먹는 것도 공양이라고한다. 왜냐 하면 음식을 먹는 행위자체가 거룩한고 숭고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내 몸이라는 것은 우주에 흩어져 있는 4대와 5온의 화합의 산물이다. 그래서 바로 이 몸이 우주이고 부처님 몸의 다름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한끼의 식사는 간편한 인스턴트로 때우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의 의식으로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쌀이 만들어 지기 까지 농부의 피와 땀을 떠 올릴 수 있고 김치 한 조각이 나오기 까지 하늘과 땅의 조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다 보면 갖가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가지가지 첨가제가 들어가고 더구나 아무 생각 없이 맛에 탐닉하는 먹는 행위가 더 질병을 유발 할 것임에 틀림 없다. 반면에 자연에서 채집된 나물이나 채소류는 우리 몸을 정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사찰에서 먹는 음식은 청정 그 자체 이다. 개발과 성장시대의 산물인 인스턴트 식품에서 이제는 사찰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차로 증가 하고 있다.  왜냐 하면 우리의 몸도 하나의 공양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200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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