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봄의 대향연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들로 좇아 가고파

담마다사 이병욱 2007. 4. 6. 15:26

 

봄의 대향연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들로 좇아 가고파

 

 

봄이다. 정말 봄이 왔다.  황사와 더불어 찾아온 추위도 따스하고 강렬한 햇볕 한방에 날아가 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꽃 잔치뿐.  제일 동작이 빠른 개나리가 스타트를 끊었고 그 뒤를 이어 진달래, 목련 순으로 가더니 오늘은 벗꽃이 활짝 피어 버렷다.  아직 봄을 맞을 준비도 안되었는데 꽃들은 그새를 못 참아 개화해 버린 것이다.

 

지난해 가을 낙엽이 지자 나무는 기나긴 동면을 예상 하였다.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급기야 영하로 까지 가게 되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찬바람만 불고 누구도 쳐다보지 않은 춥고 외롭고 쓸쓸한 겨울이 온 것이다. 그러나 기나긴 밤도 어슴프레 새벽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차츰차츰 기온은 상승 하여 그토록 기다리던 새 생명을 싹 틔운 것이다.

 

오늘같이 따사롭고 울긋불긋 꽃피고 새싹이 돋아 나는 계절은 꿈의 계절임에 틀림없다. 특히나 나이 드신 어른들은 얼마나 이날을 기다려 왔던가.  앞으로 꽃 잔치 봄 잔치는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이제 잔치가 시작 되었을 뿐이다. 가진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젊은이나 늙은이나 생명의 기지개를 이제 하나씩 둘씩 켜면서 봄을 만끽 할 것이다.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덥지도 않은 봄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환희이다. 비록 가진 것은 하나도 없고 잘 나지도 않았지만 봄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 하다. 특히나 살아 있는 자에게는 축복이다. 더구나 노인들은 인고의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새 생명의 향연을 보는 것이 감개 무량할 것이다.

 

이 봄의 대향연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들로 좇아 다닌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이런 날 꽉 막힌 사무실에나 앉아 있다면 너무나 억울한 생각이 든다. 따스한 봄바람 싱그러운 꽃 내음을 즐기며 산이나 들에 있어야 제격일 듯 싶다. 더도 말고 이번 주말은 무조건 배낭 메고 떠나는 거다. 봄 잔치 꽃 잔치에 참여 하고 싶어서.

 

2007-04-06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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