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무수한 생각 그리고 번뇌와 망상

담마다사 이병욱 2007. 6. 9. 07:41
 


순간순간 치고 들어오는 무수한 생각 그리고 번뇌와 망상


 


이른 아침에 찬란한 태양이 떠오른다.  오늘도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의 연속이지만 무언가는 변해 가고 있음에 틀림 없다.  식물은 조금씩 자라서 어느 순간에 보면 놀라우리 만치 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아이들도 시간이 오래 지나서 보면 쑥 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끊임 없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언제나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심지어 생각까지 변할 정도이니까.


변화중에 가장 극성스럽게 요동치는 것이 마음일 것이다. 순간순간 생멸하는 무수한 생각들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치고 들어와 이곳 저곳으로 끌고 다닌다. 어떤사람은 1초에 마음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이 72번이라고 라디오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조금만 방심해도 그 번뇌는 우리의 마음을 점령해 버린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아도 그 것을 빌미로 과거에 저장되었던 영상이 재생되면서 새로운 영상물을 만들어 낸다. 우리 마음속에는 생각으로 요동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에서 일렁이는 생각은 현실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 하다. 물론 생각을 현실화 시킨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대부분 생각중에서 생겨나서 이야기를 진행하다 이내 곧 사라지고 새로운 생각이 순간 떠오르곤 한다. 우리가 바라보고 듣고 냄새 맡고 혀로 느끼고 몸으로 접촉함에 따라 자동적으로 달려오는 무수한 생각들에 빠지는 것이 가장 강력한 것이다. 소위 경계에 직면 했을때 그에 대한 반응 자체도 격렬한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번뇌라고도 말 할 수 있다. 아직 오지 않은 상황에 대하여 미리 걱정하고 지나간 과거에 대하여 회한과 후회가 온통 우리의 마음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현실은 아예 없는 셈이 된다. 과거와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존재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찰나찰나 변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는것이다. 만일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않고 있다면 역으로 깨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깨어 있다면 생각과 번뇌의 노예가 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 한다면 생각과 번뇌와 이어지는 망상이 끼여 들 여지가 없을 것이다. 어떤 대상을 보았을때 봄과 동시에 생각을 진행하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이 그 세계에 순간적으로 푹 빠지는 현상은 너무 자주 경험하는 현상이다. 무언가 대상을 보고 듣고 느꼈을때 단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그친다면 그 생각의 바다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즉 있는 그대로 보고 듣게 된다면 깨어있는 삶에 근접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즉 깨어있는 삶이 아닐까.


200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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